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시장금리 하락과 보험부채 할인율 현실화 등 규제 효과가 반영되면서 인해 1분기 보험사의 건전성 지표가 크게 악화했다.
1일 주요 보험사들의 경영공시에 따르면 대부분 보험사의 1분기 K-ICS(지급여력) 비율이 지난해 말 보다 하락한 가운데 MG손보(-18.22%)와 롯데손보, 푸본현대생명, 동양생명 등이 당국 권고치인 150%를 하회하는 수준으로 떨어졌다.
롯데손보는 지난해 말 154.59%에서 119.93%로 34.66%p, 동양생명은 같은 기간 155.5%에서 127.2%로 28.3%p 하락했다. 푸본현대생명도 이 기간 157%에서 146%로 11%p 낮아졌다.
금융당국은 올해 K-ICS 감독 기준을 현행 150%에서 130%로 인하하기로 했는데, 특히 롯데손보와 동양생명의 K-ICS 비율은 인하한 기준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 행사 번복으로 논란을 빚은 롯데손보의 후순위채 조기상환은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동양생명은 지난 5월 발행한 후순위채(5억달러) 효과로 2분기에는 K-ICS 비율이 개선돼 154%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대형 보험사도 K-ICS 비율 하락을 막지 못했다.
한화생명은 지난해 말 163.7%에서 1분기 154.1%로 내려 150%를 턱걸이했고, 지난해 말 157%를 기록했던 현대해상은 1분기 159.4%로 150%대를 벗어나지 못했다.
교보생명은 같은 기간 220.76%에서 186.82%로 33.94%p 하락했고, KB라이프는 263.14%에서 234.09%로 29.05%p, 신한라이프는 205.74%에서 189.28%로 16.46%p, NH농협손보는 201.59%에서 165.72%로 35.87%p 하락했다.
교보생명의 경우 경과조치 전 기준으로는 1분기 비율이 145.84%로 150%를 밑돈다.
K-ICS 비율 하락은 1분기 금리 하락과 보험부채 할인율 현실화 방안 등에 따른 보험 부채 증가, 순자산 감소 탓이다.
한국기업평가는 최근 보고서에서 "할인율 현실화 등 제도 강화의 영향으로 업계 전반의 자본 관리 부담이 높아진 가운데 K-ICS 비율의 금리 민감도가 높은 회사들은 금리 하락에 따른 영향이 가세하며 큰 폭의 K-ICS 비율 하락이 나타났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보험사들은 1분기 4조 7천억 원의 자본성증권을 발행한 데 이어 최근에도 신종자본증권·후순위채 발행 등에 나서면서 K-ICS 비율 방어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한화생명은 지난달 27일 이사회에서 10억 달러 규모의 해외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결정하고 조달 자금 전액을 K-ICS 비율 제고에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신한라이프도 올해 8월 3천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조기상환을 위한 후순위채 모집에서 1조 2천억 원의 주문을 받았다.
이달과 9월에 각각 150억 원, 500억 원 규모의 후순위채 콜옵션 만기가 도래하는 푸본현대생명은 이달 130%를 넘겨 콜옵션을 행사하더라도 하반기에는 자본확충이 필요한 상황이다.
금융당국은 K-ICS 권고 기준 130% 적용 시점을 당초 예정했던 하반기에서 이달로 앞당기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최근 기준금리가 연 2.50%로 인하되고, 향후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도 높은 만큼 관련 규제가 추가로 유예되거나 완화될 필요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