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명태균 씨. 연합뉴스·SNS 캡처 명태균씨가 2022년 5월 9일 윤석열 대통령과 통화를 하며 '김영선 공천'을 언급할 때 바로 옆에 김건희 여사가 있었으며, 장관 인사 등에 개입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은 31일 오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은 내용이 담긴 45초 분량의 녹취파일을 공개했다.
이 파일에는 명씨가 다른 사람과 대화하면서 "지 마누라가 옆에서, '아니 오빠 명 선생님이 (말한) 그거 처리 안 했어? 명 선생님이 아침에 이래 놀라셔서 전화오게 만든 게 오빠 대통령으로 자격 있는 거야?'"라고 말하는 내용이 담겼다. 통화 당시 김 여사가 윤 대통령과 대화하면서 '명씨의 부탁을 들어주지 않았느냐'라는 취지로 이야기했다는 것이다.
명씨는 "처음에 무슨 말이 많은지 '나는 분명히 했다'라고 (윤 대통령이) 마누라보고 얘기하는 거야"라며 "장관 앉혀, 뭐 앉혀, 뭐 아무것도 모르는데 이거 앉혀라 저거 앉혀라…말 한 거야. 지 마누라 앞에서 했다고 변명하는 거야"라고 덧붙였다. 이어 "내가 '평생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라고 했는데, '알았어, 됐지?', 지 마누라한테 그 말이야"라며 김 여사가 윤 대통령의 인사에 영향력을 행사했음을 시사하는 발언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가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명태균 녹취 관련 긴급 기자회견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명씨는 또 "(윤 대통령 전화를) 끊자마자 (김 여사로부터) 전화왔어. '선생님 윤상현한테 전화했습니다. 보안 유지하시고 내일 취임식에 오십시오' 하고 전화 끊은 거야"라고 덧붙였다. 누가 다시금 명씨에게 전화를 했는지는 녹취파일에 명확히 드러나 있지 않으나, 김 여사로 추정된다.
이같은 내용은 윤 대통령이 명씨의 부탁을 받고, 김 여사를 통해 당시 국민의힘 재보궐 공천관리위원장을 맡고 있었던 윤상현 의원에게 전화해 공천에 개입했음을 시사하는 근거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