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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터뷰]프로젝트38 "전쟁과여성영화제 목표는 결국 '평화'"



영화

    [EN:터뷰]프로젝트38 "전쟁과여성영화제 목표는 결국 '평화'"

    핵심요약

    전쟁과여성영화제를 만나다 <상> 영화로 '전쟁'과 '여성' 읽으며 '평화'를 꿈꾸다
    프로젝트38 손희정, 심혜경, 조혜영 평론가

    (사진 왼쪽부터) 조혜영, 손희정, 심혜경 평론가. 최영주 기자(사진 왼쪽부터) 조혜영, 손희정, 심혜경 평론가. 최영주 기자과거와 현재를 잇는 '전쟁' 안에서 '여성'은 어떤 위치에 놓여 있을까. 그리고 이를 '영화'를 통해 어떻게 바라보고, 이해할 수 있을까.

    환경, 무용, 음식 등 다양한 주제로 펼쳐지는 영화제이 열리는 가운데 '전쟁'과 '여성'이라는 키워드를 '영화'를 통해 쉽지만 깊이 있게 파고드는 영화제는 눈에 띌 수밖에 없다. '페미니즘과 소수자 관점에서 영화를 어떻게 볼 것인가'라는 공통의 주제로 모인 세 명의 여성 연구자가 함께한 '프로젝트38'이 '전쟁과여성영화제'라는 새로운 영화제를 기획했다.

    영화제의 첫 걸음은 '함께' 한다는 것의 중요성에서 시작했다. 팬데믹 이후 함께 모인다는 것의 의미가 더욱더 소중해졌다. 이는 영화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영화관에 관객들의 발길이 뜸해지고, 작은 영화와 작은 영화제들이 위기를 겪는 상황에서 프로젝트38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기로 했다.
     
    각자 영화제 프로그래머로서 활동한 경험이 있었다. 또 세계 곳곳에서 크고 작은 전쟁이 이어졌다. 이러한 경험과 현재의 이슈가 하나로 모여 '전쟁과여성영화제'가 만들어졌다. '영화'를 통해 일본군'위안부'의 중첩적인 정체성을 이해하는 것에서 시작해 여성과 전쟁, 여성주의와 평화, 젠더와 군사주의 사이의 복잡하고 곤란한 관계를 함께 탐색하는 장을 마련하게 됐다.
     
    그리고 이러한 이해와 탐색, 이야기를 거쳐 전쟁과여성영화제가 궁극적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길 끝에 있는 건 바로 '평화'다. 조혜영 평론가는 "이름은 전쟁과여성영화제지만 지향점은 '평화'로 가야 한다는 데 방점을 두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심혜경 평론가와 손희정 평론가 역시 "평화 구축"이라는 지점이 무엇보다 가장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올해 전쟁과여성영화제는 오는 28일부터 30일까지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에서 '전쟁의 일상화, 일상의 전쟁화'라는 주제 아래 7회차 영화 상영 씨네토크, 극장교실 1회, 포럼 2회가 진행된다. 영화제 준비가 한창인 지난 1일, 전쟁과여성영화제 기획자인 프로젝트38의 멤버 손희정, 심혜경, 조혜영 평론가를 만나 영화제의 시작부터 올해 영화제 프로그램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전쟁과여성영화제 제공전쟁과여성영화제 제공 

    왜 '전쟁'과 '여성'을 '영화'로 이야기하려 했을까

     
    '전쟁'과 '여성'이라는 주제를 하나로 묶어낸 전쟁과여성영화제는 올해로 2회째를 맞이하는 신생 영화제다. 1회에서 살아있는 역사인 일본군'위안부' 문제를 이해하고 이야기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한 것은 물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쟁 등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쟁 속에서 여성, 어린이, 노약자 등이 어떻게 더 취약한 위치에 놓여 있는지를 이야기했다.

