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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의 주식 투자대회에서 앵무새가 증권가 고수들을 물리쳤다. 앵무새가 주식투자를 한다는 전제 자체가 잘못됐지만, 대회의 취지와 진행 과정을 들어보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5일 증권포털 팍스넷에 따르면 파푸아뉴기니산 앵무새와 일반 투자자 10명이 지난 6월25일부터 모의 주식투자대회를 벌인 결과 앵무새는 13.7%의 수익률을 올려, 평균 -4.6%의 수익률을 기록한 개인 투자자들을 앞섰다. 개별 투자수익률 순위에서 앵무새는 3위를 차지했다.
이번 대회에 참석한 일반 투자자들은 평균 7년 5개월의 주식 투자 경험을 갖고 있는 증권가 고수로, 팍스넷의 인터넷 공지를 통해 모집됐다.
반면 앵무새의 종목 선택은 새 장에서 나와 부리로 특정 종목이 적혀져 있는 공을 찍는, 말 그대로 무작위로 이뤄졌다.
그럼에도 앵무새가 증권가 고수를 이긴 비결은 무엇일까. 핵심은 우량주 중심의 장기 투자였다.
우선 앵무새가 선택할 수 있는 종목을 코스피와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15개 기업들로 제한했다.
매매도 첫 주에 두 종목을 산 뒤, 이어 한 주에 한 종목을 바꾸는 방식으로 포트폴리오를 조정했다. 이런 조건 속에서 앵무새가 고른 것이 바로 삼성전자, 메가스터디, 성광벤드, KT&G, 한국전력, SK텔레콤, 태광 등이였다.
반면 총 6000만원 한도 내에서 자유롭게 주식 매매가 허락된 일반투자자들은 대체로 중소형 테마주 중심으로 잣은 매매를 하는 투자 패턴을 보였다.
그 결과 대회 참가자 10명 중 7명은 마이너스 수익률로 대회를 마쳤으며, 참가자 중 최저 수익률의 경우 -28.36%나 됐다.
팍스넥의 윤유석 부장은 ''''해외에서 실시된 모의투자대회에서 원숭이가 펀드매니저와 일반 투자자를 이긴 바 있다는 소식을 듣고 혹시 조작이 아닐까 하는 의혹도 들었다''''며 ''''그래서 더욱 엄정하게 앵무새와 개인 투자자의 주식 투자 대회를 실시한 결과 이처럼 믿을 수 없는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요컨대 중소형 테마주를 중심으로 잦은 매매를 하기보다는 앵무새처럼 불안, 공포, 기대, 욕망과 같은 심리적 요인을 완전 배제하고 우량주 중심으로 장기 투자를 하면 높은 수익률을 낼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지난 2000년 7월부터 2001년 5월까지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에서 실시한 투자대회에서도 원숭이가 펀드매니저와 일반투자자를 이긴 바 있으며, 지난 2002년 조선일보가 실시한 투자게임에서도 침팬지가 펀드매니저를 눌러 화제가 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