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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렌 버핏은 왜 진격의 주식 엔비디아는 안 살까[경제적본능]

경제정책

    워렌 버핏은 왜 진격의 주식 엔비디아는 안 살까[경제적본능]

    핵심요약

    ■'경제적본능'은 CBS 유튜브 채널 'CBS경제연구실'에 오후 6시마다 업로드되는 경제 전문 프로그램입니다. 부자가 되고 싶은 우리의 경제적 본능을 인정하며 우리 경제를 둘러싼 조건을 탐구하고 실용적 지침까지 제안해 드립니다.
    ■해당 녹취는 십수년 째 박스피인 우리 주식시장에서 이른바 '줍줍'의 시점은 언제고 무슨 기준으로 들어가면 좋은 지에 대한 제언, 쌀 때 사지 않으면 영원히 기회가 없는 우리 시장의 조건, 우리 시장에 주요 팩터로 작용하는 미국의 거시 경제 상황을 다룬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 인터뷰 일부입니다.
    ■트럼프 2기의 경제정책이 불러올 환경과 그에 따른 약달러 가능성, 주식시장의 상대적 약세 가능성까지 담은 전체 내용은 CBS경제연구실 채널 '경제적본능' 김학균 센터장 편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국장 탈출은 지능 순, 우리 주식은 언제 좋아지나요 

    ▶윤지나> 최근 미국 주식이 계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데요. 이런 상승세가 계속될 수 있을까요?

    ▶김학균>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자산은 없다는 점입니다. 과거에도 투자자들이 특정 국가나 자산에 대해 지나친 낙관을 품었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2000년대 초반의 중국 투자 붐을 들 수 있습니다. 당시 많은 자금이 중국 펀드나 주식으로 몰렸지만, 결과적으로 성과는 좋지 않았습니다.

    ▶김학균> 한국 투자자들은 10~15년 전, 중국이 미국을 대체할 것이라는 기대 속에서 중국 주식과 펀드에 열광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그 당시의 낙관은 지나쳤던 것이 분명합니다. 어떤 자산이든 과도한 기대는 위험을 낳을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윤지나> 한국 주식시장이 박스권 도대체 언제까지 갇혀있을까요?

    ▶김학균> 한국 주식시장이 부진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첫째, 경제 매크로 지표의 부진입니다. 한국 경제는 내수보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데, 글로벌 경기 둔화와 수출 부진이 한국 주식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두 번째 이유는 기업의 지배구조 문제입니다. 한국 기업은 오너 중심의 경영 체제가 강한데, 이는 소수 지배주주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구조를 만들어왔습니다. 주주들에게 충분한 가치를 환원하지 못하고 있는 점이 주식시장에서 디스카운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윤지나> 한국의 주주 친화적인 제도 개선 논의는 진전이 있을까요? 정치 환경이 바뀌는 국면에서 민심을 서로 반영하려는 노력들이 있지 않겠어요?

    ▶김학균> 현재 주주 친화적 제도 개선은 정치권에서도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는 문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국민연금이 주주 행동주의를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정치권에서도 상법 개정이나 자본시장법 개정과 같은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상법 개정은 민주당이, 자본시장법 개정은 국민의힘이 주도하고 있는데요. 이 두 가지 방향성은 본질적으로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주주 가치를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정치권 역시 주식 투자 인구가 크게 늘어난 현실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제도 개선은 앞으로 가속화될 가능성이 큽니다.

    실물경제 안 좋아도 주식은 오를 수 있다?

    ▶윤지나> 최근 경제 지표는 부진하지만, 주식시장의 반등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올해는 상승장이다! 이런 분석도 있습니다. 실물경제가 나빠도 주식시장이 오를 수 있는 건가요?

    ▶김학균> 충분히 가능합니다. 실물경제와 주식시장은 항상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지는 않습니다. 주식시장은 미래를 반영하기 때문에, 경제가 최악의 상황에 도달했을 때 주가는 오히려 반등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2022년 코스피가 9.6% 하락했는데, 2023년에는 더 이상 하락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역사적으로도 한국 주식시장이 2년 연속 하락한 사례는 많지 않습니다. 실물경제가 부진하더라도, 이미 주가에 부정적인 요인이 상당 부분 반영되었기 때문에, 의외로 반등하는 모습을 보일 수 있습니다.

    ▶윤지나> 나쁜 경제지표를 비롯해 선반영될 악재는 상당 부분 됐다.