    '전쟁'과 '여성'이라는 주제를 하나로 묶어내 영화제의 형태로 만들 수 있었던 건 세 연구자가 갖고 있던 공통의 경험과 시각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세 사람 모두 영화제 프로그래머 경험이 있고, 제일 잘할 수 있는 일 역시 '영화'였다. 프로젝트38을 결성하면서 사회에 개입하는 실천적인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던 와중에 일본군'위안부'문제연구소의 지원사업을 알게 다.
     
    "흘려보내지 않고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지난 10년 동안 전 세계적으로 극우화되고, 역사 부정주의자와 수정주의자가 아무 말을 하는 시기였어요. 국내에서도 류석춘 전 연세대 교수가 일본군'위안부'는 자발적인 매춘이라고 하고, 책 '반일종족주의'가 베스트셀러에 올랐죠. 뉴라이트 세계관을 가진 윤석열 정부, 그다음 '건국전쟁'으로 가는 상황에서 페미니스트로서 개입하지 않을 수 없었어요." _손희정
     
    오랫동안 페미니스트 학자들이 노력해 온 일본군'위안부' 문제에 관한 연구와 논의가 민족주의적인 담론으로 빠지고, 중요한 이야기들이 가려지는 게 안타까웠다. 그래서 대중 담론 안에서 소통하고자 했다. 이를 위한 장으로 자신들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영화제'를 기획하게 됐다.

    현재에도 지속되고 있는 전쟁과 무력 갈등 하의 여성에 대한 폭력 역시 여전하다. 그렇기에 지금까지도 문제 해결을 위한 운동이 지속되고 있는 일본군'위안부' 역사를 지속적으로, 제대로 알릴 수 있는 것 역시 필요했다.

    1회 때 방점을 뒀던 점 역시 '교육 프로그램'이다. 과거를 제대로 기억하고 기억하는 것과 동시에 화해와 치유의 가치를 나눌 수 있는 사회적인 소통의 장에 대한 대중적인 요구 역시 높았다. 이러한 요구에 영화제가 응답했고, 관객들은 8개 프로그램 중 4개 프로그램 매진에 나머지 프로그램 역시 80%의 예매율로 화답했다.
     
    보통의 영화제가 신작들을 새롭게 선보이는 데 중점을 둔다면, 전쟁과여성영화제는 기존의 영화들을 어떻게 바라보고 이야기할 것인가를 중요시한다는 점 역시 차별화된 지점이다. 손 평론가는 "우리 영화제가 아카이빙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 이때 큐레이션이 정말 중요한데, 그런 점에서 자부심을 느낀다"라고 했다.
     
    무엇을 어떻게 보여줄 것인지야말로 영화제의 핵심이다. 하나의 영화를 상영한 후 선명한 주제를 바탕으로 대중적이지만 깊이 있는 이야기를 통해 관객들의 이해를 높였다. 단순히 영화 감상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전쟁'과 '여성'이라는 영화제 주제와 현실로 확장하고자 했다. 이를 위해 기존의 영화를 해당 분야에서 오랜 시간 연구해 온 전문가를 섭외했다.
     
    "모든 영화에 토크를 한 시간씩 했어요. 그 토크에서 쏟아내는 지식의 양이 만만치 않아요. 관객분들은 그걸 다 소화하고 엄청 날카로 질문을 하셔서 되게 놀랐어요. 극장에서 영화를 보고 같이 이야기하며 공통 감각을 만들고 싶어한다고 생각하게 됐죠. 그래서 극장이라는 공간이 소중하다는 걸 더 느꼈어요." _심혜경
     
    심 평론가가 말한 '공간'이란 표현을 두고 손희정 평론가는 "안전한 느낌의 공간"이라고 덧붙였다. 하나의 주제를 오래 고민해 온 전문가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면서 "안전하게 질문할 수 있는 공간"이기도 했다는 것이다.
     
