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들이 지난 20일 울산시 울주군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영남권 합동연설회'에서 당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레이스가 후반부로 접어든 가운데 민주당의 심장인 호남권 경선을 앞두고 3명의 후보가 일제히 호남행에 나서며 호남 표심 공략에 뛰어들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선출하는 순회 경선이 반환점을 돈 속에 90%(89.56%)가까운 누적 득표율로 독주 체제를 굳히고 있는 이재명 후보가 오는 24일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호남을 방문하며 호남에서도 압도적 지지를 해 달라고 호소할 계획이다.
이 후보는 24일 오전 전북에 이어 오후에는 5·18민주화운동의 상징적 장소인 전일 빌딩을 찾아 5·18 정신의 헌법전문 수록을 약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25일에는 전남 나주 산포면에 있는 전남도 농업 기술원을 방문해 '미래농업 전초기지 호남의 농업과학기술 진흥을 위한 간담회'를 열고 농업·농촌 공약 등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특히 10조 원 규모의 국가 AI 컴퓨팅센터 광주 설립 등 'AI 대표 도시 광주 조성'을 위한 주요 사업을 광주 공약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이번 호남 방문에서 AI 관련 구체적 공약이 제시될지 주목된다.
누적 득표율(5.27%) 2위를 달리는 김동연 후보는 21일 세 후보 중 가장 먼저 호남 공약을 발표하고 호남 표심 공략에 공을 기울였다. 김 후보는 호남 공약으로 △5·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 △호남권 광역 교통망 확충, △전남권 국립 의대 신설 등 호남권 공공의료 인프라 확충 그리고 △2036년 전주 하계 올림픽 유치 적극 지원 등을 제시했다. 김 후보는 23일부터 2박 3일 동안 호남 지역을 돌며 당원들도 만나 지지를 요청할 계획이다.
누적 득표율 3위(5.17%)에 머무는 김경수 예비 후보는 22일 오전 전북에 이어 오후에는 광주 양동시장을 방문해 호남 민심을 청취한 후 더불어민주당 광주시당 대회의실에서 광주전남 당원과의 간담회를 개최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김 후보는 이 자리에서 부인의 고향이 전남 신안으로 '호남 사위'임을 강조하면서 "호남권 등 전국을 5개 권역별 메가시티(초광역) 지방 시대 시대를 열어 지방이 중앙 정부에 예산을 얻기 위해 구걸하지 말고, 자율 예산을 쓰도록 하겠다"라고 공약했다. 김 후보는 이를 통해 "호남권 메가시티에 연간 3조에서 5조 원의 예산을 지원하면 광주 군 공항 이전과 광주의 인공지능, AI 사업 추진 등 광주전남에 얽혀 있는 현안도 풀릴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미 지난 두 차례의 더불어민주당 대표 경선에서 이재명 후보가 호남에서 압도적 득표를 한 데다 지난 총선을 통해 광주전남·북 국회의원 전원이 친명이어서 호남 경선에서도 이재명 후보의 '독주'가 이어져 구대명(90% 최종 득표율로 대선 후보는 이재명) 굳히기에 들어갈 것으로 지역 정치권은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최근 실시된 전남 담양군수 재선거에서 이 후보의 지원 유세에도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조국혁신당 후보에게 패하는 이변이 일어났고 비주류였던 고 노무현 대선 후보에 대해 호남 유권자들이 전략적 선택을 했던 전례도 있어 이 후보의 독주를 낙관할 수만은 없다는 분석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더불어민주당의 본산인 광주에서 열리는 대선 후보 호남 경선에서 이재명 후보가 독주 체제를 이어가며 구대명을 확실히 굳힐지, 아니면 이번에도 호남에서 고 노무현 후보 때처럼 호남 표심이 전략적 선택을 통해 김동연·김경수 후보가 약진하며 추격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지 투표 결과가 주목된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호남권 대선 후보 경선 권리당원 및 전국 대의원 투표는 23일에서 26일까지 실시하고, 합동연설회는 마지막 날인 26일 오후 3시, 김대중컨벤션센터 1층 다목적홀에서 진행할 예정이다.
권리당원 투표는 온라인과 ARS 방식으로 진행되며, 온라인 투표는 23일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 26일 토요일 오전 9시부터 연설회 종료 후 30분까지 진행된다. ARS 투표는 24일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진행되며, 3번 걸려 오는 전화를 받아 참여할 수 있다. 25일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2번 걸려 오는 전화로 투표할 수 있으며, 같은 날 오후 3시부터 오후 6시까지는 권리당원이 직접 전화를 걸어 투표에 참여할 수 있다.
전국 대의원은 26일 호남권역 합동연설회 당일인 오후 3시에 투표가 진행된다.
당원이 아닌 일반 국민의 경우 21일부터 27일 사이 이틀에 걸쳐 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최종 후보는 권리당원 투표 50%와 일반 국민투표 50%를 반영하며, 권역별 경선 투표 결과와 일반 국민투표 결과를 합산해 마지막 경선일인 27일 수도권 대회에서 확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