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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강장로교회 조용준 목사, 한 권의 책에 담긴 믿음의 발자취 100년사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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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부강장로교회 조용준 목사, 한 권의 책에 담긴 믿음의 발자취 100년사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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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핵심요약

    ■ 방송 : 충북CBS 라디오 청주 FM 91.5MHz, 충주 FM 99.3MHz (13:05~13:35)
    ■ 제작 및 진행 : 최영실 아나운서
    ■ 출연진 : 조용준 부강장로교회 목사

    [충북CBS만나]
    부강장로 교회 100년사를 말하다
    교회 종소리 따라 피어난 복음의 마을
    돌아보면 은혜, 걸어갈 길도 소망
    충북대 전순동 명예교수 4년여에 걸친 집필

    부강장로교회 전경. 자료사진부강장로교회 전경. 자료사진
    - 조용준 목사, "맨발로 자갈밭을 걸어도 하나님이 지켜주셨습니다"

    ◇ 진행자:'역사를 후세가 기록한다'는 것은 마치 빛이 바래고, 부서지고, 조각난 오래된 도자기를 복원하는 일과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때 찬란했던 예술작품의 파편들 속에서, 사라진 색과 형태를 상상하며 본래의 아름다움과 의미를 되살리는 조심스러운 사역이죠.

    오늘 만나에서는 대한예수교장로회 부강장로교회의 조용준 목사님을 초대했습니다. 1921년에 창립된 부강장로교회는, 2021년 100주년을 맞아 그동안의 역사를 한 권의 책으로 펴냈습니다. 한국 현대사와 교회사 속에서 수많은 격동을 지나온 한 교회의 이야기—마치 오래된 예술작품을 복원하듯, 흩어진 자료와 숨은 비화를 모아 엮은 책입니다.  목사님, 안녕하세요? 청취자분들께 인사말씀 부탁드립니다.

    ◆ 조용준:네, 반갑습니다. 저는 부강장로교회 조용준 목사입니다. 부강장로교회에 부임한 지 7년이 되었고요. 이곳에 오기 전에는 청천면에 있는 삼송교회에서 14년간 사역했습니다.

    ◇ 진행자:네, 부강장로교회가 올해로 104주년을 맞이했죠. 교회 소개를 좀 해주시겠어요?

    ◆ 조용준:예, 저희 부강장로교회는 세종시 부강면에 위치해 있습니다. 교단은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교단 소속이고요. 노회는 충북노회입니다. 현재 행정구역은 세종시이지만, 이전 행정구역 개편 전에는 충북에 속해 있었기 때문에 노회는 충북노회 소속으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올해로 설립 104주년을 맞았고요. 부강 지역에서는 가장 오래된 교회 중 하나입니다. 일제강점기에는 야학이나 부강고등국민학교, 성경구락부 등 지역사회를 섬기는 다양한 사역을 감당해왔습니다. 특히 감사한 일은 저희 교회가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교단에서 선정한 한국 기독교 역사 사적지 37호로 지정됐다는 점입니다.
    그 배경에는 과거 교단 분리 시, 충북 지역에서 유일하게 저희 교회가 합동 교단을 선택했던 점이 있습니다. 이 신앙의 결단과 역사를 인정받아 교단 차원에서 사적지로 지정되는 큰 영광을 누리게 되었습니다.

    부강장로교회 100년사 발간 기념예배조용준 목사가 100년사 발간 기념예배를 드리고 있다. 부강장로교회 제공
    ◇ 진행자:목사님은 부강장로교회에 부임하신 후, 지난 7년 동안 100년사를 아주 멋지게 편찬하셨잖아요. 어떤 시간이었나요?

    ◆ 조용준:예, 참으로 감사한 시간들이었습니다. 저희 교회로서는 과분할 정도로 귀한 100년사가 나왔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사역하는 동안 교회를 리모델링하는 일도 있었고요. 100주년 감사예배도 드렸습니다. 그런데 그 감사예배를 드릴 즈음 코로나 팬데믹이 겹쳐서 준비하는 데 많은 어려움도 있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하나님 은혜로 귀한 분들의 도움을 받아 100년사를 잘 펴낼 수 있었습니다.

