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서울 종로구 안국역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는 1인 시위를 진행하고 있는 한 남성이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을 겨냥한 문구가 적힌 포스터를 목에 걸고 있다. 주보배 기자내란수괴 혐의로 구속기소된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탄핵 심판이 열리는 헌법재판소(헌재) 앞에서 탄핵 반대 집회를 이어가는 가운데 현장에선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에 대한 공격적 발언이 쏟아지고 있다.
자유통일당 등은 18일 오후 1시부터 서울 종로구 안국역 5번 출구 앞에서 탄핵 반대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윤 대통령 지지자 수백 명은 '사기 탄핵 완전 무효', '문형배 사퇴하라', '헌재 해산'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일부 지지자는 문 권한대행을 겨냥해 '문형배 사형'과 같은 과격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지지자들이 든 손팻말에서도 '정치판사 인민 헌법재판소, 국민이 심판한다', '문형배 탄핵', '음란 수괴 OUT', '포르노 판사 문형배' 등 헌재를 겨냥한 문구가 보였다. 일부 지지자들은 집회 신고가 이뤄진 장소인 안국역 5번 출구를 벗어나 헌재 바로 맞은편 인도에서 경찰에게 "왜 나를 막느냐"고 항의하며 욕설을 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한 여성 지지자는 "행배(형배)야, 집에 가서 야동이나 봐라"라고 소리쳤다.
18일 오전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이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자택으로 알려진 서울 종로구의 한 아파트 단지 입구에서 출근길 집회를 하고 있다. 류영주 기자헌재 맞은편에서 손팻말을 들고 서 있던 20대 남성 김모씨는 "헌법재판관들이 너무 좌편향 돼 있고, 물론 아직 사실로 확인되진 않았지만 이진 헌법재판소 공보관은 중국인이라는 얘기도 있다"며 "법관으로서의 자질이 부족한 헌법재판관들을 규탄하기 위해 아침 11시부터 헌재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집회에 참여한 60대 여성 박모씨는 "대통령 재판하는 게 아니라 일할 시간에 동영상이나 보고 나체 사진이나 보는 사람이 재판을 해서 되겠느냐"며 "양심이 있으면 사퇴해야 한다"고 말했다. 70대 여성 장모씨 역시 "헌재는 없어져야 한다.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지지자들은 문 직무대행이 고교 동창이 모인 인터넷 카페에서 음란물이 공유되는 것을 묵인했다는 취지로 비난했다. 해당 의혹은 음란 게시물에 문 권한대행이 댓글을 남긴 이미지가 확산되면서 커졌고, 국민의힘도 이를 근거로 비판 논평을 냈지만 해당 이미지는 조작된 것으로 나타나 뒤늦게 사과했다.
탄핵심판이 막바지에 이를수록 문 권한대행을 비롯한 헌법재판관들을 겨냥한 윤 대통령의 지지자들의 움직임이 격화되고 있다. 최근엔 탄핵을 반대하는 시민단체 '부정선거부패방지대'가 문 권한대행 자택 앞에서 지난 16일부터 오는 3월 12일까지 약 한 달간 집회를 신고했다. 이들은 이날 오전에도 서울 종로구에 있는 한 아파트 단지에서 "문 권한대행이 출퇴근길에 보기를 바란다"며 손팻말을 흔들었다.
헌재 홈페이지 '자유게시판'과 '질문과 답변' 등 온라인 게시판에는 지난 16일부터 사흘간 헌법재판관, 공보관 등에 대한 비방글이 최소 660여 건 게시되기도 했다.
한편 이날 헌재 탄핵심판 9차 변론에 참석 예정이었던 윤 대통령은 낮 12시 2분쯤 헌재에 도착했으나 다시 서울구치소로 돌아갔다. 윤 대통령 법률 대리를 맡은 윤갑근 변호사는 언론 공지를 통해 "대통령께서는 오늘 출석하시기 위해 나오셨으나 대리인단과 회의를 통해 오늘 진행할 절차와 내용은 지금까지 진행된 상황을 정리해서 양측 대리인단이 의견을 설명하는 날이라는 것을 확인했다"며 "대통령이 직접 의견을 발표할 것은 없으며 대리인단에 일임하는 것이 좋겠다는 판단으로 원할한 재판진행을 위해 구치소로 복귀하셨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