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북한이 한국에 대한 적대국 규정에 따라 멸칭(경멸하는 호칭)을 사용할 경우에도 사용을 금지한 '한국괴뢰' 대신 '한국쓰레기들'나 '한국깡패무리', '한국전쟁광신자'등의 표현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신문 등 북한의 매체들은 24일과 25일 6.25 전쟁 75주년을 맞아 개최된 각종 미제반대집회 및 복수결의모임 소식을 전하는 과정에서 한국에 대한 '괴뢰' 표현은 여전히 사용하지 않았다.
신문은 다만 24일 평양 중앙계급교양관에서 열린 '여맹 일꾼들과 여맹원들의 복수결의모임'을 보도하며 "미제와 한국쓰레기들을 천백배로 복수할 철석의 의지"를 표명했다고 전하며 '한국쓰레기들'이라는 호칭을 사용했다.
또 평양국제문화회관에서 개막한 계급교양주제 미술전시회 소식에서는 "우리 공화국을 압살하기 위해 미쳐 날뛰고 있는 미제와 한국전쟁광신자들을 무자비하게 박멸해버릴 보복의지가 반영된 서예 '폭제의 핵에는 정의의 핵으로', 선전화 '너절하고 비열한 한국깡패무리들을 무자비하게 괴멸시키자' 등의 작품들도 전시"됐다면서 '한국전쟁광신자들'과 '한국깡패무리들'의 표현을 썼다.
북한이 한국을 호칭할 때 자주 사용하던 '괴뢰' 표현은 지난 4월 22일 강원도에서 발생한 한국 공군 전투기의 부품 낙하사고와 관련한 보도 이후 북한 매체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는 '괴뢰 한국'의 표현을 사용하지 말라는 북한 노동당 상부의 금지 지시가 하부로 내려갔고, 이에 북한의 각종 담화와 논평, 보도 등에서 이런 지시가 실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한국에 대해 '괴뢰'라는 표현을 금지한 것은 이 용어가 '같은 민족 내 반역자'를 뜻하고, 따라서 남북 전체, 즉 '동족' 또는 '민족'을 전제로 하는 말이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북한이 남북단절의 강도를 더욱 높이고 부각시키기 위해 '괴뢰'라는 멸칭까지도 사용을 금지했다는 해석이다.
북한은 이재명 정부의 조치에 호응해 대남 확성기방송을 중단했으나 한국에 대한 적대국 규정에 따라 여전히 남북관계 단절을 강화, 강조하는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