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한국사 강사 전한길 씨. 연합뉴스국민의힘 당대표 선출을 위한
첫 합동연설회가 열린 대구에서 고성을 지르며 난동을 부린 전한길 씨에 대해 국민의힘이 중앙윤리위원회 차원의 징계 절차에 착수했다.
국민의힘의 뒷북 대응을 두고도 비판이 거셀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전씨가 입당 후 계속해 극우 발언을 내뱉고 대구에서 열린 전당대회 첫 합동연설회에서 자신과 뜻이 맞지 않는 후보들을 향해
고성을 지르고 위협했음에도 별다른 제지 없이 방치했다.국민의힘은 9일 오전 비상대책위원회 회의를 열고 그동안 서울시당 윤리의원회에서 진행하던 전씨의 징계를 중앙윤리위원회에서 진행하기로 결정했다.국민의힘은 "8일 개최된 대구·경북 합동연설회를 방해한 전씨의 행위에 대해 대구시당과 경북도당에서 행사 및 업무 방해에 대한 중앙당 차원의 엄중 조치 요청이 있었다"며 "중앙윤리위원회에서 징계절차를 개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전 한국사 강사 전한길 씨. 연합뉴스앞서 전씨는 전날 대구에서 열린 이번 전당대회 첫 합동연설회에서 난동을 부려 당원들 간의 충돌을 일으켰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불법 비상계엄을 옹호하고 부정선거 음모론을 주장하는
전씨는 전날 연설회에서 탄핵에 찬성했던 이른바 '찬탄' 후보들이 연설에 나서자 "배신자"를 외쳤다. 더 나아가 손을 위아래로 흔들며 지지자들의 호응을 유도하는 등 선동에 나섰다.결국 이는 당원들 간의 몸싸움과 욕설, 고성으로 번졌다.
특히 이번 전당대회 내내 대대적인 당 혁신과 인적 쇄신을 주장하고 있는 김근식 최고위원 후보는 전씨의 방해로 연설이 중단되기도 했다. 전씨의 선동으로 장내에 "배신자"가 울려 퍼지면서 연설이 멈춘 것이다.
김 후보는 배신자를 외치는 당원들을 잠시 바라보더니 이후 다시 연설을 시작했다. 김 후보는 "저에게 한 당원이 말했다. 망치로 머리를 때리는 말이었다. 무슨 말인지 아는가"라며 "보수의 심장 대구가 아니라, 심장병에 걸린 대구라고 이야기했다. 정신차려라"라고 일갈했다. 장내에는 다시 고성과 욕설이 쏟아졌다.
보수의 텃밭이라 불리는 대구에서 열린 첫 합동연설회가 전씨의 난동으로 난장판이 됐지만, 당은 전날 현장에서 별다른 제지 등 조치에 나서지 않았다.
특히 불법 비상계엄을 옹호하는 '윤 어게인' 현수막까지 등장했지만, 국민의힘은 이 또한 따로 제지하지 않았다.
(왼쪽부터)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장동혁·조경태·김문수·안철수 후보. 연합뉴스이번 전당대회에 나선 주자들도 일제히 전씨와 당 인사들에 대한 비판에 나섰다.
안철수 당대표 후보는 "어제 전한길은 우리 당을 접수하러 온 것처럼 기고만장하게 후보 대기실 앞까지 장악하며 인터뷰하고, 기자 비표까지 수령해 전당대회장을 아수라장으로 만들었다"며 "송언석 비대위원장과 선관위는 어제 벌어진 전한길 논란에 대해 당무감사를 실시하고 전 씨를 제명시켜야 한다"고 비판했다.
김근식 후보도 "버릇없고 품격없는 전한길 류의 윤어게인 세력에 겁먹지 말라"며 "전당대회 표 얻겠다고 진짜 보수를 망치고 있는 그들에게 아부하지 말라. 당원들이 국민들이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