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미중 무역전쟁에도 불구하고 수출 호조 등에 힘입어 중국의 올해 상반기 경제성장률이 5.3%을 기록하며 비교적 양호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다만, 현재 휴전 중인 미국과의 무역전쟁이 하반기에 다시 재개 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하반기에는 성장률이 다소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상반기 양호한 경제성장률…무역전쟁에도 견조한 수출 덕분
중국 국가통계국은 15일 중국의 올해 상반기 국내총생산(GDP)이 66조 536억위안(약 1경 2733조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5.3% 성장했다고 밝혔다.
2분기 GDP는 전년 동기 대비 5.2% 성장했다. 1분기(5.4%)에 비해 성장률이 소폭 둔화됐지만 로이터통신이 집계한 시장 전망치(5.1%)는 웃돌았다.
상반기 중국 경제의 선방은 무역전쟁 여파로 대중 수출은 큰 폭으로 줄었지만 타 지역으로의 수출은 호조세를 보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전날 중국 해관총서(세관)의 발표에 따르면 중국의 올해 상반기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5.9% 증가했고, 이에따라 상반기 무역흑자는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상반기 중국의 대미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0.9% 급감했지만, 대EU 수출액은 6.6% 늘었다. 특히, 태국, 베트남 등 아세안(ASEAN) 국가들에 대한 수출은 13% 급증했다.
핀포인트 자산운용의 지웨이장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이 공식 목표 5%를 웃도는 2분기 성장률을 달성한 것은 부분적으로 (관세 인상 전에) 수출 물량을 앞당긴 것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분기와 2분기에 목표 성장률을 상회했기 때문에 정부는 하반기에 약간의 성장 둔화를 감내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고 평가했다.
함께 발표된 중국의 6월 소매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4.8%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따라 올해 상반기 소매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5.0% 증가했다.
소매판매는 백화점, 편의점 등 다양한 유형의 소매점 판매를 종합한 수치로 내수 경기의 가늠자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중국 당국의 소비 활성화 정책이 일정부분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평가된다.
중국 당국은 지난해부터 내수 부양을 위해 '이구환신'(낡은 제품을 새것으로 교체 지원) 정책 등을 펴며 소비를 적극 유도하고 있다.
다만, 중국의 부동산 시장 침체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 부동산 개발 투자는 전년 동기 대비 11.2% 감소했으며, 이 가운데 주택 투자는 10.4% 감소했다.
하반기에는 다시 먹구름…"견조한 수출 흐름 지속 어려워"
중국 항만의 화물선. 연합뉴스수출 호조에 힘입어 상반기 경제성장률이 당국의 목표치인 '5% 안팎'을 웃돌았지만 하반기에는 여전한 부동산 시장 침체와 미중 무역전쟁 재점화 가능성 등 대내외 악재가 산재해 있어 성장률이 다소 둔화될 전망이다.
미중 양국은 지난 5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만나 향후 90일간 각자 상대국에 부과한 고율 관세를 115%씩 인하하기로 합의하며 무역전쟁 휴전에 돌입했다.
양국은 오는 8월 10일까지인 휴전 기간이 끝나기 전에 새로운 무역합의를 이끌어내야 하며, 그 반대의 경우 양국간 고율관세 부과 등 무역전쟁이 다시 시작될 수 있다.
여기다 아세안 국가들에 대한 수출이 늘어난 것은 미국으로의 수출을 위한 '원산지 세탁'일 가능성이 높아 아세안 국가들에 대한 미국의 압박이 강화될 경우 중국의 수출 실적이 꼬꾸라질 가능성도 있다.
소시에테제네랄의 미셸 람 이코노미스트는 "견조한 수출 흐름이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면서 "GDP가 예상치를 상회했지만 양호한 지표는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컨설팅업체 유라시아그룹의 왕단도 "강력한 재정부양책이 없으면 3분기 성장이 위험하다"면서 "소비자와 기업이 모두 더 신중해지고 있으며 수출업체들은 성장을 위해 점점 해외를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