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동당 권영국 후보 선대위가 12일 출근길 선전전을 하는 모습. 연합뉴스민주노동당 권영국 대선 후보가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12일 서울 구로디지털단지를 찾았다. 시위 현장에서 노동자를 변호해와 '거리의 변호사'라고 불리는 권 후보는, 과거 '노동운동의 성지'로 여겨진 이 곳에서 이번 대선을 노동자 정치가 살아나는 계기로 만들어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권 후보는 이날 아침 첫 유세를 서울 구로디지털단지역 인근에서 시작하고, 출근길에 오른 노동자들과 만나 인사를 나눴다.
민주노동당 관계자는 "구로디지털단지는 진보정당의 출발점으로 여겨지는 구로동맹파업의 구로공단이 탈바꿈한 장소이고, 현재 민주노동당 당사가 위치한 곳이기도 하다"며 "출근하는 노동자 약 15만명이 대부분 중소기업 종사자들"이라고 설명했다.
권 후보는 이후 인근에 위치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서울본부에서 간담회를 열었다.
그는 "복지국가는 절대 보수정당이 만들어주지 않는다"며 "이번 대선은 '권영국의 승리'를 주장하는 선거가 아니라 '우리의 목소리를 내기 위한 선거'"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에 5%라도 확실히 만들어내자"며 "그러면 민주당이 이렇게 우리에게 무관심할 수 없다, (우리에게) 뭔가 제안해야 한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구체적인 공약도 나왔다. 그는 "법 밖에 있는 플랫폼 노동자, 프리랜서들이 비정규직 노동자 숫자를 뛰어넘고 있다"며 "저는 이 사람들에게 4대보험이 적용될 수 있도록 줄기차게 이야기해서 국민들에게 일상의 반향을 일으키겠다"고 약속했다.
권 후보는 이날 원외 진보정당들이 같은 자리에 모인 것에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그는 "우리 사회가 기득권 카르텔로 굉장히 단단한 체제를 갖고 있다"며 "이게 깨지려면 우리가 단결된 힘을 발휘해야 한다"고 했다.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은 민주노총 서울본부 김진억 본부장은 "노동당, 녹색당, 정의당과 노동조합이 힘을 모았다"며 "새롭게 진보 정치를 시작하는 시작점으로 만들자"고 했다. 그는 "지방선거도 진보 세력과 공동 대응할 것이고, 총선도 그렇게 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민주노총 간부들은 권 후보에게 요구사항을 전달했다. 공공운수노조 서울시사회서비스원지부 오대희 지부장은 "외국인 가사도우미와 AI(인공지능) 기술 도입으로 돌봄의 공공성과 노동성이 무너졌다"며 "돌봄노동의 보완과 강화를 권영국 후보님께 기대하겠다"고 말했다.
전국민주일반노동조합 권도훈 청년위원은 전세 사기 피해자, 폭언과 성희롱으로 정신과를 다니는 콜센터 노동자, 어렵게 취업한 직장에서 정리해고 당한 노동자의 일화를 소개하며 "권 후보께서 청년들이 일한 만큼 대우받는 세상을 만들어주실 거라 믿는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