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10일 전봉수씨가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정진원 기자대구시립희망원 거주자의 절반 이상이 10년 이상 가족과 단절됐다며 시민단체가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19일 우리복지시민연합에 따르면 대구시립희망원 시설에서 지내며 10년 이상 가족과 연락이 닿지 않는 거주자 수는 총 283명으로 전체의 54%에 달한다.
시설별로 희망마을(노숙인 재활시설) 217명, 보석마을(노숙인 요양시설) 43명, 아름마을(정신요양시설) 23명이다.
우리복지시민연합은 대구시립희망원에 24년 동안 강제수용됐다가 가족을 찾은 전봉수(67·남)씨를 사례로 들며 희망원 거주자의 신원과 가족을 찾기 위한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단체는 대구시립희망원을 운영하는 대구행복진흥사회서비스원이 거주자 심층 상담을 통해 헤어진 가족을 찾을 수 있게 도와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의 조사 결과 전봉수씨는 1998년 충남 천안역에서 신원미상의 승려에 의해 납치돼 대구시립희망원에 강제수용됐고, 20여 년간 종이가방을 만드는 등 강제노역을 했다.
2022년 대구시립희망원에서 인권침해 논란이 불거지자 대구시는 자진 퇴소 희망자를 받았고, 같은해 7월 퇴소한 전씨는 대구 지역 장애인단체가 운영하는 자립주택에서 생활하다가 한 사회복지사를 통해 24년 만에 가족을 상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