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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24명의 영미 시인을 통해 만나는 삶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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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핵심요약

    김혜영 시인 '영미시의 매혹' 펴내

    도서출판 산지니 제공도서출판 산지니 제공
    영국과 미국 시인 중 삶의 의미와 기쁨의 흔적을 만나게 해줄 스물네 명의 시인을 소개하는 책이 출간됐다.

    현재 부산대학교 인문학연구소에서 연구교수로 재직하며 현대 영미시인들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는 김혜영 시인이 '영미시의 매혹'을 펴냈다. 부제로는 '스물네 명의 영미 시인이 선물한 찬란한 순간들'이 붙여졌다.

    이 책에서 소개되는 시는 특정 시대나 주제에 국한되지 않는다. 평범한 일상어로 소탈한 삶과 자연의 아름다움을 노래한 윌리엄 워즈워스의 '나는 한 조각 구름처럼 외로이 떠돌았네(I Wandered Lonely As a Cloud)'부터 소수자의 차별과 폭력을 드러낸 캐시 박 홍의 '몸 번역하기(Translating Mo'um)'까지 각 작품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의미를 다채로운 감정, 경험과 연관 지어 독자에게 전한다.

    나아가 김혜영 시인은 각 작품을 정치적·사회적 맥락 속에서 조명하며, 영미 시인이 표현한 세계와 그 안에 내재된 메시지를 우리 삶과 연결시킨다.

    캐시 박 홍의 시에서 드러나는 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폭력의 고발, 에이드리언 리치의 레즈비언 정체성에 대한 선언은 단순한 개인의 이야기가 아니라, 사회 구조적 억압과 불평등에 대한 저항으로 읽힌다.

    시인은 이러한 작품을 통해 시가 감정 표현이나 미학적 즐거움에 그치지 않음을 보여준다. 시는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으며 시대를 비추는 거울이자 변화를 촉구하는 목소리이다. '영미시의 매혹'은 시가 개인의 감정적인 차원을 넘어 사회와 정치적인 맥락 속에서 어떻게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는지를 보여준다.
     
    이 책은 시를 읽는 경험을 더욱 풍부하게 제공하기 위해 번역시와 영어 원시를 같이 실었다. 원문이 주는 리듬감과 번역시가 제공하는 언어적 공감은 독자들에게 새로운 차원의 미학적 경험을 선사하고 두 언어가 만들어내는 아름다움을 발견하게 한다. 김혜영 시인은 번역이 단순한 언어의 치환이 아니라, 원문 시의 정서와 리듬 그리고 문화적 맥락을 섬세하게 옮기는 작업임을 보여준다. 이를 통해 독자들은 영어 원문이 가진 리드미컬한 울림을 느끼면서도, 한국어 번역이 전하는 익숙한 감각을 통해 시의 의미를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영미시의 매혹'은 시대를 초월해 현재의 독자들에게도 깊은 울림을 주는 시들을 담고 있다. 각 작품은 당시 시대적 배경을 반영하면서도 인간 존재와 삶에 대한 보편적인 질문을 던진다. 랭스턴 휴즈의 '나, 역시(I, Too)'는 흑인 공동체가 직면한 차별과 억압 속에서도 자신을 부정하지 않는 강인한 의지를 노래한다. 그의 시는 인종 간 불평등과 사회적 갈등이 여전히 존재하는 오늘날에도 강렬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실비아 플라스의 시 '튤립(Tulips)'은 개인의 고통과 억압된 내면을 직시하며 현대인의 불안을 대변한다. 이러한 시들은 시간이 흘러도 그 가치가 퇴색되지 않고, 오늘날의 현실을 반추하고 새로운 통찰력을 제공한다.

    '영미시의 매혹'은 아름다운 시어를 즐기는 것을 넘어, 각 시가 지닌 사회적, 정치적 맥락을 이해하도록 돕는다. 시는 때로는 시대에 저항하고, 때로는 시대를 변화시키는 목소리로 작용한다. 독자는 이 책을 통해 시대를 관통하는 문학의 힘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CBS노컷뉴스는 '제주항공 참사'로 희생된 이들을 추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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