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민 기자정부 조사 결과 우리나라 중고등학생의 경제에 대한 이해 수준이 50점을 겨우 넘기는 수준에 그쳐 초등학생들보다 10점 가량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획재정부가 19일 발표한 '2024년 초·중·고 학생 경제이해력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경제이해력 평균 점수는 초등학생(6학년)은 61.5점, 중학생(3학년)은 51.9점, 고등학생(2학년)은 51.7점이었다.
해당 조사는 2020년부터 2년마다 실시해왔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8월~10월 초·중·고학생 각 5천여명씩 총 1만 5천여 명과 초·중·고 교사 각 250명씩 총 750명을 대상으로 ㈜한국갤럽조사연구소가 수행·실시했다.
2022년 조사와 비교하면 초·중·고 학생 모두 점수가 하락했지만(초 -3.9, 중 -6.3, 고 -5.0) 2020년 결과와 비교하면 소폭 상승(초+3.4, 중+2.1, 고±0))했다. 다만 기재부는 2022년 조사는 종이 설문조사를 실시했는데, 지난해에는 태블릿을 통한 조사 비율(78%)이 높아 비교적 응답 성실도가 떨어진 변수도 작동했을 것으로 봤다.
지역별로는 서울, 대구, 세종 등 특별시·광역시의 평균점수가 광역도보다 대체로 높았다.
초등학생의 경우 대구(68.6), 세종(66.9), 서울(64.9), 대전(64.6), 부산(64.0)에서, 중학생은 세종(60.7), 경북(56.6), 대구(55.4), 서울(55.2), 경남(54.6)에서, 고등학생은 부산(57.1), 울산(55.9), 세종(55.7), 대구(54.7), 경기(53.9)에서 비교적 이해력 점수가 높았다.
반면 초등학생은 충북(57.5), 제주(56.4), 광주(55.6), 충남(55.0), 강원(54.0)이, 중학생은 경기(49.6), 충북(48.2), 전남(48.2), 강원(45.6), 전북(44.4)이, 고등학생은 인천(48.5), 경북(47.7), 전북(46.3), 충남(45.7), 충북(42.0)이 점수가 낮았다.
고등학생의 경우 특목고 56.9점, 일반고 52.7점, 특성화고 42.2점으로 고등학교 유형 간의 격차도 뚜렷하게 나타났다. 성별로는 중학생은 여학생 점수가 남학생 대비 높았지만, 초등학생·고등학생에서는 성별 간 유의미한 점수 차이는 없었다.
중학생(왼쪽)과 고등학생(오른쪽)의 문항별 정답률. 기획재정부 제공문항별로는 합리적 선택, 전자상거래, 투자 등 실생활 관련 문항의 정답률은 높았지만, 물가, 수요·공급, 기회비용 등 경제의 기본개념·원리에 관한 정답률은 낮았다.
경제교육 실태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초·중학생은 주로 학교 수업을 통해 경제지식을 취득하고 고등학생은 주로 TV·소셜미디어를 활용했다.
교육 방식에 있어서는 초·중·고 학생 모두 강의식 교육보다 체험활동, 현장 견학 등 체험형 교육을 선호했고, 교육 주제로는 경제 기본원리와 금융상품에 대한 수요가 높았다.
한편 교사 입장에서는 경제 수업을 진행할 때 어려움을 느꼈다는 응답 비율이 60~70%에 달했는데, 주로 자료수집 및 교수법의 어려움, 경제 이해도 부족 등을 꼽았다. 또 교사 대부분이 경제교육시간이 부족하다고 평가(초 67.1%, 중51.2%, 고65.7%)했다.
특히 교사들의 최근 3년간 경제 관련 직무연수를 이수하지 않은 비율이 초등교사 72.9%, 중등교사 61%, 고등교사 52.4%에 달했다.
이에 대해 기재부는 초·중·고 학생의 경제교육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초등학생을 대상으로는 늘봄학교를 통해 올해 1만 명을 목표로 경제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또 학생들 수요가 높은 주제를 중심으로 중등 자유학기제 경제활동과 고등학교 신규 경제 과목도 확대 개설한다.
학생들이 가장 선호하는 체험식 경제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태안 경제재정 교육원을 활용한 '경제 캠프'를 신규 운영할 예정이다.
교사 양성, 경제교육 플랫폼 강화 등 경제교육 기반도 강화해서 원격 연수 프로그램을 새롭게 개발하는 한편, 우수 수업사례 대면 연수 제공을 통해 교사들의 직무연수 기회를 확대하고 최신 경제 흐름을 전달할 계획이다.
또 교사들로 구성된 경제수업연구회 지원을 통해 현장중심의 다양한 교수법을 개발‧확산하고, 경제교육 플랫폼인 '경제배움e+'와 유튜브· SNS 등 뉴미디어를 통해 학생들이 경제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콘텐츠를 공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