    특히 충북대학교 전순동 명예교수님께서 집필을 맡아주셔서 교회의 역사를 객관적이면서도 따뜻하게 잘 담아주셨습니다. 저는 자료를 수집하고 정리하며 감격스러운 순간들이 참 많았습니다. 잊혀진 이야기를 찾아내고, 이름 없이 헌신하신 분들을 다시 기록에 남길 수 있어 감사했죠.

    ◇ 진행자: 조금 늦었지만 결국 드리게 되셨군요. 그 당시, 100년사를 준비하고 계셨다고요?

    ◆ 조용준 목사:네, 그렇습니다. 그 시점에 100년사를 준비하고 있었는데 '기왕이면 100주년 기념행사도 함께 담자'는 생각이 들어서 발간 시점을 조금 늦췄습니다. 그런데 그러다 보니까 사적지로 지정될 수 있다는 소식도 들려왔어요. '아, 그렇다면 백년사에 사적지 지정 내용까지 함께 담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생겨서 백년사 발간을 또 한 번 미루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조금 늦어지긴 했지만, 오히려 그 기간 동안 유실됐던 자료들을 발굴할 수 있었고, 역사적인 내용도 더욱 풍성하게 담을 수 있었어요. 지금 돌아보면 모든 것이 하나님의 섭리였다고 생각합니다.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합니다.

    ◇ 진행자:합동 교단뿐 아니라 한국교회 전체의 소중한 역사적 자산이 아닐까 싶습니다. 부강장로교회가 1921년에 세워졌으니까 벌써 104년의 시간이 흘렀잖아요. 한 집안도, 한 나라도, 인류 역사도 시간 속에는 감추고 싶은 순간들이 있기 마련이죠. 부강장로교회의 백년사에도 그런 쉽지 않은 이야기들, 아픔과 상처들이 담겨 있다고 들었습니다. 정말 그런가요?

    ◆ 조용준 목사:예, 그렇습니다. 교회에 아름답고 자랑스러운 이야기만 있었다면 참 좋았겠죠.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서로가 상처를 주고받았던 일들, 공동체 안의 아픈 기억들도 분명히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그런 부분을 외면하거나 감추기보다, 오히려 하나님 앞에서 다시 은혜를 구하는 기회로 삼자는 마음으로 백년사를 집필했습니다. 성경에도 보면 다윗처럼 위대한 인물들의 부끄러운 모습조차 솔직하게 기록되어 있잖아요.

    그런 정신으로 우리 교회의 부끄러운 역사도 정직하게 담고자 노력했습니다. 집필을 맡으신 전순동 장로님, 충북대학교 명예교수님이신데요. 이 작업을 위해 정말 많은 수고를 하셨어요. 역사 자료를 발굴하고 정리하는 데 열정을 쏟으셨고, 그 덕분에 정말 의미 있는 백년사가 나올 수 있었습니다.

    100주년 기념예배후 부강장로교회 성도들. 부강장로교회 제공100주년 기념예배후 부강장로교회 성도들. 부강장로교회 제공
    ◇ 진행자:네, 그렇게 교회의 흔적을 돌아보고 성찰하면서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또 다음 세대에게도 중요한 메시지를 전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자리에서 부강장로교회 104년의 역사를 간략하게 정리해 주실 수 있을까요? 책이 워낙 두껍고 방대한 내용이라 쉽게 요약하기는 어렵겠지만, 목사님께서 핵심만 좀 짚어주신다면요?

    ◆ 조용준 목사:예, 저희 교회에는 참 과분할 정도로 훌륭한 백년사가 만들어졌다고 생각합니다. 집필을 맡아주신 전순동 장로님께서 교회의 역사를 총 5기로 나누어 정리해 주셨어요.

    제1기는 일제강점기까지의 시기입니다. 이 시기에는 어린이 운동, 여성 운동, 야학 운동, 청년 운동 등 계몽과 깨어남을 위한 다양한 사역이 활발히 전개됐습니다. 시대적 상황 속에서도 깨어있는 신앙 공동체의 모습을 보여준 시기였죠.