    조혜영 평론가는 "최근 젊은 세대를 두고 자기표현만 하는 세대로 낙인찍는 경향이 있는데, 영화제를 통해 바라본 젊은 세대는 오히려 잘 듣고 배우며 자기의 생각을 만들려는 태도가 이전보다 훨씬 강하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그렇기에 이에 대해서 더 이야기 해주고, 잘 가고 있다고 이야기해 줄 필요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사진 왼쪽부터) 조혜영, 손희정, 심혜경 평론가. 최영주 기자(사진 왼쪽부터) 조혜영, 손희정, 심혜경 평론가. 최영주 기자 

    전쟁과여성영화제의 진짜 바람 '평화'

     
    올해도 많은 지원과 도움의 손길로 영화제를 무사히 준비할 수 있었다. 지난해에 이어 일본군'위안부'문제연구소의 지원을 받았다. 홍보를 담당해준 타임앤스페이스, 상영을 원활하게 도와주는 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 기록촬영을 담당해준 성적소수문화인권연대 연분홍치마가 지난에 이어 올해도 함께 해주고 있다. 여기에 각 분야 전문가도 전쟁과여성영화제를 위해 힘을 모으기로 했다.
     
    영화제 안에서 나온 이야기를 영화제가 끝나고도 이어갈 수 있도록 팟캐스트, 유튜브, 책 등 다양한 방식으로 영화제를 이어갈 계획도 갖고 있다. 지난해에는 주제 없었지만, 올해는 '전쟁의 일상화, 일상의 전쟁화'라는 주제도 만들며 보다 본격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전쟁의 일상화, 일상의 전쟁화'는 어느덧 우리 삶의 한 풍경으로 자리를 잡은 전쟁의 모습을 동시대의 시선으로 살피는 동시에, 과거의 전쟁에서 얻은 상흔을 안고 일상을 전쟁으로 경험하는 이들을 조명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심혜경 평론가는 "지난해에는 '전쟁은 여성의 얼굴을 하지 않지만, 저항은 여성적'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 올해는 '전쟁의 일상화, 일상의 전쟁화'라는 주제를 만들어서 전쟁이 어떻게 일상화되고, 일상에선 어떻게 군사주의가 들어와 전쟁화 되는지를 조명할 영화와 이벤트를 준비 "이라고 설명했다.
     
    "여성 징병제도 여자도 군대 가야 하냐, 아니냐가 아니라 군대 제도 자체의 의문이나 의구심을 품어보는 것, 우리는 휴전 국가고 전쟁은 없을 수 없다고 하지만 전쟁이 없는 세계를 상상해 보는 것이 중요해요. 누군가는 이상을 이야기하면 바보 같다고 말하지만, 이상적인 지향을 갖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그게 결국 '평화'로 가야 한다고 봐요." _조혜영
     
    세 명의 평론가는 전쟁과여성영화제의 궁극적인 목적은 '평화'라고 강조했다. 영화제가 해를 거듭할 수 있다면, 여러 평화운동 단체 등과 연계해서 평화라는 주제를 조금 더 확장하는 게 프로젝트38의 바람이다.
     
    "전쟁이 더 익숙하기에 전쟁과여성영화제라는 이름을 갖고 가지만, '평화'가 허황되거나 공허한 말이 아니라 삶의 구체화된 실천이 될 수 있는, 나에게 다가올 수 있는 말이자 그림으로서 갈 수 있으면 좋겠어요." _조혜영
     
    "영화제에 대한 관심은 아직 한 줌이지만, 중요한 건 한 줌의 사람이 모여 말을 해야 이게 씨앗이 되고 싹이 터서 나무가 되잖아요. 이러한 대중적인 자리가 굉장히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평화의 가치를 공유하는 사람이 분명 있어요. 대중적이지 않은 이야기를 용기 내서 하는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대중적인 장, 우리 영화제도 그런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렇기에 3회, 4회로 이어지면 좋겠습니다." _손희정
     
    <하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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