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관규 시장이 3·1절 기념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순천시 제공순천시장이 3·1절 기념식에서 지역구 국회의원을 '패싱'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장경원 순천시의원은 1일 페이스북에서 "낙안 3·1절 기념식을 통해 노관규 시장이 분열보다는 통합된 정신으로 순천의 미래를 함께 열어가자고 기념사를 했지만, 무엇보다 아쉬운 것은 순천을 위해 헌신하는 국회의원이 참석했음에도 시민들에게 인사말 한마디 전할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았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장 의원은 "노 시장이 진정한 통합을 말한다면 국민의 대표를 의도적으로 배제하는 이런 행태는 있을 수 없다"며 "순천의 미래를 위한다면, 진정한 통합을 원한다면, 이런 편파적인 의전은 즉각 중단돼야 하고 정치적 배제가 이뤄진 이번 행사 진행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며 즉각적 사과와 재발 방지대책을 요구했다.
장 의원의 날선 비판이 나오자 패싱 당사자인 더불어민주당 김문수 의원(순천광양구례곡성 갑)도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라고 호응했다.
노 시장만 기념사를 하면서 기념사를 하지 못한 김 의원은 지역 유튜브 언론매체를 통해 별도로 간략한 기념사 형태의 언급을 했다.
그러나 김 의원 패싱에 대한 반발은 계속됐다.
김문수 의원과 강형구 순천시의회 의장, 군 지휘관(우측부터)이 3·1절 기념식에서 태극기를 들고 있다. 김문수 의원 제공순천 출신 박홍근 민주당 의원(4선·서울 중랑구 을)도 "3·1절같은 행사에서 지역구 국회의원 인사를 의도적으로 빼다니 정말 놀랄 일"이라며 "감정에 치우친 속좁은 행위는 결국 주민의 화합을 깨서 지역발전을 저해하고 국회의원을 선출한 유권자들을 부정하는 것으로, 이런 분열적 횡포 앞에서도 우리 순천시민들은 그냥 지켜만 보고 계신 건가요?"라고 가세했다.
김진남 전라남도 의원도 "시장이 국회의원이라면, 이같은 배제를 당했다면 가만히 계셨을까요? 통합을 말하시는 입술과 분열을 행하는 모습은 이해가 되질 않는다"라고 '역지사지'를 거론했다.
시민들도 "노 시장이 지금까지 서갑원 전 의원·소병철 전 의원에 이어 김문수 의원까지, 제대로 화합하는 모습을 못봤다"거나 "시민이 뽑은 국회의원을 무시하는것은 시민을 무시하는 처사로, 시의원들이 견제해 바로잡아달라"고 당부했다.
반면 노 시장은 사실과 다른 부분이라며 적극적으로 해명하고 나섰다.
노 시장은 "여수·광양도 시장 기념사만 있었고 지금까지 그래왔었다고 들었다"며 "행사 성격이 기념식이라서 시장만 기념사를 한 것으로, 시장 기념사만 있고 국회의원은 없다고 사전에 국회의원 측에 알려드린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도의원들이 내년 선거 공천을 위해 국회의원에게 목을 메는 처지는 알지만 이렇게 반발하는 것 자체가 국회의원에게 도움이 되는지 생각해보면 좋겠다"고 전했다.
여수·목포 기념식에는 국회의원이 참석했지만 순천과 마찬가지로 기념사를 하지 않았고 광양은 국회의원이 참석하지 않았다.
순천의 경우 과거 이정현·소병철 전 국회의원도 3·1절 기념식에 참석은 했으나 별도의 기념사는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박홍근 국회의원이 지역구인 서울 중랑구 3·1절 기념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박홍근 의원 제공노 시장의 이같은 설명에도 민주당 순천지역위원회 관계자들은 "서울 등 다른지역 국회의원은 그 지역 3·1절 기념행사에서 기념사를 했는데 순천시는 왜 노 시장만 하고 김 의원은 제외했느냐"며 개탄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3·1절 기념식을 주최한 순천시도 노 시장의 입장과 맥을 같이했다.
순천시는 "처음에 국회의원 측에서 서울 행사가 있어 참석하지 못한다고 했다가 나중에 참석한다고 바꿨으며 기념식에 시장만 기념사가 있다고 미리 국회의원 측에 양해를 구했는데도 행사 직후 반발하는 것 같다"며 "기념식 식순은 주최측인 순천시와 주관측인 낙안애국지사유족회가 함께 정하는데 순천시가 주도적으로 준비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