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민 기자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덕수 국무총리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을 대신해 국정을 운영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헌법질서를 어지럽히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9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이 대표는 전날 한 총리와 한 대표가 발표한 담화문에 대해 '제2의 내란'이라고 규정하고 이같이 말했다.
한 대표가 '질서 있는 조기 퇴진'을 언급한 데 대해선 "조기라는 말은 '지금은 아니다'라는 의미로, 결국 현 체제를 유지한다는 말을 포장한 데 그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또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를 한 배경으로 야당을 언급한 데 대해 "국가의 정상적 운영에 반대한 것이 아니다"라며 반박했다.
이어 한 총리에 대해서는 "국민으로부터 선택받지 않은 자가 권력자가 된 상황에서 우리가 왜 협력해야 하는가. 발상 자체가 황당무계"라며 "지금 해야 할 일은 윤 대통령의 즉각 퇴진, 강제퇴진 즉 탄핵"이라고 전했다.
일본 정보전 전문가인 마쓰무라 고로(松村五郎) 전 육상자위대 동북방면 총감도 이날 아사히와의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이 '에코 체임버'(echo chamber)에 빠진 것 같다"고 분석했다. 에코 체임버는 자신과 유사한 가치관과 정보, 주장만 반복적으로 흐르는 공간에 갇힌 현상을 뜻하는 말이다.
마쓰무라 전 총감은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 당시 '국회는 범죄 집단 소굴'이라고 말한 데 대해 "극우 성향의 유튜버와 인플루언서들이 자주 사용하는 표현"이라며 "예기치 못한 비상계엄 선포 배경에는 비정상적인 정신 상태가 있었다고 느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윤 대통령은 (야당에 의한) 예산 부결 및 각료와 정부 고위직에 대한 탄핵 등으로 매우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었다"며 "측근과 이야기를 하고, 유튜브나 SNS를 보는 과정에서 자신에게 마음이 편한 공간으로 도피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