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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19년 전 블랙아웃→4월 RE100…제주 에너지자립의 꿈ing

[르포]19년 전 블랙아웃→4월 RE100…제주 에너지자립의 꿈ing

2050보다 15년 빠른 2035 탄소중립 추진

육해상 풍력·태양광 70%+ESS·그린수소 등 30%
폐기물 에너지화…바이오 연료·청정수소 생산도

제주도 해안을 따라 섬 한 바퀴를 돌다 보면 바다와 육지 양쪽에 설치된 해상·육상 풍력발전기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제주·서귀포=최서윤 기자제주도 해안을 따라 섬 한 바퀴를 돌다 보면 바다와 육지 양쪽에 설치된 해상·육상 풍력발전기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제주·서귀포=최서윤 기자
#. 2006년 4월 제주도 전역에 발생한 블랙아웃(대정전). 두 시간여 뒤 전력 공급은 복구했지만, 전남 해남에서 해저 송전케이블을 통해 끌어오는 전기에 높은 의존도를 보이던 당시의 전력 운영 체계에 회의를 느낀 계기가 됐다.

그렇게 시작된 에너지자립의 꿈은 19년 만에 실현됐다. 지난 2025년 4월 14일 약 4시간 동안 도내 전력수요를 100% 재생에너지로 충당하는 'RE100'을 달성하면서다. 남은 전기는 무려 육지로 역전송하기도 했다.

이제 재생에너지를 통한 에너지 자립을 넘어, 국가 목표보다 15년 빠른 '2035년 탄소중립'을 추진하는 제주를 지난 4일 찾았다.

도청 고윤성 미래성장과장은 "그날은 유난히 바람도 잘 불고 해도 잘 들던 날"이었다며 "지금(오후 2시 기준)도 실시간 제주도에서 쓰고 있는 전력의 64%가 풍력(약 104MWh)과 태양광(약 300MWh)"이라고 소개했다.

제주도 해안을 따라 섬 한 바퀴를 돌다 보면 바다와 육지 양쪽에 설치된 해상·육상 풍력발전기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제주·서귀포=최서윤 기자제주도 해안을 따라 섬 한 바퀴를 돌다 보면 바다와 육지 양쪽에 설치된 해상·육상 풍력발전기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제주·서귀포=최서윤 기자
태양광과 풍력만으로 도내 소비 전력을 충당하려면 일조량과 풍량 조건 외에도, 전력 수요량과 공급량이 일치하는 3박자가 맞아 떨어져야 한다. 초과 공급 됐을 때 남는 전력을 역수출하거나 저장해 초과 수요 시 활용토록 해 간헐성을 극복하는 게 최대 과제다.

이를 위해 제주도가 선택한 방법이 바로 수소다. BESS(배터리에너지저장장치)보다 더 많은 용량을 더 오래 저장할 수 있도록, 재생에너지로 다시 수소를 만들어 기저전력으로 활용한다는 복안이다.

이미 지난해 도내 사용 전력의 약 2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했는데, 이 비중을 70%까지 높이고 나머지 30%는 에너지저장장치와 수소로 충당하는 게 앞으로 10년 뒤 제주가 꿈꾸는 에너지 자립·전환 모델이다.

수송, 건설, 농수축산, 폐기물 및 에너지산업 등으로 배출되는 온실가스 54만 톤의 87.3%인 470만 톤을 상쇄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 2023년 8월 시범운영을 거쳐 같은 해 10월 문을 연 제주 첫 수소충전소. 제주=최서윤 기자지난 2023년 8월 시범운영을 거쳐 같은 해 10월 문을 연 제주 첫 수소충전소. 제주=최서윤 기자
이런 계획을 실현하기 위해 도내 첫 수소충전소인 제주시 조천읍 소재 함덕그린수소충전소가 구축비 60억(환경부 40억, 제주도 재정 18억) 원을 들여 구축, 지난 2023년 8월 문을 열었다.

구좌읍 행원그린수소 생산기지(3.3MW)에서 풍력발전기를 돌려 생산한 수소 월 5.5톤가량을 트레일러튜브로 운반해다가, 제주를 다니는 수소버스 19대와 개인용 넥소차량(수소승용차) 등 월 620여 개의 모빌리티에 연료를 공급하고 있다.

해상풍력과 육상풍력,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발전 확대 및 BESS와 수소를 통한 기저전력 확보와 동시에 도내 3곳의 화력발전소도 천연가스, 바이오 원료를 활용해 '깨끗한' 발전소로 전환 중이다.  

동시에 전기차 보급 속도를 높여 현재 전체 4만여 대 중 10%인 전기차 사용 비중을 75%로 끌어올리는 목표도 잡았다.

제주도 내 마을 단위로 설치된 재활용도움센터와 클린하우스. 중대형 거점 폐기물배출처인 도움센터는 외부에 주차장, 내부에 화장실까지 갖추고 상주 직원의 철저한 관리로 깨끗하게 유지되고 있었다. 서귀포=최서윤 기자 제주도 내 마을 단위로 설치된 재활용도움센터와 클린하우스. 중대형 거점 폐기물배출처인 도움센터는 외부에 주차장, 내부에 화장실까지 갖추고 상주 직원의 철저한 관리로 깨끗하게 유지되고 있었다. 서귀포=최서윤 기자
폐기물을 활용한 자원순환 인프라도 조성 중이다. 현재 제주 전역엔 마을마다 마치 아파트 단지내 폐기물처리장 같은 '클린하우스'가 1699개 소, 중대형 거점 단위의 '재활용도움센터'가 183개 소 설치돼 지역 주민의 분리배출을 돕고 있다.

이렇게 모인 폐기물은 제주광역생활자원회수센터, 제주자원순환클러스터, 제주환경자원순환센터, 제주광역음식물류폐기물자원화시설 등에서 재활용을 위한 분류, 폐플라스틱 열분해유 및 수소 생산 원료로 재탄생한다.

제주도가 청정에너지를 통한 에너지전환에 이처럼 속도를 낼 수 있었던 데에는 2012년 발표한 'Carbon Free Island 2030'에서부터 2023년 발표한 '2035 탄소중립'으로 이어진 정책적 일관성 못지않게, 적극적인 도민 참여도 주효했다고 한다.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지난 5일 세계 환경의 날 기념식이 열린 제주ICC(국제컨벤션센터)에서 "UNEP(유엔환경계획) 등 국제기구에서 제주의 환경정책과 탄소중립정책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며 "특히 (도민들의) 에너지 정책 수용성이 다른 어느 도시보다 높고, 환경정책에 대한 참여가 가장 높다"고 말했다.

오 지사는 그러면서 "앞으로 국제 무대에서 제주의 비전과 정책이 더 많이 공유되고 협력의 기회가 많이 오길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제주도가 국가 목표보다 15년 빠른 2035년 탄소중립을 추진할 수 있는 데에는 자원순환과 에너지전환에 대한 주민들의 높은 관심과 적극적인 참여가 주효하다고 도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  제주=최서윤 기자 제주도가 국가 목표보다 15년 빠른 2035년 탄소중립을 추진할 수 있는 데에는 자원순환과 에너지전환에 대한 주민들의 높은 관심과 적극적인 참여가 주효하다고 도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 제주=최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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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AVER진실규명2024-11-14 13:47:44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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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효자초는 근거리배정원칙과 출신초에 따라 항도중 상도중에 가는것이 원칙입니다
    원칙을 지키지 않으니 이런 사태가 일어나네요
    도의원들과 합세해 "효자초 위에 법이 있다"라는 말이 나올지경에 이르렀으니..
    제발 원칙을 지켜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