    ▶김학균> 한국 주식이 저평가되었다는 것은 투자자들에게 중요한 신호입니다. 현재 한국 주식시장은 기업의 자산가치 대비 주가가 크게 할인되어 거래되고 있습니다. 이는 투자자들이 주가 하락에 대한 불안을 크게 반영했음을 의미하죠. 하지만 중요한 점은 이미 상당 부분 선반영이 끝났다는 것입니다. 특히 박스권 시장에서는 주식을 싸게 살 기회가 많지 않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저평가 국면에서는 오히려 과감한 투자도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윤지나> 그럼 적정 시점은 언제일까요?

    ▶김학균> 주식시장에서 바닥을 정확히 맞추기는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코스피 2400선 정도라면 충분히 리스크가 적은 가격대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기업들의 자산가치 대비 주가가 할인돼 거래되는 수준이거든요. 외환위기 때를 제외하면, 역사적으로도 매우 싼 수준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2400선에 도달한다고 해서 주식이 더 이상 떨어지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어요. 다만, 그 정도 가격이라면 주가가 조정을 받더라도 회복 속도는 빠를 가능성이 큽니다. 싸게 사는 건 투자에서 매우 중요한 덕목이기 때문에, 지금처럼 박스권에 머물러 있는 시장에서는 이런 수준의 가격대에 진입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봅니다.

    ▶윤지나> 주의할 점 가운데 중국 얘기도 해주셔야 할 것 같아요. 24년 예상 중 빗나갔던 부분이 중국 기업들의 약진이던데요. 미국이 옥죄면 부진할 줄 알았더니만 우회로를 찾고 기대 이상의 적응을 하고 했으니까요.

    ▶김학균> 중국 기업들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이미 디스플레이, 반도체, 태양광, 2차 전지 등에서 상당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중국과 직접적으로 경쟁하는 산업은 장기적으로 불리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고려해야 합니다. 때문에 중국과의 경쟁에서 자유로운 종목, 또는 내수 중심의 종목들처럼 중국의 영향을 덜 받는 종목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잘 나가는 미국 주식이 계속 잘 나가는 '심리적' 이유


    ▶윤지나> 국장 투자자들이 억울한 이유는, 미장 투자자들에 비해 성과가 너무 낮기 때문인 측면도 있어요. 미국 주식이 계속 잘 나가는 이유, 첨단 테크 기업 중심으로 기업 실적이 좋긴 하지만 주가수익비율 같은 걸 보면 고평가 돼 있는 것도 맞잖아요?

    ▶김학균> 투자자들은 현재 자신이 보고 있는 것과 경험한 가까운 과거가 미래에도 지속될 거라고 믿는 인지적 편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주가가 오를 때는 더 오를 것 같고, 떨어질 때는 더 떨어질 것 같다는 심리를 가지게 되죠. 또 하나 중요한 건 상대적 박탈감입니다. 친구가 돈을 버는 걸 보면 자신도 뭔가 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심리적 압박을 받게 됩니다. 찰스 킨들버그가 "내 친구가 돈을 버는 것을 지켜보는 것만큼 나의 분별력을 흐리게 하는 일은 없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에요. 이런 심리가 투자자들로 하여금 시장으로 더 몰리게 만들죠.

    ▶윤지나>  닷컴 버블 때 같다는 얘기도 나왔죠.

    ▶김학균> 미국 주식 시장이 고평가됐다는 지적은 충분히 타당합니다. 특히 AI 관련 기술주들이 지나치게 높은 기대를 받고 있습니다. 이는 과거 닷컴 버블 시절과도 유사한 점이 있어요. 당시에도 인터넷이 모든 것을 바꿀 거라는 믿음으로 사람들이 엄청난 자금을 쏟아부었죠. 그 결과, 야후나 엠파스 같은 기업들이 세상을 바꿀 주체로 주목받았지만 그들이 아니었죠. 지금은 구글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죠. 산업이 발전하려면 버블이라는 필요악이 따릅니다. 실패한 기업들 덕분에 생태계가 만들어지고, 성공하는 기업도 나오는 법이죠. 버블은 긍정적인 산업 발전의 과정이기도 합니다.

    ▶윤지나> 그렇다면 지금의 기술주 시장에서도 같은 교훈을 얻을 수 있을까요? 그러니까 지금 잘 나가는 기업들이 그 산업 자체가 확장된다고 해서 계속 잘 나가는 건 아니다.

