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비앤지스틸 창원공장. 금속노조 경남지부 제공10개월간 3명의 노동자가 사망한 중대재해 발생 사업장인 현대비앤지스틸에 대한 노동당국의 수사가 평균 사건 처리 기간보다 3배에 달했는데도 아직도 결론이 나지 않았다. 이를 두고 노동부가 현대재벌가의 눈치를 보며 수사에 있어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18일 CBS노컷뉴스를 종합하면 현대비앤지스틸 창원공장에서는 지난 2022년 9월 16일 오전 9시 30분쯤 점검 중이던 크레인에 끼여 협력업체 노동자 1명이 사망하는 중대재해가 발생했다. 다음달 4일 새벽 4시쯤 받침대를 이탈한 11톤 무게의 코인에 부딪혀 협력업체 노동자 1명이 사망했다. 지난해 7월 18일 오후 2시 57분쯤 무게 300kg 달하는 철제테이블에 깔려 원청 노동자 1명이 사망했다.
이처럼 현대비앤지스틸 창원공장에서는 10개월 사이 3명의 노동자가 사망하는 중대재해가 발생했다. 현행 중대재해법은 사업장에서 노동자 사망 등 중대재해가 발생했을 때 사고 예방 의무를 소홀히 한 사업주나 경영책임자를 1년 이상 징역 또는 10억 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현대비앤지스틸은 철강 등을 만들며 500명 정도가 근무하는 중대재해법 적용 대상 사업장이다. 동시에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로 현대차 회장의 사촌인 정일선 씨가 대표이사로 있는 현대재벌가 회사이기도 하다.
하지만 지난 2022년 9월 현대비앤지스틸에서 발생한 사망중대재해 발생 시점으로 아직 1건도 고용노동부는 검찰에 송치 여부를 결정하지 못한 상태다. 중대재해가 발생하면 노동부 소속 특별사법경찰관이 1차 조사해 검찰에 송치할지 말지 여부를 결정해야한다.
고용노동부 홈페이지 캡처더구나 노동부의 현대비앤지스틸 수사 기간이 평균 중대재해 사건 처리 기간에 3배에 달한다. 더불어민주당 김영진 국회의원이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중대재해처벌법 사건 처리 현황'을 보면 2022년부터 지난해 8월까지 수사 착수 후 사건 송치 또는 내사 종결로 처리된 129건의 평균 처리 기간은 215.9일로 집계됐다.
이처럼 평균 7개월이면 노동부에서 검찰로 송치 등 여부가 결정되는 것과 달리 현대비앤지스틸의 첫 사망중대재해 사건 기준으로는 1년 9개월(640여일째) 동안 송치 여부가 결정되지 못한 것이다.
노동부가 현대재벌가 눈치를 보며 제 역할을 못한다고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조재승 금속노조 현대비앤지스틸 지회장은 "법망을 피해 나가기 위해 다른 대표이사를 세우고 정 대표는 조사도 받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노동부는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병훈 민주노총 경남본부 노동안전국장은 "고용노동부 인력이 아무리 부족하다지만 수사 경험이 없다 보니까 검찰에서 계속 추가 수사 요구를 해 송치가 늦어지는 것 같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부산지방고용노동청 광역중대재해수사과 관계자는 "노조 등 외부 시각도 있는데 사건을 방치할 수 없고 그럴 이유도 없다"며 "법리적인 부분에서 정확한 판단을 위해 검찰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창원지검 관계자는 "노동부와 법률 등에서 협의 중이며 자세한 내용은 수사 사안이라 말하기 어렵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