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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대 대선 후보자 초청 정치분야 TV 토론회

'개헌' 세션인데 공약 제시 외엔 '개헌' 이야기 안 나와
권영국-이재명만 '기후 정의 실현'·'이익균점권' 토론
외교안보 세션에선 '외교' 실종…'사드'·'핵무장'이 차지
이준석, 이재명 공격 위해 '여성 성기' 성폭력성 발언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왼쪽부터), 민주노동당 권영국, 국민의힘 김문수,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 후보가 27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정치 분야 TV토론회에 참석해 있다. 국회사진기자단더불어민주당 이재명(왼쪽부터), 민주노동당 권영국, 국민의힘 김문수,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 후보가 27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정치 분야 TV토론회에 참석해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27일 열린 21대 대선 후보자 초청 정치분야 TV 토론회에서 다뤄졌어야 할 '개헌'이나 '외교'와 같은 중요한 주제들은 외면당했다. 대신 성폭력성 발언을 비롯, 자극적인 수사를 동원한 네거티브 공방이 그 자리를 차지했다.

'개헌' 발언 직후 "이재명=아수라" 등 공방…권영국-이재명만 '개헌' 토론


이날 열린 대선 후보 토론은 '정치' 분야인 만큼 정치 양극화 해소 방안, 정치 개혁과 개헌, 외교안보 정책 3가지로 나뉘어 진행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정작 예정된 '정치 개혁과 개헌' 세션이 되자 각 당 후보들은 모두발언에서 개헌 관련 공약을 밝힌 뒤, 이에 대해 제대로 된 토론을 거의 하지 않았다. 그 자리는 네거티브 공세가 차지했다.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27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정치 분야 TV토론회에 참석해 있다. 국회사진기자단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27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정치 분야 TV토론회에 참석해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모두발언 직후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영화 '아수라'에 비유하며 공격했고, 이재명 후보도 김 후보의 측근이 정치자금 문제로 처벌 받은 일을 언급하며 반격에 나섰다.

이준석 후보는 이재명 후보를 향해 "당헌은 정당 내의 헌법이다. 민주당 당헌상 범죄 혐의가 있으면 기소 시 당직이 정지되는데 마음대로 바꾼다"며 공격했고, 이재명 후보도 개혁신당을 탈당한 허은아 전 대표를 언급하며 역공하기도 했다.

민주노동당 권영국 대선 후보가 27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정치 분야 TV토론회에 참석해 있다. 국회사진기자단민주노동당 권영국 대선 후보가 27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정치 분야 TV토론회에 참석해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민주노동당 권영국 후보만이 '개헌'에 대해 '기후 정의 실현'과 '이익균점권'을 포함시켜야 한다고 언급하며 이재명 후보와 제대로 된 토론을 펼쳤다.

이재명 후보는 전자에 대해서는 "우리 당의 개헌 내용에도 들어있다"며 호응했고, 후자에 대해서는 "엄청난 사회적 격론이 벌어지지 않을까 싶다. 바람직한 방향이긴 한데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외교 없는 외교안보 분야 토론…'사드', '핵무장'처럼 현실과 거리 먼 이념적 주제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7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정치 분야 TV토론회에 참석해 있다. 국회사진기자단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7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정치 분야 TV토론회에 참석해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외교안보 분야 토론에서도 정작 '외교'는 별로 거론되지 않았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에 대한 과거 발언'과 '핵무장'처럼 '앞으로의 정책 방향'과는 거리가 먼 이념적 주제들이 주로 나왔다.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이재명 후보에게 "과거에 사드는 미국 방어용이라고 말하지 않았느냐, 중국에서 이야기하는 것이나 음모론자들의 이야기를 받아들여서 잘못된 정보를 바탕으로 음해한다"고 공격했다.

이에 이 후보는 "지금은 사드 배치가 끝나서, 더 이상 논란을 벌이는 것은 외교안보 전략상 바람직하지 않다"며 "당시에는 사드가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이기 때문에 북한이 그런(비행고도가 높은) 미사일을 쏘겠느냐, 사드가 필요하겠느냐는 이야기였다"고 설명했다.

