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의 한 주거시설 공사 현장. 김수진 기자광주·전남지역에서 매년 수천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중견기업 건설사들이 지역사회에 공헌하는 기부금 기부에는 인색한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등록된 광주와 전남지역을 기반으로 한 건설사들의 감사보고서 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매출액 1천억원 이상 건설사 상당수가 기부금이 줄거나 미미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 말 기준 매출액 4332억원인 중흥건설은 재무제표 상 2023년 기부금이 2022년 7억6326만원에서 1억2650만원으로 6분의 1 토막으로 크게 줄었다.
같은 기간 매출액 3944억원인 우미개발은 기부금이 2022년 81억4614만원에서 2023년 1150만원으로 크게 줄었고, 매출액이 1214억원인 보광종합건설은 기부금이 2022년 850만원에서 2023년 1747만원으로 2배 늘었지만 미미했다.
재무제표 상 기부금이 1천만원도 안되는 건설사도 있었다.
매출액 3568억인 모아주택산업은 기부금이 2022년 150만원, 2023년 0원이었고, 매출액 2463억인 유탑건설은 기부금이 2022년 5만원, 2023년 0원이었다. 매출액 2191억원인 대성건설은 기부금이 2022년과 2023년 각각 793만원과 667만원에 그쳤다.
기부금이 크게 늘어난 건설사도 있다. 매출액 13조7702억원인 중흥토건은 2022년 18억2008만원이던 기부금이 2023년 152억8627만원으로 대폭 늘었다. 중흥토건의 2023년 기부금이 대폭 늘어난 것은 기부체납이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법상 기부금에는 아파트나 오피스텔 건설 과정에서 나온 개발이익을 나누기 위해 도로나 건물을 무상으로 지어주는 '기부체납'도 포함돼 있다.
중견 건설업체의 이익에 비해 기부금이 줄거나 미미한 것은 건설업 불황을 넘어 사회공헌에 대한 경영진의 인식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광주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오주섭 사무처장은 "지역을 기반으로 기업활동을 영위하는 건설사들은 ESG경영이나 사회공헌 활동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면서 "건설 경기 불황도 원인이겠지만 기부 규모가 극히 저조하거나 미미한 것은 회사 내 경영진의 사회공헌 인식이 부족한 것"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