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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증시

    CBDC VS 스테이블코인…디지털화폐 주도권 경쟁

    한은 'CBDC' 2차 실험 중단…공공 주도 디지털화폐 '보류'
    국회 '디지털자산기본법' 발의, 민간 발행 법제화 '속도'
    은행권 스테이블코인 상표권 선점 경쟁…사업 진출 '가속화'
    한은 "스테이블코인 원칙적 찬성, 코인런 등 4대 리스크 우려"
    국정위 "한은, 스테이블코인 전향적 입장 보여달라"
    한은 "디지털 금융혁신 구축·부작용 최소화 안전장치 중요"
    韓, 유럽식 혼합 모델 또는 미국식 민간 중심 모델 참고 관측
    정부, 올 하반기 CBDC 재개 여부·스테이블코인 방향 제시 전망

    연합뉴스연합뉴스
    한국은행이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2차 실험을 잠정 중단한 가운데 민간이 발행하는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도입 논의가 속도를 내는 등 '디지털 화폐' 주도권 경쟁이 새 국면을 맞고 있다.
     
    디지털 화폐를 둘러싼 공공과 민간의 경쟁은 단순한 실험 차원을 넘어 한국 금융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결정할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심도있는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한은과 금융권 등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최근 국회와 민간에서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도입 논의가 급물살을 타자 추진해오던 CBDC 사업 잠정 중단을 결정했다.새 정부들어 스테이블코인 법제화 추진 등으로 CBDC의 불확실성이 커진 데다 비용 부담 등으로 은행들도 회의적인 입장을 보인데 따른 결정이다.
     

    공공 주도 CBDC 실험 중단…무산·재추진 기로

    스테이블코인 디지털자산 업계 제공스테이블코인 디지털자산 업계 제공
    CBDC는 중앙은행이 직접 발행하는 디지털 화폐로, 민간이 발행하는 스테이블코인과는 성격이 다르며, 기존 현금과 같은 법적 지위를 가진다. 한은은 이를 통해 결제 시스템 효율화, 통화정책 전파력 강화, 금융 포용성 확대를 이루겠다는 구상이었다.
     
    그러나 이번 잠정 중단으로 한은의 CBDC 계획은 상당 부분 수정되거나 무산될 가능성도 있다는 시장 관측이 나온다. 한은은 정부·금융권 등과의 논의 결과에 따라 CBDC 2차 실험을 내년 상반기에 재추진할 가능성을 열어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은 관계자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은행 중심으로 추진될 것인지 등 불확실성이 아직 있다"며 "2차 테스트에 상당한 인적·물적 투자가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법령이 마련될 때쯤 은행과 테스트와 관련한 협의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테이블코인 속도 내는 금융권…각국 디지털 화폐 전략은

    연합뉴스연합뉴스
    한은 주도의 CBDC 2차 실험이 잠정 중단되면서 금융권은 민간형 스테이블코인 발행 논의에 속도를 내는 등 시장 선점 경쟁을 본격화하고 있다.
     
    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들은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상표권을 잇따라 출원하고, 발행을 준비하는 등 사업화 방안 모색에 집중하고 있다. 이르면 올해 하반기 중에 시범 발행이 가능할 것이란게 시장 예상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민간형 스테이블코인은 은행권의 새로운 시장이 될 것"이라면서 "민간이 주도하는 혁신 모델로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기 위한 사업 방안을 짜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 각국도 중앙 집중형과 민간 참여형 모델 사이에서 다양한 디지털 화폐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중국은 인민은행이 디지털 위안화를 직접 발행·관리하며 중앙집중형 CBDC 모델을 운영하고 있다.반면 유럽중앙은행(ECB)은 디지털 유로를 준비하면서 민간과의 협력을 병행하는 혼합 모델을 모색 중이다.미국은 글로벌 결제 등에서 이미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민간 스테이블코인 규제를 보완하면서 '민간-공공 공존' 모델을 준비하고 있다.
     
    금융권에선 한은의 이번 CBDC 실험 중단으로 한국이 유럽식 혼합 모델이나 미국식 민간 중심 모델을 참고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CBDC와  '다른'  스테이블코인, 한은의 우려는

    스마트이미지 제공스마트이미지 제공
    스테이블코인은 원화, 달러 등 법정 화폐의 가치에 연동되도록 설계한 가상자산(암호화폐)로, 기술적 민첩성과 글로벌 결제 네트워크 확장성 측면에서 강점을 가진다.
     
    CBDC와 스테이블코인은 가격이 안정적으로 유지된다는 점에서 비슷하지만, 발행 주체가 중앙은행(공공)과 민간(사설)으로 나뉘고, 통화정책 집행이나 글로벌 확장성 등에서 차이가 있다.
     
    한은은 그동안 CBDC 기반의 예금토큰이 스테이블코인과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하면서, 스테이블코인 도입에 원칙적으로 찬성하지만 여러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해왔다.
     
    한은은 지난달 25일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를 통해서도 코인런(대규모 인출 사태),외환시장 불안,통화정책 제약 등을 스테이블코인의 우려 사항으로 거론했다.
     
    그러나 스테이블코인 법제화 논의가 구체화되면서 정책 불확실성은 커졌다.

    정부, '디지털 금융혁신 로드맵'에 구체 방향 담을 듯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사진공동취재단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사진공동취재단
    국정기획위원회는 지난달 27일 한은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스테이블코인 등 신기술 기반의 디지털 금융혁신이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며 스테이블코인에 전향적 입장을 보여달라"고 압박했다.
     
    국정위의 이같은 주문에 한은은 디지털 금융혁신 생태계 구축과 함께 부작용 최소화를 위한 안전장치 마련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은은 "스테이블코인 등 디지털 금융혁신이 불가역적 흐름이라면, 혁신과 안정이 조화를 이루는 생태계 조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시장 활성화와 함께 소비자 보호,금융안정,통화주권 수호를 위한 안전장치 마련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한은의 우려는 국정위 보고 이후 이창용 총재의 입을 통해 다시 확인된다.
     
    이 총재는 지난 1일(현지시간) 포르투갈에서 열린 유럽중앙은행(ECB) 포럼 정책토론에 참석해 "규제되지 않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허용할 경우 자본 유출입 관리 규제를 훼손할 수 있다"면서 "원화 스테이블코인과 달러 스테이블코인의 환전이 가속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또 "일각에서 블록체인 신기술로 불규칙한 거래를 식별하고 고객 확인을 준수하며 이상 거래까지 파악할 수 있다고 하지만, 실제 가능할지 확신할 수 없다"면서 "내로우 뱅킹(대출 없이 지급기능만 수행하는 제한된 은행) 문제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 총재는 다만 "이 문제는 한은의 권한을 넘어서는 문제이기 때문에 어떻게 할지 정부 당국과 대화할 것"이라며 논의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올 하반기 발표 예정인 '디지털 금융 혁신 로드맵'을 통해 CBDC 재개 여부와 스테이블코인 정책을 포함한 구체적 방향을 제시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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