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시 제공경기 여주시가 갑질 및 비리를 근절하기 위해 만든 공무원 익명 게시판을 돌연 폐쇄해 논란이 일고 있다.
여주시측은 무분별한 게시글로 인한 2차 피해를 막기 위해 운영을 종료했다고 해명했지만,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잇따라 제기되고 있는 내부 고발을 막기 위한 조치라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여주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3일 새올 행정시스템 내 '익명의 소리'를 폐쇄했다.
해당 게시판은 2021년 투명한 공직사회를 구현하기 위해 시와 전국공무원노조 여주지부가 함께 만들었다. 공개 석상에서 말하기 어려운 비리·갑질·불만 사항을 자유롭게 이야기하고 토론하는 창구로 이용돼 왔다.
해당 게시판에는 지난해 체육행사 도중 한 간부 공무원이 부하 직원들에게 억지로 술을 먹이고 노래를 부르게 시켰다는 익명글이 올라왔으며, 최근에는 음주운전 전력이 있는 공무원이 승진하자 이를 비판하는 글이 다수 올라오기도 했다.
논란이 일자 시는 공무원 노조의 반대에도 익명 게시판을 폐쇄했다.
시 관계자는 폐쇄 이유에 대해 "일반 공무원 뿐 아니라 계약직 및 기간제도 게시판에 접근 할 수 있다보니 확인되지 않은 무분별한 글이 올라오곤 했다"며 "이로 인해 특정 직원 및 부서가 어려움을 겪고 있어 부득이하게 폐쇄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공무원들은 부정적인 내용이 외부로 새어나가는 걸 막기 위한 조치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실제 해당 게시판은 공무원만 접근할 수 있지만, 일부 내용이 외부로 유출돼 언론에 보도되기도 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공무원은 "일부 직원들의 비위 행위와 갑질이 언론에 보도되자 부랴부랴 게시판을 폐지한 것"이라며 "치부를 감추기 위해 직원들의 입과 귀를 막으려 한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부정적인 내용이 외부로 새어나가는 것은 막기 위한 것이 아니라 단순 피해를 막기 위함이다"라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