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 마련된 더불어민주당 국민 개표방송 행사에서 꽃다발을 받은 뒤 인사하고 있다. 류영주 기자제21대 대통령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통령이 당선된 가운데 이번에도 강원도는 여전히 보수 우세를 보였지만 12·3 내란 이후 치러진 조기대선인 만큼 표심의 변화도 감지됐다.
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개표 결과 강원에서는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가 47.30%(48만 3360표)의 득표율을 기록해 43.95%(44만 9161표)를 얻은 이재명 대통령보다 높았다.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는 7.70%(7만 8704표)에 그쳤다.
앞서 지난 20대 대선에서는 도내 18개 시·군에서 국민의힘이 압승하며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과반(54.18)%의 표를 몰아줬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우선 도내 '빅3'로 불리는 지역 중 춘천과 원주에서는 지지율이 변화했다. 강원 '정치1번지'인 춘천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46.15%의 득표율로 42.32%에 그친 김문수 후보를 앞질렀다. 또한 도내서 유권자가 가장 많은 원주에서도 이 대통령이 47.74%를 기록하며 김 후보를 여유있게 따돌렸다.
정치권에서는 강원을 대표하는 중심도시에서 정치 지형의 변화를 보였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강원지역 개표 결과. 강원도 제공'보수 성지'로 불리는 강릉의 경우 김문수 후보가 절반에 가까운 49.96%를 얻었지만, 이 대통령이 44.51%를 기록하면서 지난 대선 윤석 전 대통령의 득표율(57.31%)보다는 다소 줄어든 격차를 보였다.
하지만 '친윤'으로 불리는 권성동(강릉), 이철규(동해·태백·삼척·정선), 이양수(속초·인제·고성·양양)의 지역구인 동해안 벨트는 여전히 보수가 강세를 보였다. 삼척과 태백, 정선, 고성, 양양 등지에서는 김문수 후보의 득표율이 50%를 훌쩍 넘으면서 민주당의 약세가 두드러졌다. 삼척의 경우 이재명 대통령은 39.08%로 가장 낮은 득표율을 기록했다.
결과적으로 21대 대선에서도 국민의힘은 강원도에서 우위를 점했지만, 내란 심판이라는 국민적인 정서에 힙입어 민주당이 곳곳에서 선전했다는 총평이 나오고 있다. MBC 등 지상파 3사가 공동 실시한 21대 대선 출구조사에서 강원도는 이재명 대통령이 김문수 후보를 앞서며 경합지로 예측되기도 했다.
지역정가의 한 관계자는 "12·3 내란 이후 치러진 조기 대선이 그동안 보수 성향이 강한 강원 표심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번 대선 결과로 인해 강원 정가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