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사-합수 본부 운영 참고 자료. 추미애 의원실 제공12·3 내란사태의 후폭풍이 이어지는 가운데 비상계엄을 사전 모의한 것으로 보이는 국군방첩사령부 내부 문건에서 부마민주항쟁을 '부산소요사태'로 표기한 사실이 드러나 큰 논란이 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국회의원이 지난 8일 공개한 12·3 계엄사령부의 '계엄사-합수 본부 운영 참고 자료'를 보면 역대 비상계엄 선포 예시를 들면서 부마민주항쟁을 '부산소요사태'로 표기했다.
이와 함께 제주 4·3사건은 '제주폭동'으로, 여수·순천 10·19사건은 '여수순천 반란'으로 문건에 적었다.
추 의원실에 따르면 이 문건은 여인형 방첩사령관 지시로 비서실에서 작성돼 지난달 여 사령관에 보고됐다. 공개된 문건은 제보자 보호를 위해 가공됐으며, 계엄 선포와 운영의 구체적인 시나리오와 법적 근거가 담겼다.
문건에서 보상 법률까지 제정된 부마민주항쟁과 관련해 '소요사태'라는 용어가 사용돼 파문이 일고 있다.
1979년 10월 박정희 정권의 유신 독재에 반대해 부산과 마산, 창원 등 경남지역을 중심으로 일어난 민주화 운동인 부마민주항쟁을 '소요사태'로 치부해 표기한 것이다.
지난 2022년 시행된 부마민주항쟁 관련자의 명예회복 및 보상 등에 관한 법률은 부마민주항쟁을 민주화운동으로 정의하고, 국가의 관련자와 유족에 대한 명예회복과 보상을 내용으로 담고 있다.
부마민주항쟁 단체와 지역 학계에서는 민주주의 발전과 국민들의 희생을 무시하는 명백한 역사왜곡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부마민주항쟁기념재단 정영배 부산사무처장은 "1979년 당시 군사정권이 사용한 '소요사태'라는 단어를 사용했다는 점에서 그때의 낡은 인식을 군이나 정부에서 여전히 갖고 있다는 것이 충격적"이라며 "국가기념일로 지정돼 독재에 맞선 시민 민주 항쟁으로 정의가 됐음에도 여전히 폭력적이고 왜곡적인 역사 인식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 참담한 심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