    제2기는 해방 후부터 1966년까지입니다. 이때는 '적산가옥'이라고 부르는, 일제 시대의 잔재 건물을 정부로부터 불하 받아 부강금융조합으로 사용되던 건물에서 교회 사역을 다시 시작하게 됩니다. 또한 이 시기는 예장 합동과 통합이 분열되던 시기인데, 충북노회가 출범할 때 저희 교회가 모태 역할을 하며 중심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제3기는 1966년부터 1985년까지입니다.이 시기에 처음으로 당회가 조직되었고, 여전도회·학생회·청년회 등 교회 내 조직들이 체계화되면서 교회가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한 시기로 볼 수 있습니다.

    제4기는 1985년부터 2006년까지입니다. 부강장로교회가 가장 크게 부흥했던 시기로 평가받는 시기입니다.특히 IMF 경제 위기라는 어려운 시기였지만, 그때 저희 교회는 오히려 새로운 예배당을 건축하고 하나님께 봉헌하는 은혜를 누렸습니다. 그야말로 하나님의 부흥을 경험한 시기였습니다.

    제5기는 2006년 이후 현재까지입니다. 이 시기는 저의 전임 목사님들과 제가 함께한 시기로 감사하게도 제가 담임으로 섬기던 시점에 교회 창립 100주년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100주년 기념행사를 치를 수 있었고 더불어 교회가 사적지로 지정되는 영광도 누리게 되었습니다. 또한 100년사라는 소중한 기록물을 준비하는 귀한 기회도 있었고요. 저는 지금도 계속해서 하나님의 부흥을 간절히 사모하며 이 시기를 잘 감당해 나가고자 합니다.

    ◇ 진행자:네, 목사님 말씀을 들으니 104년의 역사 속에서 하나님의 손길이 얼마나 깊고도 섬세하게 교회를 인도하셨는지 느껴집니다. 그 다섯 시기를 통해 부강장로교회가 어떻게 성장하고 변화했는지 잘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 진행자:네, 100년의 역사를 기록하다 보면 유실된 사진이나 자료를 찾는 일이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요. 자료를 찾으면서 부강장로교회에 숨겨진 비화들도 많이 들으셨을 것 같아요. 그 당시에 뜨겁게 섬기셨던 믿음의 선진들 이야기도 들으셨죠? 어떤 이야기들이 있나요?

    ◆ 조용준 목사:네, 100년사를 처음 준비할 때 모아두었던 자료들이 유실되는 일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새롭게 백년사를 기록할 때 오히려 자료가 부족한 상태였는데, 집필자이신 전순동 장로님께서 많은 자료를 다시 발굴해 주셨습니다.

    그중 기억에 남는 이야기 하나를 말씀드리자면, 노성춘 장로님이라는 분이 계셨는데요. 교회에서 종을 구입할 일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당시 그 장로님이 중학생 때였는데, 학교 수업료와 교회 헌금이 겹치는 상황이었어요. 그래서 헌금을 위해 수업료를 대신 내지 못했던 겁니다.

    하지만 그 돈을 다시 돌려받기도 어렵고, 집에 가서 말씀드리기도 어려웠다고 해요. 그 일을 메우기 위해 부강에 유명했던 약수터에서 약수를 떠다가 대전에 배달하는 일을 하면서 수업료를 보충했다고 합니다. 그 장로님은 종을 치면 '땡그랑땡그랑' 소리가 '내 수업료, 내 수업료'처럼 들렸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이 외에도 많은 숨은 이야기들이 있지만, 다 나누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 진행자:네, 참 귀한 이야기네요.부강장로교회의 100년사를 받아본 교계와 무엇보다 성도님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 조용준 목사:정말 기뻐하고 즐거워하셨습니다. 100년이 되었다고 모두가 백년사를 편찬하는 것은 아니고, 10년사를 편찬하는 교회도 많지 않은데, 저희처럼 비교적 작은 교회가 이렇게 무게감 있게 백년사를 만든 경우는 드뭅니다. 생각보다 훨씬 과분할 정도로 좋은 백년사가 편찬된 것을 보고, 백년사 속 기록과 사진, 이름을 찾아보며 성도님들이 크게 기뻐하셨습니다.

    또 백년사를 여러 곳에 보내드렸는데, 받아보신 분들이 놀랍다는 반응을 많이 보이셨습니다. 큰 교회에서도 체계적으로 100년사를 기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저희 교회가 아름답고 풍성하게 담아낸 것을 칭찬해 주셨습니다.

    ◇ 진행자:교회의 100년 역사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오늘 귀한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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