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국회의장(오른쪽),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윤창원·박종민 기자우원식 국회의장이 9일 국회를 찾아 '예산안의 조속한 확정'을 요구한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비상계엄 사태로 예산안 논의가 불가능해진 것"이라며 국회로 책임을 돌리지 말라고 질타했다.
최 부총리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우 의장과 면담을 가진 후 기자들과 만나 "대외신인도 유지와 경제 안정을 위해 여야 합의에 의한 예산안의 조속한 확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의장님께서 여야협상의 물꼬를 큰 리더십으로 터달라고 요청 드렸다"고 밝혔다.
최 부총리의 요청에 우 의장은 "이번 비상계엄 사태가 국회의장과 여야대표 국회의원들을 체포하려는 기도였다"며 "결국 그로 인해 국회에서의 예산안 논의가 불가능해지는 결과를 초래하게 됐다"고 박태서 국회공보수석이 기자들에게 전했다.
또 우 의장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산안 처리가 안 되고 있는 것이 마치 국회의 책임인 것처럼 기재부가 주장하는 것은 매우 잘못된 일"이라고 강하게 질책했다고 알려졌다.
이에 대해 우 의장은 전날 제안했던 '대통령 직무 정지를 위한 여야 회담'을 통해 예산안 문제를 풀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우 의장은 오는 10일까지 예산안에 대한 여야 합의안을 마련해오라고 요구하고, 이때까지 '감액 예산안' 상정을 보류했다.
하지만 도중에 윤석열 대통령이 12·3 내란사태를 일으키고, 여야대표와 일부 상임위원장 등 국회의원을 체포하려 시도하면서 여야 협상도 중단됐다.
이와 관련해 최 부총리는 전날 관계부처 합동 성명을 내고 "2025년 예산안이 내년 초부터 정상적으로 집행될 수 있도록 신속히 확정해 주시길 요청드린다"며 "경제안정을 이루고 대외 신뢰를 확보할 수 있도록 정부도 국회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같은 날 더불어민주당 박정 예결특위 위원장과 민주당 소속 예결위원들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 없이 예산안 협의는 없다"며 "정부와 국민의힘이 이에 동조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우원식 국회의장이 정한 10일에 반드시 (감액) 예산안을 통과시키겠다"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