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출소에 자수하러 온 A씨. 서귀포경찰서 제공제주의 한 대형호텔에서 벌어진 강도살인 사건 중국인 일당이 검찰 수사를 받는다.
5일 제주서부경찰서는 강도살인 혐의로 구속된 30대 중국인 여성 A씨 등 3명을 검찰에 송치했다. 불구속 상태로 수사 받던 중국인 60대 남성 1명은 혐의점이 없다고 보고 불송치 했다.
A씨는 지난달 24일 오후 2시 40분쯤 제주시 한 호텔 자신의 객실에서 중국인 30대 남성 B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다. A씨는 중국 돈을 한국 돈으로 환전해 달라며 B씨를 불러냈다.
불과 20분여 사이 A씨는 B씨가 가지고 온 현금 7500만 원과 900만 원 상당의 카지노 칩이 담긴 종이가방을 자신의 객실 문 앞에 뒀다. 이후 공범 2명이 돈 가방을 찾아들고 달아났다.
경찰은 환전 거래를 빙자한 강도살인 계획범행으로 결론 내렸다. 평소 빚에 시달리던 A씨가 환전 거래를 빌미로 피해자를 유인한 뒤 미리 준비한 흉기로 살해하고 돈을 빼앗았다는 것이다.
압수한 현금. 제주서부경찰서 제공
특히 경찰이 객실 혈흔을 분석한 결과 A씨가 먼저 테이블 방에서 B씨를 흉기로 찌른 뒤 객실 입구로 달아나는 B씨를 쫓아가 추가로 찌른 뒤 방으로 끌고가 살해한 것으로 보인다.
시신 부검 결과 B씨 사망 원인은 피를 많이 흘려 숨진 것으로 나왔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객실에 도착했을 때 B씨는 목과 몸통에 10여 차례 흉기에 찔려 숨진 채로 발견됐다.
A씨는 조사에서 "환전 과정에서 B씨와 다투다 우발적으로 살해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경찰은 흉기를 미리 준비한 점, 사건 현장 모습, 범행 경위 등을 고려해 계획범행으로 판단했다.
앞서 사건 당일 오후 5시 10분쯤 B씨 지인이 "B씨가 연락 두절됐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 신고 5분 뒤 A씨가 서귀포시 성산읍 성산파출소에 찾아가서 자수해 경찰에 긴급체포됐다. 이후 1시간 만에 경찰은 신속하게 나머지 공범 2명을 제주국제공항 출국장에서 붙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