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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슨황이 찍은 대만, 'AI허브' 급부상…韓, 메모리 하청국 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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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젠슨황이 찍은 대만, 'AI허브' 급부상…韓, 메모리 하청국 될라

    엔비디아 젠슨황, 대만에 AI팩토리 건립 계획 선언
    韓, HBM 외 경쟁력 떨어져…"AI 패권전쟁서 밀릴 우려"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연합뉴스젠슨 황 엔비디아 CEO. 연합뉴스
    엔비디아 젠슨황 CEO(최고경영자)가 대만에 'AI(인공지능) 허브'로 만들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하면서 한국이 AI생태계 변방으로 밀려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젠슨황 "TSMC와 함께 대만에 첫 대형 AI슈퍼컴 구축"

    20일 대만에서 개막한 아시아 최대 IT박람회 '컴퓨텍스 2025'를 하루 앞두고 기조연설에 나선 젠슨황 CEO는 "폭스콘과 대만 정부, TSMC와 함께 대만의 AI 인프라와 AI 생태계를 위해 첫 번째 대형 AI 슈퍼컴퓨터를 건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황 CEO는 대만 수도인 타이베이 북부에 '엔비디아 콘스털레이션'(별자리)이라는 이름으로 신사옥을 짓고 AI 반도체 설계와 로보틱스·양자 컴퓨팅 같은 핵심 기술을 개발하는 연구소도 설치할 예정이라고 했다.

    그동안 대만은 세계 1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TSMC와 세계 1위 AI서버 제조사인 폭스콘, 세계 1위 AP(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 제조사 미디어텍 등 글로벌 ICT 산업의 생산기지 역할을 해왔다.

    이런 가운데 AI 반도체 기술 주도권을 바탕으로 글로벌 AI 산업을 선도하고 있는 엔비디아가 AI생태계 허브로 대만을 선택하면서 AI패권전쟁에서 대만이 경쟁국과 비교해 우위를 점하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산업연구원 김양팽 전문연구위원은 "지금까지 대만이 TSMC를 중심으로 구축된 시스템반도체 산업에서 주도권을 쥐고 있었는데 새롭게 등장하는 AI 분야에서도 대만의 위상이 더 올라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만의 AI·반도체 산업 위상 더 올라갈 것"…"우리가 걱정"

    엔비디아가 AI생태계 핵심파트너로 대만을 택하면서 반도체 및 AI 공급망에서 한국이 소외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시장분석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글로벌 반도체 매출 중 메모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25.2%, 시스템 반도체의 비중은 74.8%에 달하는데 AI 반도체에 필수적인 HBM(고대역폭메모리) 등 첨단 메모리 반도체를 빼면 AI 반도체 시장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하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올해 1월 발표한 'AI 시대 팹리스 등 시스템반도체 성장 전략'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기준 글로벌 시스템반도체 시장에서 한국의 점유율은 2.3%, 대만은 7.7%로 집계됐다. 오는 2027년 한국의 점유율이 1.6%로 하락하는 반면, 대만의 점유율은 8.1%로 올라 격차는 더 커질 전망이다.

    상명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이종환 교수는 "AI 반도체 생태계가 커질수록 우리가 강점을 갖고 있는 HBM에 대한 수요는 커질 것"이라고 전망하면서도 "글로벌 시스템반도체의 무게 중심이 대만으로 완전히 넘어갈 가능성도 있다"고 예상했다.

    업계 일각에선 국내 기업이 빅테크에 HBM만 공급하는 하청국가로 전락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엔비디아 로고. 연합뉴스엔비디아 로고. 연합뉴스
    엔비디아와 TSMC의 동맹이 강화되면서 특히 한국 파운드리 입지는 더 줄어들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종환 교수는 "삼성 파운드리는 TSMC의 물량을 빼앗아 와야하는데 엔비디아와 TSMC의 관계는 더 끈끈해졌고, 대만의 AI생태계가 강화되면서 더욱 어려운 상황이 됐다"며 "올해와 내년, 격차를 줄이지 못한다면 이후 상황은 더 힘들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계에선 개별 기업차원의 노력도 필요하지만 대만처럼 AI생태계 구축을 위한 정부 차원의 지원도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엔비디아가 대만에 주목한건 CEO와 대만간 특수관계도 있지만 대만 정부의 지지하에 탄탄하게 구축된 반도체 생태계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국내 반도체 산업 지원 정책의 기저에는 '잘 하고 있고 앞으로도 잘 하겠지'라는 막연한 기대감이 있는 것 같은데 범정부차원의 지원 움직임 없이 AI 패권전쟁에서 살아남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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