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오는 15일 알래스카에서 예정된 미·러 정상회담과 관련해 "나와 푸틴의 만남에 매우 불공정한 언론이 작동하고 있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자신의 SNS에 올린 글에서 "일부 언론이 '가짜뉴스'를 만들어내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특히 "이번 회담이 미국에서 열리는데도 존 볼턴(트럼프 1기 국가안보보좌관 역임)이 '푸틴이 이미 이겼다'고 발언하고 일부 언론에서 해고된 얼간이말을 끊임없이 인용한며"며 "우리는 모든 영역에서 승리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가짜뉴스'들은 내가 러시아와의 합의로 모스크바와 레닌그라드를 공짜로 얻는다 해도 내가 나쁜 합의를 했다고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볼턴 전 보좌관은 언론 인터뷰에서 "트럼프는 미국의 제재와 전쟁 범죄 혐의로 국제형사재판소로부터 체포영장이 발부된 푸틴을 미국 영토내로 초대함으로써 푸틴에게 큰 선물을 줬고, 국제적 고립에서 푸틴을 해방시켰다"고 주장했다.
볼턴은 또한 "트럼프는 푸틴과 잘 지내고 싶어하고 친구 사이라고 생각하지만 트럼프는 푸틴을 충분히 알지 못한다"며 "푸틴은 정말 냉혈한이고, 자신이 트럼프와 친구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고도 했다.
실제 일부 미국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휴전 압박을 피하기 위한 푸틴 대통령의 '지연작전'에 말려들거나, 러시아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휴전안을 수용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회담 장소인 알래스카를 놓고도 여러 해석이 나온다.
그중 하나는 알래스카는 19세기 러시아가 미국에 매각한 땅으로 현재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영토 일부를 군사 점령한 것과는 차원이 다르지만, 국경이 고정불변한 게 아니고 언제든 '거래'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상기시킨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백악관도 알래스카 미·러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치를 낮추려고 애쓰는 모습이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이번 정상회담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경청 연습'의 시간이 될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목표는 우리가 어떻게 이 전쟁을 끝낼 수 있을지에 대한, 더 나은 이해를 얻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유엔을 통하지 않고 미국을 방문하는 것은 지난 2007년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2007년 아들 부시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을 메인주의 가족 별장으로 초대한 적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