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정부가 미국과의 관세 협상과 관련해 "농축산물 추가 개방은 없다"고 밝혔지만 국민의힘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메시지에는 '농업'이 포함돼 있다"며 의문을 제기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31일 열린 비대위회의에서 "15% 관세율로 합의가 된 점은 일본이나 유럽연합(EU)과 동일한 차원이기 때문에 적절한 수준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만 송 원내대표는
"정부는 쌀과 소고기를 비롯한 농축산물에 대한 추가 개방은 없다고 발표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에는 '농산물(Agriculture)'이 포함돼 있고 '관세 제로(not be charged a Tariff)'라는 표현까지 들어 있다"고 지적했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3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한미 관세 협상 타결 관련 브리핑 뒤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앞서 이날 오전 정부는 미국이 한국에 대한 상호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고, 한국이 미국에 3500억 달러(한화 약 487조원)를 투자하는 등의 조건으로 관세 협상을 타결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농축산물에 대한 추가 개방도 없다고 명확히 했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기자들과 만나 "(쌀과 소고기에 대해서) 미국의 강한 개방 요구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그러나 식량 안보와 농업의 민감성을 감안해 국내 쌀과 소고기 시장은 추가 개방하지 않는 것으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소고기 월령 제한 해제 문제나 쌀 수입 등과 관련해서 양측의 고성도 오간 것으로 안다"며 "그럼에도 우리가 방어를 계속하면서 이 분야의 추가적인 양보가 없었던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한국이 자동차, 트럭, 농산물 등 미국산 제품을 수입하기로 했다'고 밝혀, 누구의 말이 맞는 지를 두고 혼선을 빚고 있다.김용범 실장은 재차 "(트럼프의 글은) 정치 지도자의 표현으로 그렇게 이해하고 있다. 농축산물 논의가 전혀 없고 합의된 게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송 원내대표는 "쌀·소고기의 농축산물 추가 개방이 없다면 대단히 환영할 수 있는 일이지만 쌀·소고기 이외에 혹시 다른 곡물이나 과일류에 대한 수입이 확대되는 것인지, 단순한 정치적 수사인지 정부가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요구했다.
연합뉴스국민의힘은 자동차 관세에 대한 우려도 제기했다. 일본과의 경쟁에서 밀릴 수 있다는 것이다.
송 원내대표는 "그동안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를 통해서 우리나라는 자동차 관세율이 제로(0%)였지만 일본은 2.5%를 적용받고 있었다. 동일하게 15%의 관세율이 적용되면 상대적으로 일본 차의 경쟁력이 더 커지는 점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또 "협상 시한에 쫓겨서 많은 양보를 했다는 느낌이 든다"며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와 LNG 등 에너지 구매 1천억 달러 등 4500억 달러의 대미 투자와 구매가 필요한 상황인데 우리 외환 보유고보다 많은 액수의 과도한 금액이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송 원내대표는 "걱정스러운 점은 관세 협상이 타결됐다고 아침에 발표됐는데, 2주 뒤에 이재명 대통령이 미국에 가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면서 최종 합의문이 발표된다고 한다"며 "혹시 이 대통령의 정상회담을 얻기 위해서 관세협상에서 부담을 많이 하게 된 것인지, 아니면 국민에게 알려지지 않은 다른 이슈가 남아 있는 건인지 정부가 국민께 소상히 밝혀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