국민의힘 안철수(왼쪽), 조경태 당대표 후보가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에서 진행된 '당대표 후보자 TV토론회' 참석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국민의힘 당대표를 뽑는 전당대회 본투표를 하루 앞두고 안철수 후보가 같은 찬탄(탄핵 찬성)파인 조경태 후보의 단일화 제안을 거듭 거부했다.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자동 결선이 진행되는 자당 전당대회 규칙 상 굳이 '인위적 단일화'를 단행할 필요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자력으로 결선 진출이 가능하다는 자신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안 후보는 19일 연합뉴스TV와의 인터뷰에서 '당원투표가 80% 반영되는 만큼 찬탄파 후보들이 불리하다는 관측이 나온다'며 조 후보와의 단일화 입장을 묻는 질문에 "당대표 후보는 결선 투표가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결선투표가 있는 상태에서 단일화 등의 얘기는 사실 나오는 것이 굉장히 드문 일"이라며 "어쩌면, 저는 거의 처음 들어본다"고 부연했다. 에둘러 재차 선을 그은 것이다.
안 후보는 "'당원 80%·국민 20%'니까 당원과 국민들께서 현명하게 판단을 내리셔서,
만약 이 후보 말이 맞다고 생각하면 그 후보에게 표로서 (자연스럽게) 단일화를 만들어주실 거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안 후보에게 '혁신후보 단일화'를 먼저 요청한
조 후보도 크게 목을 매지는 않는 모양새다.
조 후보는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 혁신을 위한 후보 단일화 제안은 반드시 당의 혁신을 통해 당을 살리겠다는 각오와 결의였다"며 "하지만 안 후보께서는 국민과 당원들의 절실한 단일화 요구를 수용하지 않으셨다"고 말했다. 안 후보가 응할 경우, 모든 단일화 방식과 절차를 안 후보에게 일임하겠다고 밝혔던 점도 거론했다.
조 후보는 "후보 단일화를 위해 정치적 부담과 위험을 감수하고 혁신후보 단일화를 촉구한 혁신지도자와 이를 스스로 실천한 청년 지도자들의 깊은 뜻과 열망을 생각하면 안타까움이 앞선다"면서도
"이젠 국민 여러분과 당원 동지 여러분이 혁신 단일후보를 (투표로) 결정해 달라"고 호소했다.
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난 조 후보는 안 후보 측과 물밑 접촉이 있었는지에 대해 "비겁하게 물밑에서 (협상) 안 한다. 공식적으로 여러 차례 말씀드렸다"고 일축했다. 또 "여론조사상으로 보면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에선 제가 1등"이라며
"어제까지 단일화가 되지 않은 부분에 대한 실망과 함께, 저에 대한 응원 메시지도 많이 오고 있다. (투표) 결과에 대해 상당히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후, 당대표 후보들을 상대로 마지막 방송토론을 실시한 뒤 이달 20일부터 21일까지 이틀에 걸쳐 선거인단(당원) 투표와 일반 국민 여론조사를 진행한다. 투표 결과는 22일 충북 청주 오스코에서 열리는 전당대회 본 행사에서 공개된다.
당일 50% 이상을 득표하는 후보가 나오지 않으면, 1·2위 후보 2명이 결선을 치른다. 이 경우 23일 방송토론을 하고 24일 투표에 들어간다. 이후 26일 최종 당 대표를 발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