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의 고효율 신형 보잉 787-10 항공기. 대한항공 제공국내 최대 항공사인 대한항공이 탈탄소 사회를 만들기 위한 적극적인 환경 경영 시스템 구축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고효율 항공기 도입과 기내용품의 친환경, 업사이클링 제품 활용, SAF 혼합 항공유 사용 등으로 항공사 운영에 따른 탄소 배출을 최소화 한다는 전략이다.
온실가스 배출과 소음 줄이기 위한 고효율 항공기 운영
대한항공은 올해 발간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보고서에서 온실가스 배출과 소음을 줄이기 위해 신형 항공기를 도입하고 운항 절차를 수시로 업데이트 하겠다고 밝혔다. 대한항공이 도입한 신형기, 보잉 787-10과 에어버스 A350은 기존 항공기들보다 좌석당 연료 소모율을 개선해 탄소 배출을 줄였다. 대한항공에서 운용하고 있는 보잉 787-9, 737-8, 에어버스 A220-300, A321neo, A350-900 등은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의 가장 엄격한 소음 기준인 '챕터 14'를 충족하는 저소음 기종들이다.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한 연료 관리 역량도 키우고 있다. 2004년부터 상설 연료 관리 조직을 운영하며 탄소 배출 저감과 관련한 방대한 데이터와 노하우를 쌓아왔다. 2023년에는 새로운 연료관리시스템을 도입해 모든 조직이 유기적으로 소통·협력하는 연료 관리 체계를 구축했다. 각 부문의 적극적인 협업으로 대한항공은 지난해 1년간 총 14만3,111톤의 연료 감축에 성공했따.
항공기 무게를 줄여서까지 연비를 개선하기 위한 치밀함도 보였다. 신소재 개발을 통한 기내 카페트 경량화 사업도 이같은 계획의 일환이다. 2023년 7월 초도기 적용을 시작으로 현재 모든 보유 항공기에 적용을 마쳤으며 보잉 777-300ER 항공기 기준 약 200kg 가량의 무게를 감소시켰다.
1980년대부터 운영해온 항공기 도장 시설과 군용기 도장 전용 시설에 총 121억 원 상당을 투자해 시설 개보수 공사를 실시하면서 대기 오염 방지 시설을 업그레이드해 THC(Total Hydro Carbons·총 탄화수소) 배출 농도를 기존 41.5~47.8ppm에서 13~15ppm으로 줄이는데 성공했다. 이로써 2020년부터 강화된 배출 허용 기준(110ppm)에도 대응이 가능해졌다.
기내 서비스 용품에 친환경, 업사이클링 제품 적극 도입
대한항공이 비목재 펄프 소재로 바꾼 일반석 기내식 용기와 대나무 재질 커틀러리. 대한항공 제공 기내 서비스 용품에서는 플라스틱의 사용을 최대한 줄이고 있따. 올해 12월부터 단거리 노선의 일반석 기내식 용기 일부를 비목재 펄프 소재로 순차 변경한다. 소재 교체로 탄소 배출량이 전보다 연간 60% 가량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플라스틱 소재였던 일반석 커틀러리는 생분해 가능한 대나무 재질로 개선했다.
폐자재를 재탄생시킨 대한항공의 업사이클링 제품들. 대한항공 제공
사용한 자원을 활용해 새로운 물건으로 재탄생시키는 업사이클링(Upcycling)도 적극 실천한다. 수명을 다 한 항공기 동체는 특별 가공 작업을 거쳐 한정판 네임택과 골프 볼마커 등으로 만들었다. 고객들에게 특별한 추억을 선사하는 한편 색다른 자원 순환 방식을 선보여 국내외 항공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처분할 예정이었던 낡은 정비복은 드라이버 파우치로 재탄생시켜 정비사들에게 지급했다. 임직원들이 모아온 폐페트병과 병뚜껑으로는 안전 가방덮개와 안전 호루라기를 제작해 본사 인근 지역 어린이들에게 기부했다. 다 입고 반납한 승무원들의 유니폼은 의약품 파우치, 보조배터리 파우치 등으로 재탄생시켰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폐기물을 자원으로 인식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작업"이라며 "앞으로도 지역사회와 미래 세대를 생각해 폐자원을 적극 업사이클링 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속가능항공유 적극 도입과 임직원들의 숲 가꾸기
2023년 9월 정부의 실증 운항 사업에 참여한 대한항공은 SAF 혼합 항공유(사진)로 국내 출발 항공편을 최초 운항했다. 대한항공 제공지속가능항공유(SAF) 도입과 시설 투자에도 힘쓰고 있다. SAF는 생산부터 사용 단계까지 전 과정에서 탄소 배출을 감축하는 만큼, 항공업계에서는 SAF를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는 실질적인 수단으로 평가한다. 대한항공은 2017년 국내 항공사 최초로 시카고-인천 노선을 SAF 혼합 항공유로 운항한 이후 국내외 14개 노선에서 SAF 혼합 항공유로 운항 중이다.
SAF의 적극적 사용을 넘어 시장 활성화와 관련 인프라·제도 구축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대한항공은 2023년 우리 정부의 SAF 실증 운항 사업에 참여해 SAF 혼합 항공유로 항공기를 운항하고 실데이터를 확보했다. 이 자료는 우리 정부가 SAF 품질 등 관련 기준을 마련하는 근거로 활용됐다. 2024년부터는 국내에서 생산한 국산 SAF 사용을 선도함하면서 시장 활성화를 유도하고 있다. 2024년 인천-하네다 상용운항 노선에 국산 SAF를 처음 1% 혼합한 데 이어 인천-고베, 김포-오사카 상용운항 노선에도 SAF 혼합 항공유를 일부 적용 중이다. 더 나아가 우리나라 국적 항공사 최초로 미국 SAF 시장에도 진출한다. 삼성E&A와 'K-SAF 동맹'을 맺고 미국 현지에서 SAF 생산·공급망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대한항공은 이곳에서 생산된 SAF를 구매하는 오프테이커(Offtaker)로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오프테이커는 일정 기간 동안 생산량을 고정적으로 사들여 신규 에너지 사업 기반 안정화에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 이번 사업으로 안정적인 SAF 공급이 가능해질 경우 SAF 사용 활성화에 기여하고 국내외 환경 규제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전망이다.
임직원이 직접 나무를 심고 숲을 조성하는 활동도 국내외에서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대한항공 스카이패스 회원이 마일리지를 사용해 보너스 항공권이나 브랜드 굿즈를 구매하면, 대한항공이 이와 연계한 기금을 적립해 도심 숲을 조성하는 '그린 스카이패스(GREEN SKYPASS)'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22년째 꾸준히 가꾸고 있는 몽골 '대한항공 숲' 등 해외의 척박한 환경을 푸른 환경으로 바꾸는 활동도 지속적으로 이어오고 있따. 대한항공은 앞으로도 지속가능한 비행을 위해 탈탄소 행보를 이어가고 ESG 경영 중 '환경(Environmental)' 부문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