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트럼프 대통령이 20일(현지 시간) 취임 첫날부터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연설에서는 북한 이야기가 없었으나 그는 두 번의 계기에 김정은을 언급했다.
트럼프의 첫날 발언을 보면 그가 생각하는 김정은은 '나와는 관계가 좋았지만 매우 나쁜 의도를 가진 터프한 녀석'으로 정리된다.
먼저 트럼프 대통령은 퇴임한 바이든 전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주요 안보위협으로 어떤 위협을 지목했느냐는 질문에 답변하는 과정에서 김정은 위원장을 꺼내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제 그는 뉴클리어 파워(nuclear power, 핵무장국)"이라며 "나는 그를 좋아했고 그는 나를 좋아했다. 우리는 잘 지냈다. 내가 돌아온 것을 그가 반기리라 생각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식 이후 이례적으로 경기도 평택의 주한미군기지 캠프 험프리스 미군 장병들과도 영상 통화를 했다.
그는 김 위원장을 지칭하지는 않았지만 장병들에게 "여러분들은 매우 나쁜 의도를 가진 누군가를 대하고 있다"며 "내가 비록 그와 매우 좋은 관계를 발전시켰지만 그는 터프한 녀석(cookie)"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첫 날부터 김정은을 언급하고, 또 북한을 '뉴클리어 파워(nuclear power, 핵무장국)"으로 부른 것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물론 핵확산금지조약(NPT)으로 핵 보유가 국제적으로 공인된 미국과 중국, 프랑스, 영국, 러시아 등 5개국에 대해서는 핵보유국(nuclear-weapon state)라는 별도의 용어를 사용한다.
반면 '뉴클리어 파워(nuclear power, 핵무장국)"라는 용어의 경우 공인된 핵보유국(nuclear-weapon state)의 의미가 아니라고 해도 자칫 북한의 핵 능력과 핵 보유를 인정하는 의미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미국 당국자들 사이에서는 가급적 사용을 피해왔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 대해 "이제 그는 뉴클리어 파워(nuclear power, 핵무장국)"라고 현재 상황을 평가한 것은 취임 첫날부터 강한 유인책을 던진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 후보자가 지난 14일 인사청문회 서면답변에서 "뉴클리어 파워(nuclear power·핵무장국)으로서의 북한의 지위(status)"를 언급했을 때만해도 '혹시 실수가 아닌가'라는 반응이 있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 표현을 거듭 쓰면서 미국의 대북정책기조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의 원전 비핵화'라는 정책의 최종목표와는 별개로 핵동결과 핵군축 등을 통한 스몰딜 가능성을 암시한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는 엄청난 콘도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한 대목도 최근 원산갈마관광지구를 완공한 김 위원장에게는 솔깃하게 들렸을 수도 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이 주한미군 장병들과의 영상통화에서 한국 안보에 우선적인 관심을 보인 것도 눈길을 끈다.
김정은을 겨냥해 "내가 비록 그와 매우 좋은 관계를 발전시켰지만 터프한 녀석"이라고 평가한 대목은 김정은이 쉽지 않은 상대임을 인정하면서도 핵협상에서의 자신감 또한 피력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의 핵협상을 염두에 두고 취임 첫날부터 이처럼 포석을 깔고 있지만 김 위원장이 바로 대답을 할지는 미지수이다.
마침 22일에는 북한의 최고인민회의가 열린다. 김 위원장은 여기서 시정연설을 할 수도 있지만 러시아에 군대를 파병을 한 상황에서 적극적인 대미 메시지 발신을 피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 위원장은 그동안 "이미 미국과 함께 협상 주로의 갈수 있는 곳까지 다 가보았다"면서 북미대화에 선을 긋는 기조를 유지해왔고, 지난해 연말 전원회의에서는 '최강경 대미대응전략'을 천명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