    ▶김학균> 물론입니다. AI 산업이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은 타당하지만, 지금의 시장 선두주자들이 미래에도 그 자리를 유지할지는 알 수 없습니다. 닷컴 버블 당시에도 인터넷의 발전 자체는 맞는 예측이었지만, 그 변화의 중심이 될 기업에 대한 지나친 낙관이 문제였습니다. 투자자들은 이 점을 항상 염두에 둬야 합니다. 워렌버핏도 엔비디아 주식을 갖고 있지 않잖아요. 엔비디아는 현재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기업 중 하나지만, 급등한 주식은 언제 조정이 올지 모르는 리스크가 큽니다.



    ▶김학균> 첨단 기술주들은 미래의 수익 기대치가 이미 주가에 반영되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과거 사례를 보시면, 닷컴 버블 당시에도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훌륭한 기업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닷컴 버블이 터지면서 마이크로소프트 주가는 63% 하락했고, 이후 10년 동안 주가는 제자리걸음을 했어요. 기업 자체는 훌륭했지만, 당시 투자자들이 미래의 기대를 너무 과도하게 반영했던 겁니다. 엔비디아 같은 성장주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습니다. 결국, 아무리 좋은 기업이라도 너무 비싸게 사면 투자 수익을 보장할 수 없다는 것이죠.

    ▶윤지나> 그렇다면 버핏이 투자하는 기준은 무엇인가요?

    ▶김학균> 버핏은 자신이 잘 알고, 확신할 수 있는 기업에만 투자합니다. 첨단 기술주들은 매력적으로 보일지라도, 불확실성이 크고 리스크 관리가 어렵다면 투자하지 않는 것이 그의 철학입니다. 그는 주가의 단기적 상승보다는 기업의 내재 가치를 중시합니다. 워렌 버핏은 투자에서 "성장성"뿐 아니라 "적정한 가격"을 중요하게 여깁니다. 아무리 좋은 기업이라도, 비싸게 주고 사면 결국 손해를 볼 가능성이 커지니까요.이는 투자자들이 항상 명심해야 할 원칙입니다.

    트럼프의 미국 경제, 국가 부채 규모에 주목하라 

    ▶윤지나> 지난 해 초만 해도 소프트랜딩이냐 하드랜딩이냐 얘기하다가 노랜딩으로 마무리가 됐죠.

    ▶김학균> 바이든 행정부가 막대한 재정을 투입했기 때문입니다. 최근 2년 동안 GDP 대비 재정 적자가 7%에 달했습니다. 이 수치는 전쟁 중인 러시아보다도 높은 수준입니다. 미국 정부가 이렇게 대규모로 재정을 풀었기 때문에 금리가 급격히 인상됐음에도 불구하고 경기가 꺾이지 않은 겁니다.

    ▶윤지나> 트럼프도 선거 때부터 경쟁자였던 해리스 대비 재정을 줄일 생각이 없던걸요?

    ▶김학균> 미국의 재정 부채는 향후 미국 시장의 방향을 결정할 핵심적인 변수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현재 미국 정부는 부채를 감당하기 위해 계속 국채를 발행하고 있는데,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국채 금리가 상승하게 됩니다. 국채 금리가 올라가면 자금 조달 비용이 늘어나면서, 기업들이 투자와 소비를 줄이게 되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또한, 재정 적자가 늘어날수록 달러 가치가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커집니다. 역사적으로 재정 적자 확대와 달러 약세는 밀접한 관계가 있었어요. 특히 트럼프가 감세를 추진하면서 정부 지출을 줄이지 않는다면 재정 적자는 더욱 심화될 겁니다. 이런 환경에서는 달러 약세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지고, 이는 글로벌 시장에 파급 효과를 미칠 수 있습니다.
    ▶윤지나> 관세를 받으니 수입물가 상승에 따른 고물가, 물가가 높으니까 낮은 금리로 전환하기도 힘들어 고금리가 지속될텐데.

    ▶김학균> 현재 S&P 500 지수의 PER은 약 25배 수준으로, 내재된 기대 수익률은 약 4%입니다. 하지만 미국 국채 금리는 이미 4.5%를 넘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성장주들, 특히 빅테크 주식들이 큰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큽니다.

    ▶김학균> 이들 기업은 미래의 수익을 기대해 현재 주가가 형성되는데, 금리가 높아지면 이 기대치가 할인되기 때문에 주가가 조정을 받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미국 주식 시장도 금리와 물가 상승의 영향을 피하기는 어려울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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