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에서 열린 국정기획위원회 해단식에서 이한주 위원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국정기획위원회 제공국정기획위원회가 개헌을 1호로 하는 국정과제를 발표하고 두 달간 활동의 마침표를 찍었다. 다만 가장 주목됐던 정부 조직개편안은 끝내 발표하지 못한 채로 해산하며 한계를 노출했다는 지적이다.
"5년 동안 설계도 만들어"…조직개편은 생략
국정기획위 이한주 위원장은 14일 해단식에서 "우리는 5년 동안의 설계도를 만들었다"며 "5년 동안의 설계도를 가지고 집을 짓다 보면 조금씩 틀리기도 하고 어긋나기도 한다. 그러나 그 골격은 그대로 유지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정 운영계획은 각각 어디에선가 유지되고, 관리되고, 그대로 시행될 것이다. 조금 변형될 수는 있어도 그 방향 그대로 나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전날 이 대통령과 함께 진행된 대국민 보고대회에서는 정부 조직개편안이 공개되지 않아 '반쪽'에 그쳤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정기획위는 출범 초기부터 국정과제 도출과 조직개편안 마련을 두 축으로 강조해왔다. 출범 첫 날인 지난달 16일 조승래 대변인은 "그간 비효율적 관행을 바로잡고 정부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최우선으로 조직개편에 집중하겠다"며 "국정운영이 본격 궤도에 오르기 전에 정부조직체계를 안정적으로 구축해 1기 내각 구성과 동시에 핵심과제를 신속히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미 최종안은 보고돼…개편 불투명해지나
연설하는 이재명 대통령. 연합뉴스이에 국정기획위는 이미 지난달과 이달 초 이 대통령의 공약을 바탕으로 기획재정부의 분리와 금융위원회 폐지 등을 내용으로 하는 조직개편안을 대통령실에 보고했다.
구체적으로 △기획재정부를 재정경제부(세제·정책·금융·국고)와 기획예산처(예산·재정)로 분리하는 방안과 △금융위원회를 해체해 국내 금융정책 기능을 재정경제부로 이관하고 감독 기능은 금융감독원과 통합해 '금융감독위원회'를 부활시키는 방안이 보고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환경부가 산업부의 에너지실을 흡수해 가칭 '기후환경에너지부'로 개편하는 방안도 최종 보고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대통령실에서 최종안을 결정내리지 못하고 국민 보고대회에 조직개편안이 빠지면서 국정기획위 내부에서도 아쉬움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 국정위 관계자는 "일부 쟁점이 있었던 건 맞지만 정부조직 개편과 관련한 충분한 논의가 된 것으로 안다"며 "고생을 했는데 왜 발표를 안 했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전날 개편이 예상됐던 금융당국에 새로운 수장이 임명되면서 혼란은 커지고 있다. 해체를 앞둔 조직에 새 수장을 임명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에서 금융당국 조직개편이 불투명해졌다는 전망도 나온다.
여권에서는 조직 개편에 대한 부처간 이견이 컸고 한미 관세협상과 정상회담 등 굵직한 일정에 논의가 지지부진해졌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온다.
다만 조 대변인은 이날 SBS라디오에서 "국정기획위가 정리해서 보낸 개편안을 대통령실이 최종 검토를 하고 있다"며 "어느 정도 정리가 되면 당정협의를 거쳐 국회에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