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8일 경기도 이천시 SK하이닉스를 방문해 간담회장으로 이동하며 손을 들어보이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선거대책위원회는 친노, 친문, 비명은 물론 보수까지 끌어안은 '통합형'으로 구성될 전망이다. '빅텐트'에 맞서는 '용광로 선대위'다. 이념과 계파는 뒤로 한 채 정치권 인사들을 두루 기용해 외연을 확장하는 데 방점을 찍었다.
민주당은 30일 선대위 공식 출범식을 연다. 당연직으로 합류하는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 겸 대표 직무대행 이외 외부 인물을 영입해 '사령탑 진용'을 짰다.
총괄선대위원장단에는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에 이어 노무현 정부 초대 법무부 장관을 지낸 강금실 전 장관, 문재인 정부 출신 정은경 전 질병관리청장도 합류하기로 했다. 이재명 후보와 경선을 치렀던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김부겸 전 국무총리도 총괄선대위원장을 맡는다.
이전 정부를 상징할 수 있는 인물과 계파 상징 인물까지 두루 끌어 안겠다는 취지다.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은 노무현 정부의 검찰개혁 시도를 상징하는 인물 중 한 명으로, 지난 대선 당시 이 후보의 후원회장을 맡기도 했다. 정은경 전 질병관리청장은 2020년 코로나19 국내 유행이 시작되자 2년여 동안 매일 브리핑을 하며 방역 정책을 총지휘했던 인사다.
이 후보 경선 캠프에 참여했던 한 의원은 "정 전 청장의 경우 국민들이 고통스러울 때 헌신했던 대표적 인사로서, 분열된 국민을 통합해내고 헌신적으로 섬기겠다는 이미지일 것"이라며 "강 전 장관은 (검찰)개혁 의지를 상징하는 인사로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친유승민계 권오을 전 의원도 이 후보 지지 선언을 하며 민주당에 입당했고, 민주당 출신이지만 범보수 진영에서 활동하는 문병호 전 의원도 영입 제안을 받고 고심 중이다. 문 전 의원은 "이 후보가 1987년 체제의 마지막 대통령으로서 여러 가지 구(舊) 체제를 바꾸는 역할을 했으면 하는 것이 바람"이라며 "이 후보의 의지가 얼마나 충분한지를 고민하고 있다. 이번 주 안에는 결정을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보수 인사들의 선대위 합류는 단순한 '상징성' 이상의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지난 2월 이 후보가 대표 재임 시절 민주당의 정체성을 '중도 보수'로 정의한 뒤 당 내외에서 숱한 논란이 있었는데, 실제로 보수층에서 의미 있는 호응이 나온 셈이기 때문이다.
'비명횡사' 논란이 일었을 만큼 당 내 주도권을 잃었던 '비명계'도 대거 합류한다. 우상호·박용진 전 의원도 이 후보의 제안을 받고 합류 의사를 밝혔고, 일정 수준 이 후보를 비판하며 당내 대권 주자로 꼽히던 김부겸 전 총리와 김경수 전 지사도 합류를 확정지었다.
민주당내 '계파 갈등'에 대한 비판적 시선을 받고 있는 이 후보로선 비명계부터 전 정권 인사들, 보수 진영까지도 아우르는 '통 큰 이미지'를 얻을 수 있는 기회다.
아울러 문화 영역 강화를 위해 선대위 내에 대선후보 직속 기구로 'K문화강국위원회'를 설치하고, 위원장에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을 내정했다. 앞서 이 후보는 지난 10일 대선 출마 선언 때부터 문화강국을 골자로 한 'K-이니셔티브' 비전을 내세운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