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모니터링을 통한 생산 설비 이상 탐지와 결함으로 인한 전구체 구형도의 변화. UNIST 제공국내 연구진이 리튬이온 배터리 양극재 생산 공정에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해 불량률을 낮추고 수율을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UNIST(울산과학기술원) 기계공학과 정임두 교수(인공지능대학원 겸직)팀은 NCM 전구체 불량률을 낮출 수 있는 공정 조건을 설계하고, 이를 실시간으로 제어하는 AI 기술을 개발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 유기성 수석팀과 공동으로 진행됐다.
NCM 전구체는 니켈(Ni), 코발트(Co), 망간(Mn)이 섞인 가루 형태 물질이다.
이를 고온에서 뭉쳐 전기차 배터리 양극재를 만든다.
전구체 입자의 니켈 함량이 높을수록 배터리 용량은 커진다. 하지만 니켈이 제대로 침전되지 않고 용액에 남거나 다시 빠져나오는 '용출'이 발생하기 쉽다.
용출은 입자 모양과 조성비가 들쭉날쭉해지는 불량으로 이어져 배터리 수명과 성능을 떨어뜨린다.
연구팀은 니켈 용출을 억제할 수 있도록 공정 조건을 최적화했다.
AI 기반 실시간 설비 이상 감지 기술을 함께 개발했다.
금속 이온이 녹아 있는 원료 용액을 휘젓는 속도, 산성도(pH), 암모니아 농도 등을 조절해 니켈은 입자 안쪽에, 코발트와 망간은 바깥쪽에 배치되도록 설계한 것.
니켈이 입자 내부에 자리 잡으면 용출 가능성이 낮아지고 구조적 안정성도 높아진다.
또 도메인 적응 AI 기술로 불량 탐지 성능을 대폭 끌어올렸다.
이번 연구에는 UNIST 기계공학과 서준영, 김태경 연구원이 제1저자로 참여했다.
사진 좌측부터 김태경 연구원, 정임두 교수, 서준영 연구원. UNIST 제공
연구팀은 "설비가 오래되거나 대량 생산이 지속되면 초기 최적 조건이 흔들릴 수 있는데 도메인 적응 AI는 이런 변화에 적응해 일관된 품질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다"라고 설명했다.
이 AI 기술을 산업용 11.5t급 반응기에 실증한 결과, 불량 배치(batch) 수는 기존의 15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AI 기반 이상 감지 정확도는 97.8%에 달했다. 또 이를 통해 연간 약 22억 원 규모의 원료와 생산 손실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됐다.
정임두 교수는 "이번 AI 기술은 실제 현장에 적용되어 안정적인 고품질의 생산을 유도할 수 있었다. 이는 이차전지뿐 아니라 화학, 기계, 반도체 등 대규모 제조 산업 전반에 응용이 가능하다"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소재 분야 세계적 학술지인 '인포맷(InfoMat)'에 지난 8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