이는 지난 대선 토론회에서도 거론됐던 주제인데, 사드의 최소요격고도는 40km이며 북한이 우리를 공격할 때는 더 낮은 고도에서 날아다니는 미사일을 발사하기에 효용성이 떨어진다는 이야기다.

미국의 핵 비확산 정책으로 인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평가되는 '핵무장'도 다시 거론됐다. 이재명 후보는 김 후보를 겨냥해 '핵무장을 해야 한다는 입장 아니냐'고 물었고, 김 후보는 "핵균형을 해야 한다. 핵무장을 하더라도 한미동맹을 유지하는 범위 내에서 해야 한다"고 답했다.

그러자 이 후보는 "핵무장을 하자는 쪽 아니냐, 이랬다 저랬다 핵무장하자고 했다가 안 하자고 그랬다가 왔다갔다 하는 게 입장이냐"고 비판했다.

이어 '핵 잠재력 확보'에 대해 물은 뒤 김 후보가 '플루토늄을 농축하는 것'이라고 답하자 틀렸다고 지적하기도 하고, 김 후보가 내세우는 '미국과의 핵 공유와 전술핵무기 재배치'에 대해선 "실행 가능한 얘기를 하고 미국이 수용 가능한 것을 해야 한다"고 공격하기도 했다.

한미 방위비 분담금 문제가 잠깐 토론 주제로 거론되기는 했다. 김 후보는 권 후보의 관련 질문에 "올릴 수도 있다"며 "또 다른 조건을, 가변적으로 다른 부분과 합칠 것이다. 예를 들어 방위비가 인상되더라도 미국의 해군 잠수함을 건조한다든지, 다른 것을 그만큼 벌어들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권 후보는 "2030년까지 적용되는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이미 끝냈는데, 트럼프가 요구하면 협상이 가능하다는 것은 해 달라는 대로 다 해 주겠다는 건가"라고 비판했다.

생중계서 성폭력성 발언 꺼낸 이준석…답변 회피한 이재명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 후보가 27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정치 분야 TV토론회에 참석해 있다. 국회사진기자단개혁신당 이준석 대선 후보가 27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정치 분야 TV토론회에 참석해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중요한 주제에 대한 실종을 넘어, 토론을 빙자한 성폭력성 발언이 TV를 통해 여과없이 생중계되기도 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는 민주노동당 권영국 대선 후보에게 "여성의 성기"를 직접 언급하며 이와 관련한 성폭력 발언을 인용했고, 권 후보에게 이 표현이 "여성 혐오에 해당하느냐"고 물었다. 권 후보는 "질문의 취지를 잘 모르겠는데, 기준은 매우 엄격하다"며 이준석 후보가 부적절한 의도로 질문을 했다고 반박했다.

이준석 후보가 이날 토론에서 인용한 내용은 이재명 후보의 아들로 추정되는 인물이 과거 온라인에 특정 아이돌을 거론하면서 쓴 성폭력 발언이다. 

이준석 후보는 다시 이재명 후보를 향해 해당 발언이 여성혐오에 해당하는지에 대해 "동의하느냐"고 물었지만, 이재명 후보는 견해를 밝히는 대신 "시간을 충분히 주고 질문을 하시면 좋겠다"며 답변을 피했다.

권 후보는 토론회 직후 입장문을 내어 "토론회에서 나온 이준석 후보의 여성 성기 관련 발언은 너무나 충격적이었다"며 "토론을 누가 듣고 있는지 단 한 번이라도 생각했다면 할 수 없었을 발상"이라고 맹비난했다.

그는 "이준석 후보가 여성혐오 발언인지 물었던 그 발언은 분명한 여성혐오 발언"이라면서도 "상대 후보를 비방하겠다는 의도로 여성혐오 발언을 공중파 TV토론 자리에서 필터링 없이 인용한 이준석 후보 또한 여성혐오 발언을 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선대위 조승래 수석대변인도 이준석 후보를 향해 "결코 방송에서 입에 담을 수 없는 폭력적 표현으로 대선후보 TV토론을 기다려온 국민을 충격에 빠뜨렸다"며 "이준석 후보의 행태는 어떤 말로도 정당화 될 수 없다. 토론을 빙자한 끔찍한 언어 폭력에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맹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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