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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파업 장기화로 비정규직 기사, 피로 누적…승객 안전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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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스 파업 장기화로 비정규직 기사, 피로 누적…승객 안전 위협

    한 촉탁직 기사 "새벽 5시 출근·자정 퇴근 며칠 째"
    기존과는 다른 운행일정 소화…피로도 급격히 올라
    버스 운행률 유지 위해 비정규직 버스기사 투입하는 사측
    1년에 한 번 계약 비정규직…"회사 시키는 대로 해야"

    광주 시내버스 차고지. 한아름 기자광주 시내버스 차고지. 한아름 기자
    광주 시내버스 노조가 파업을 재개한 지 나흘째인 12일, 비정규직 버스 기사들의 피로가 누적돼 승객들의 안전을 위협할 우려가 제기된다.

    12일 광주 시내버스운송사업조합에 따르면 이날 첫차는 총 778대 출발해 파업 전보다 222대 적은 수의 버스가 운행되고 있다.

    시내버스운송사업조합은 파업에 참여하지 않던 일부 노조원마저 파업에 동참하고 운전원들의 피로가 누적되면서 운행률이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이날 오전 10시쯤 찾은 광주 북구 장등동의 시내버스 차고지에서는 대부분의 버스 기사가 피로를 호소했다.

    61세 정년을 마친 뒤 1년 계약직으로 고용됐다는 기사 A씨는 "우리 같은 사람들은 하루 12시간 일하고 다음 날은 쉰 다음 그 다음날 일하러 나오는 게 일상이었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며 "새벽 5시에 차고지로 출근해 자정에 귀가하는 것이 며칠 째"라고 말했다.

    800여 명의 버스기사가 소속되어 있는 한 운수회사 관계자는 "파업 이후 기점과 종점을 오가는 운행횟수를 조정했지만, 격일제로 일하던 비정규직 기사들이 종일 근무를 하는 것에 피로감을 느끼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국노총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광주지역버스노조 관계자는 "비정규직 동료들이 피로를 호소하는 것을 보면 흉기가 달리는 건지 버스가 달리는 건지 모를 정도라"면서 "이 점에 대해 우려하고 있고 이 때문에 사고 위험성이 엄청 높아졌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12일 한 버스기사가 파업 이후 변경된 시간표를 꺼내 보여주고 있다. 한아름 기자12일 한 버스기사가 파업 이후 변경된 시간표를 꺼내 보여주고 있다. 한아름 기자광주 시내버스는 10개 업체가 101개의 노선을 운행하는 형태다. 광주시는 시내버스 운송사업자에 재정적 지원을 해준다.

    또 다른 비정규직 기사 B씨는 "버스 운행을 해야 광주시로부터 돈이 나오니까 회사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운행을 시킬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B씨는 "1년에 한 번 계약하는데 회사 말을 잘 들어야 또 계약해주지 않겠냐"고 말했다.

    한편, 광주 시내버스 노사 양측은 오는 13일 전남지방노동위원회에서 만나 파업 돌입 이후 처음으로 노사 간 대화의 장을 마련할 예정이다.

    노조는 기본급 8.2% 인상과 61세에서 65세로의 정년 연장 등을 요구하며 파업에 돌입했으나 사측은 동결 혹은 최대 2% 인상까지만 고려할 수 있다는 입장이어서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시내버스 노조 파업이 길어지면서 비정규직 기사의 피로가 쌓이고 이로 인한 승객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어 노사 간 한 발짝씩 양보를 통한 조속한 협상 타결이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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