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정성호 의원이 17일 오전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마스크를 벗고 있다. 연합뉴스 '당원 주권주의' 바람 속에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등 야당 의원들이 참여하는 국회 연구단체 '미래를 여는 의회민주주의 포럼'이 출범했다. 세미나에선 "대통령 권력에 견줘 강력한 국회가 필요하다"면서도 현 국회 운영 상황에 대한 지적도 제기됐다.
16일 오전 '미래를 여는 의회민주주의 포럼'(대표 의원 민주당 정성호·민홍철, 연구책임 의원 민주당 김영진)은 국회 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창립총회와 제1차 세미나를 열었다. 창립총회엔 우원식 국회의장과 민주당 박찬대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등이 참석해 축사를 했다.
우 의장은 "다양한 시민에 의해 선출된, 서로 다른 의사를 가진 대표들이 토론과 설득, 타협을 통해 합의된 의사를 만들어가는 곳이 의회"라며 "이 역할을 제대로 못 하면 정치불신이 깊어지고 포퓰리즘, 극단주의 정치가 파고들게 된다"고 밝혔다.
박 직무대행은 "지금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떠받쳐온 의회 민주주의와 삼권분립이 정권의 거부권 남발과 위법적 시행령 통치로 송두리째 붕괴되고 있다"며 "윤석열 정권의 이러한 반헌법적, 반민주적 시도로부터 민주주의를 지킬 책무가 바로 국회와 민주당의 어깨에 위에 놓여 있다"고 말했다.
포럼 대표의원인 정성호 의원은 인사말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피격 사건을 언급하며 "우리 사회도 극단으로 치닫는 상황 아니냐"며 "다원적인 가치를 존중하며 국회에서 하나로 묶을 책임이 우리에게 있다"고 출범의 의의를 설명했다. 민홍철 의원도 "현재 국회 상황이 원칙대로 돌아가고 있는가"라며 "그렇지 않다는 의미에서 새로운 원칙을 모색하고 노력하고자 함께하게 됐다"고 말했다.
포럼의 책임자문위원을 맡은 박상훈 정치학 박사는 '강한 국회론의 민주적 기초'라는 제목의 발표문에서 "대의 민주주의가 훨씬 더 민주적"이라며 "대의 민주주의의 발전 없이 국회를 강화한다는 건 성립할 수 없는 말이며 당원 직접 정치로 의회 민주주의를 강화한다는 건 더욱 맞지 않는 주장"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표와 피대표자인 시민 사이엔 적절한 거리가 있어야 한다"면서 "그래야 제기된 의제를 숙의하고 정제해낼 심의의 공간이 만들어지며, 사회적 강자 집단만이 아니라 약자 집단들도 자신의 요구를 조직하고 공적 결정과정에 투입할 기회를 가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국회 상황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박 박사는 "22대 국회 출발이 '검찰에 반하는 특별한 검찰'이 되려는 열정에 압도된 건 유감이 아닐 수 없다"며 "책임있는 정당이라면 우리가 직면한 중대 사회적 의제나 국가적 의제를 어떻게 다룰지에 대한 이야기부터 해야 했다"고 꼬집었다. 야당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등 검찰개혁 움직임이나, 각종 특검(특별검사) 추진을 가리킨 것이다.
국회의장 경선 과정에서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일부 당원들의 목소리가 크게 부각된 데 대해서는 "이번 국회의장 경선에선 국회를 '집권 대통령 개인에 반하는 다수당의 제도적 진지로 만들려는 욕구'가 균형감 없이 표출됐다"며 "야당 내 특정 분파의 불합리하고 과도한 욕구가 과정을 지배하려 했다는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것이 성공했다면 국회와 국회의장의 제도적 위상은 야당 대표 아래 한 부서나 부서장으로 낮아졌을지 모르지만 그런 시도가 좌절된 건 한국 민주주의의 미래를 위해 큰 다행"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