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1기에서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존 볼턴은 10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 성과를 평가절하하며 "그는 그 어떤 것보다 노벨 평화상을 원한다"고 비꼬았다.
볼턴 전 보좌관은 이날 미국 ABC방송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이 여러 분쟁을 중재하며 외교적 성공을 거둔 것 아니냐는 질문을 받자 "상황을 중대하게 바꿨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이 같이 말했다.
지난 8일 백악관에서 이뤄진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의 평화선언에 대해서도 그는 "진짜 문제는 지난 몇 년간 러시아가 (갈등의 핵심이었던) 아제르바이잔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을 장악하게 허용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달 있었던 태국과 캄보디아 간 중재에 대해서는 "그(트럼프 대통령)는 단순히 합의에 서명하지 않으면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했다"고 말했다.
악수하는 아제르바이잔·미국·아르메니아 정상. 연합뉴스지난 5월 인도와 파키스탄이 무력 충돌 후 휴전하는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일정한 역할을 했다는 평가에 대해서도 "인도 정부뿐 아니라 인도 전체가 트럼프가 공을 차지하려 한 것에 대해 분노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평소 노벨평화상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이를 의식한 각국 지도자들이 그를 후보로 추천하는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가장 최근에는 아르메니아의 니콜 파시냔 총리와 아제르바이잔의 일함 알리예프 대통령이 백악관 평화선언 직후 그를 추천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에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노벨위원회에 보낸 추천 서한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접 전달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슈퍼 매파'로 불리며 트럼프 행정부 시절 대북 정책 등을 둘러싸고 대통령과 갈등을 빚다가 경질됐고, 이후 대표적인 반(反)트럼프 인사로 활동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