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경기도지사. 윤창원 기자대권 잠룡인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12·3 내란 사태에 따른 위기 극복 메시지를 내면서 잇따라 '문재인 전 대통령'을 소환했다.
10일 김 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 글에서 "가장 큰 책임을 말씀하신 문재인 대통령님의 고백에 문재인 정부의 초대 경제부총리로서 마음이 아팠다"고 밝혔다.
이날 문 전 대통령이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윤석열 정권 탄생 배경과 국가적 위기 상황에 대한 반성과 비판 의견을 낸 데 대한 소회다.
해당 기사 내용과 관련해 김 지사는 "포용과 확장을 강조하신 (문 전) 대통령님의 절박함이 전해진다"며 "민주당의 포용과 확장이야말로 정권교체를 넘어 새로운 시대를 여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어 "이제 네 탓 내 탓 소모적 공방은 하지 말자"며 "응원봉처럼 다양한 빛깔과 다양한 목소리를 담아 나가자"고 덧붙였다.
최근 자신을 비롯한 당내 차기 대권 주자들과 친이재명계 인사들 간 갈등 구도가 심화하는 데 대해 경계하는 목소리를 낸 것이다.
김 지사는 한 시간여 만에 두 번째 글을 올리면서 경제외교에 관해 문재인 정권의 성공사례를 언급하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20일 경남 양산 평산마을을 찾은 김동연 경기도 지사와 문재인 전 대통령. 경기도 제공핵심은 '문재인과 트럼프의 케미(조화)'다.
그는 "각국 정상들은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 등 발 빠르게 대처하고 있는데, 전화 통화 일정조차 못 잡고 있는 우리 정부의 모습이 개탄스럽다"며 "트럼프 2.0 대비에 여·야, 보수·진보가 어디 있겠나. 문재인 전 대통령의 소중한 공적자산인 트럼프 1기 대응의 노하우가 큰 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미국 정치 전문지인 '폴리티코'는 트럼프 대통령을 가장 잘 다룬 외국 정상 중 하나로 문 전 대통령을 꼽은 바 있다.
이와 연계해 김 지사는 "저는 G20 정상회의, 한미 정상회담 등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세 번 마주하며 그의 실리 추구 스타일을 경험했다"며 "앞으로 건설적인 대화와 협상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도 제가 이미 제안한 '수출방파제' 구축, '경제전권대사' 임명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말했다. 철강·알루미늄 25% 관세, 국가별 상호관세 부과 전망 등 이른바 트럼프발 무역전쟁에 대응할 특단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취지다.
앞서 김동연 지사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에 참석, 워싱턴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트럼프 정부는 한국의 '대통령 권한 대행 정부'를 상대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라고 전했다.
그는 "야당의 추천으로 여야정이 경제전권대사를 하루 빨리 임명해야 한다"며 "정부와 여야 모두 국가경제 위기 극복을 위한 신뢰도를 높이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