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솔로몬 골드만삭스 최고경영자(CEO). 연합뉴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세의 부정적 경제 효과를 지적한 골드만삭스 이코노미스트를 교체하라고 압박했지만, 해당 투자은행은 "관세가 미국 소비자들의 지갑에 타격을 주기 시작할 것"이라며 기존 분석이 유효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골드만삭스 미국 경제 수석 이코노미스트 데이비드 메리클은 13일(현지시간) CNBC 인터뷰에서 "최근 부과된 관세가 2월의 초기 조치와 비슷하게 작용한다면, 올 가을에는 소비자들이 비용 상승분의 약 3분의 2를 부담하게 될 것"이라며 "우리는 기존 분석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앞서 골드만삭스의 엘시 펭 이코노미스트는 보고서를 통해 미국 소비자가 현재 관세 비용의 22%를 부담하고 있으나, 앞으로 이 비중이 67%까지 높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지금까지는 기업이 주로 부담을 흡수했지만, 향후에는 소비자에게 전가될 가능성이 크다는 내용이다.
연합뉴스이 같은 분석에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 반발했다. 그는 전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서 데이비드 솔로몬 골드만삭스 최고경영자(CEO)를 향해 "새 이코노미스트를 고용하든지, 아니면 DJ 활동에 전념하고 금융기관 경영은 다른 사람에게 맡기라"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관세는 인플레이션이나 다른 문제를 유발하지 않았고, 오히려 막대한 관세 수입이 재무부로 들어오고 있다"며 "대부분의 경우 비용은 소비자가 아니라 기업·정부·외국이 부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월가에서는 관세로 인한 물가 상승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여전히 주류를 이룬다. 마이클 페롤리 JP모간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관세는 미국 국내총생산(GDP)을 최대 1% 감소시키고, 인플레이션을 1~1.5%포인트 높일 수 있다"며 "이번 관세 인상 규모는 전후 미국 역사상 최대 수준으로, 소비자 물가에 미칠 영향은 상당히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브라이언 로즈 UBS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관세가 소매가에 반영되기 시작하면서 근원 인플레이션 하락세가 멈췄다"며 "기업들이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하면서 인플레이션이 점진적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