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저장성 항저우에서 열린 로봇 격투기 대회. 웨이보 캡처중국에서 세계 최초 휴머노이드 로봇 마라톤 대회와 체육대회가 열린데 이어 이번에는 휴머노이드 로봇끼리 맞붙는 세계 첫 격투기 대회가 25일 열렸다.
중국 현지매체에 따르면 중국 저장성 항저우에서는 이날 관영 중국중앙(CC)TV 등이 소속된 국영 미디어회사 중국중앙방송총국(CMG)이 주최한 '세계 로봇 대회'가 열렸다.
이날 대회에는 중국의 대표 휴머노이드 로봇 제조업체인 유니트리가 생산한 G1 로봇 4대가 선수로 참여했다. 지난해 출시된 G1은 키 1.3ｍ 안팎에 체중이 35㎏ 정도이다.
각 로봇은 헤드기어와 글러브를 착용한채 주먹질과 발차기로 상대 로봇과 시합을 벌였다. 이들 로봇은 링 바깥에서 인간이 조종기로 행동을 제어했다.
CCTV와 중국 SNS 웨이보 등에 공개된 영상에 따르면 로봇들은 상대를 향해 능숙하게 주먹을 내지르는가 하면, 발차기와 무릎 공격을 한 뒤 다시 안정적으로 방어자세를 취했다.
인간 이종격투기 경기를 방불케하는 실력을 과시하기도 했지만, 방향을 잡지 못해 서로 허공에 대고 공격하거나 링 로프에 걸려 혼자 넘어지는 등 미숙한 움직임도 보였다.
중국 저장성 항저우에서 열린 로봇 격투기 대회. 웨이보 캡처유니트리 측은 로봇 조정 방식이 100% 인간의 조종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로봇 자체의 스마트 의사결정 등 여러 가지 알고리즘 모델을 통합한 것이라고 밝혔다.
예를 들어 조종기로 발차기 지시가 떨어지면 로봇의 인식 시스템이 신속하게 상대를 찾아 지도 데이터를 구축하고, 학습 데이터를 기반으로 동작을 완성하게 된다.
중국 과학기술부 국가과학기술전문가인 저우디 교수는 "격투에서 로봇은 신속하게 변화하는 환경에서 실시간으로 자세를 조정하고 상대방의 의도를 예측·판단하기를 요구받는다"면서 "이런 능력은 산업 로봇의 장애물 회피나 구조 로봇의 돌발 상황 대응 등 시나리오에 적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