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의원총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10일 "뼈를 깎는 각오로 변화하고 쇄신해야 한다"며 "이뤄내지 못한다면, 국민의힘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내 의견 수렴을 위해 원내·원외 당협위원장 연석회의를 조속히 열겠다고도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원외 당협위원장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가 왜 (대선에서) 졌는지, 처절하게 반성하고 변화하려는 의지가 있는지 모르겠다"며 "마치 선거에서 이긴 정당처럼 행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개혁안을 내세우는데 임기나 절차 등을 문제 삼는데, 이는 곧 개혁을 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며 "당을 살리기 위해 처절한 몸부림을 치는데 당의 주류와 기득권 의원들이 거부하면 저도 임기를 채우는 건 의미가 없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개혁안 추진 여부에 대한 결정을 당원에게 묻겠다는 입장도 재확인했다. 그는 "당원 여론조사를 통해 전당원에게 개혁안에 대한 생각을 묻는 게 가장 민주적이고 공정한 방법"이라며 "개별 안건에 대한 찬반을 묻거나, 비대위원장 재신임을 묻는 방식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일부 당협위원장들은 후보 교체 시도의 진상을 규명하겠다는 당무감사 추진 방안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징계를 위한 감사가 아니다"라며 "많은 지지자들이 충격을 받았고, 그 과정에 문제가 있었는지 여부를 명확히 밝히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나온 주요 요구사항으로 '국회의원-당협위원장 연석회의 개최'를 꼽으며 "타당한 제안이라 생각했고, 조만간 자리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는 수도권 지역 원외 당협위원장들이 다수 참석해 전날 의원총회와 비교해서 상대적으로 김 위원장의 개혁 취지에 우호적인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김 위원장은 "대체적으로 개혁안을 지지하는 분들이 있었고, 각론으로 들어가서 반대하는 분도 있었다"며 "원외 위원장과의 만남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국회의원과 원외 당협위원장 간 연석회의 요청에 대해서는 "절차에 따라서 연석회의를 준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오전 국민의힘 재선 의원 15명도 별도 모임을 열고 김 위원장의 임기 연장과 8월말 전당대회 개최를 요구했다. 이들은 김 위원장의 개혁안 취지에 공감하며, '민심 경청 대장정' 등을 통해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권영진 의원은 "김 위원장만한 혁신 비대위원장이 없다고 판단했다"며 임기 연장을 지지한 이유를 설명했다. 조은희 의원은 "이런 결론을 낸 재선 의원들은 친한(친한동훈)도, 친윤(친윤석열)도 아니다"라며 "충정을 명백히 밝히는 차원에서 모임을 가졌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