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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반도체 '김' 양식기술 개발…대기업-지자체 삼파전에 전북도 '올인'

검은 반도체 '김' 양식기술 개발…대기업-지자체 삼파전에 전북도 '올인'

350억 투입, 정부의 '육상 김 R&D' 공모 사업
전북·제주·전남 해남 경쟁 삼파전
각각 풀무원·대상, 동원, CJ와 손잡아
지역별로 새만금-청정 용암수-물김 노하우 내세워
전북 우위, 연중 생산 기술 보유…"전국 최초"
4월 최종 선정…향후 5년 동안 추진

전북 군산시 나운동의 전북자치도수산기술연구소 수산물안전센터에서 김을 양식하고 있다. 김현주 크리에이터전북 군산시 나운동의 전북자치도수산기술연구소 수산물안전센터에서 김을 양식하고 있다. 김현주 크리에이터
정부가 총 350억 원의 사업비를 5년 동안 투입하는 '육상 김 양식 기술개발(R&D)' 공모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해수면이 아닌 육지에서 김을 양식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이 사업에 여러 지방자치단체는 물론, ㈜CJ와 ㈜풀무원, 대상㈜, 동원F&B과 같은 대형 식품기업이 뛰어들었다.
 
공모사업은 오는 2월 사전검토와 대면 평가를 거쳐, 오는 4월쯤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공모에 선정된 지자체는 수출 규모 1조 원을 돌파한 '검은 반도체', 김을 새로운 방식으로 생산할 거점이 된다.
 
21일 전북자치도 등에 따르면 육상 김 양식 기술개발 공모 사업은 5년 동안 종자생산(120억 원), 시스템·품질관리(230억 원) 두 분야로 나눠서 추진된다. 종자생산 분야는 육상양식 적합 품종을 선별하고 연중 공급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다. 시스템·품질관리 분야는 김 연중생산 육상양식장 구축과 품질관리 체계를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춘다.
 
기후변화로 인한 고수온, 중금속 오염, 황백화 현상 등으로 해상 김 양식의 어려움이 커지면서 육상양식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세계 각국의 해조류 섭취가 늘어나면서 식품위생 기준이 강화되는 추세여서, 품질관리가 쉬운 육상 양식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김 육상 양식을 개발하고 있는 전북도. 전북도 제공김 육상 양식을 개발하고 있는 전북도. 전북도 제공육상양식은 수온과 광량 등 생육환경을 인위적으로 조절할 수 있어 고품질 김을 연중 생산할 수 있다. 또한 해양오염이나 자연재해 위험에서 자유로워 안정적인 생산이 가능하다.
 
통계청 어업생산성동향조사(2022년)에 따르면, 김은 전체 해조류 수출의 67%를 차지하고 있다. 2023년 기준 수출액 규모가 1조 원을 돌파해 '검은 반도체'로 불린다.
 
이에 각 지자체는 이번 공모 사업을 지역 수산업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존 해상 양식과 달리 위생 관리가 용이한 육상양식을 통해 까다로운 수출국의 식품안전 기준을 충족할 수 있어 수출 확대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해조류 수출. 전북도 제공해조류 수출. 전북도 제공이번 공모에는 풀무원-대상㈜-전북도, 동원그룹-제주도, CJ-전남 해남군이 참여하면서 '삼파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전북도-풀무원-대상㈜은 새만금 권역의 넓은 부지와 풀무원의 식품가공 기술을, 제주도-동원그룹은 청정 용암해수와 대량생산 시스템을, CJ-해남군은 국내 최대 물김 생산지의 노하우와 CJ의 글로벌 유통망을 각각의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현재까지는 선발 주자인 전북도가 우위를 점하고 있다. 전북도와 풀무원은 지난 2022년부터 MOU를 체결해 공동연구를 진행해왔다. 또 전북도는 공주대와 산학연 거버넌스를 구축해 육상 김 양식 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전북도 관계자는 "전북이 전국 자치단체 가운데 최초로 육상 김 양식을 시작했다"며 "육상 김을 연중 생산할 수 있는 곳은 전북도가 유일하다"고 강조했다. 또 "육상 김 양식에서 가장 첫 번째로 중요한 것은 연중 생산 기술"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해양수산부는 2월 사전검토와 서류·대면평가를 거쳐 4월 최종 선정할 계획이다. 특히 기업의 기술력과 지자체의 인프라를 종합적으로 평가해 사업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이번 사업은 단순한 김 생산을 넘어 양식 기자재 산업, 가공식품 산업 등 연관 산업 발전에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선정된 지역은 육상 김 산업의 혁신 거점으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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