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양산시청에서 기자회견하는 양산시의원들. 왼쪽부터 최복춘, 김석규, 곽종포, 최선호, 정성훈. 이형탁 기자경남 양산시의회가 자신들의 의정 활동을 비판한 언론 보도에 대해 반박에 나섰지만 설득력이 없는 어설픈 해명으로 논란을 지폈다. 반박을 위한 명확한 근거 자료 조차 제시하지 못하거나 비교 대상을 잘못 설정해 오히려 시의회에 문제가 있다는 점만 부각시켰다는 평가다.
16일 양산시의원들은 양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양산신문이 최근 '시의회 의정활동이 전국 평균에 못 미친다'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보도했고, 민주노동당 양산시위원회가 "시민을 위한 의회가 아니라 스스로를 위한 집단"이라는 내용으로 비판 논평을 내자 이를 반박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시의원들은 이날 오히려 어설픈 해명으로 논란만 만들었다. 특히 시의회 회의 개최일수와 국외지출여비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명확한 근거 자료를 제시하지 못하거나 비교 대상을 잘못 설정하면서 취재진의 지탄을 받았다.
시의원들은 "지난 2023년 92일에 비해 많이 줄었지만 지난해 회의 개최 일수는 58일이다. 이는 정부의 재정건정성 정책에 따른 추경 축소 등 외부 요인에 따른 결과"라고 주장했다. 지방행정종합 정보공개시스템 '내고장알리미'에 따르면 양산시의회와 같은 인구 50만 미만 일반시의 평균 회의 개최 일수는 83일(정례회·임시회)이다. 이를 보면 결국 시의원들 주장대로 외부 요인에 따라 개최 일수가 줄었다고 하기에는 근거가 빈약하고 이를 증명할 구체적 자료도 내지 못했다. 설득력 없는 변명이라고 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양산시의회. 이형탁 기자국제교류 국외지출여비에 대해서도 시의원들은 "지난해 양산시의회 전체 9851만 원이 지출됐는데 인구 50만 미만 시 평균(2926만 원)보다는 높지만 김해(9688만원), 안동(9399만 원), 김천(8541만 원) 등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역시 비교 대상이 잘못됐다. 김해는 50만 인구를 넘는 시로 분류되는 데다가 김해시의원도 25명으로 양산시의회(19명)보다 6명 더 많다. 시의원들 숫자가 더 적은 양산시의회가 김해시의회보다 더 많은 돈을 썼다고 오히려 잘못을 시인하는 꼴이다.
경북 안동(15만)과 김천(13만)은 양산시보다 인구수가 현격히 적어 비교 대상이 맞지도 않다. 제대로 비교하려면 도내에 36만 명의 양산시 인구와 비슷한 33만 명이 사는 진주시가 적합하다. 그러나 진주시의원은 22명인데도 국외지출여비가 5천만원 대였다. 결국 억지로 양산시의회와 비슷하게 여비를 사용한 곳을 찾다 보니 벌어진 일로 보인다.
시의원들은 끝으로 "앞으로도 시민 여러분의 신뢰를 최우선 가치로 삼고 투명하고 책임있는 의정활동을 이어가겠다"며 "건설적인 비판은 수용하되, 사실과 다른 주장은 자제해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기자회견에서 어설픈 해명으로 오히려 양산시의회가 의정 활동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점만 부각시킨 꼴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