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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사르의 검은손' 악몽…美정부, 피해자와 1900억원 합의



미국/중남미

    '나사르의 검은손' 악몽…美정부, 피해자와 1900억원 합의

    종신형을 선고받고 복역중인 나사르 전 미 체조국가대표팀 주치의. 연합뉴스종신형을 선고받고 복역중인 나사르 전 미 체조국가대표팀 주치의. 연합뉴스미국 법무부는 23일(현지시간) 체조 국가대표팀 주치의였던 래리 나사르(60)의 성폭력 피해자들에게 1억3900만달러(약 1909억원)을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앞서 피해자들이 FBI를 상대로 제기한 139건의 소송을 종결하기 위한 조치다. 
     
    피해자들은 "나사르를 더 빨리 재판에 회부해 수십 건의 성폭력 사건을 예방할 수 있었는데도 FBI의 늑장수사로 인해 추가 피해가 다수 발생했다"며 정신적·물리적 고통을 호소해왔다.
     
    법무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나사르의 혐의는 처음부터 심각하게 받아들여졌어야 했다"면서 "이번 합의로 피해를 되돌릴 수는 없지만 피해자들이 지속적인 치유를 받는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건은 법무부 역사상 가장 큰 합의 중 하나로, 이로써 국제 스포츠 행사에서 수십 년에 걸쳐 발생한 나사르의 성폭력에 대한 법적 소송이 일단락됐다. 
     
    1986년부터 미국 국가대표팀과의 협력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던 나사르는 여성 선수들에게 지속적으로 치료를 가장한 성폭력을 자행해왔다.
     
    나사르는 현재 아동 포르노 소지와 관련된 연방법 위반과 자신이 돌보고 있는 선수들에 대한 성폭력 등으로 종신형을 선고받고 복역중이다. 
     
    2021년 법무부 감찰관 보고서에 따르면 인디애나폴리스와 로스앤젤레스 현장 사무소의 FBI 요원들은 2015~2016년에 제기된 나사르에 대한 혐의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FBI가 나사르의 범죄 사실을 인지하고 첫 조사에 나선 것은 2015년 7월이었지만, 나사르에 대한 기소는 2016년 11월에야 이뤄졌다.
     
    특히 수사 초기인 2015년 피해자 마로니의 진술을 청취한 FBI 요원은 나사르가 기소된 이후인 2017년까지도 진술서를 작성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났다.
     
    또한 조사를 감독하는 한 FBI 고위 관리도 당시 미국 올림픽위원회에 일자리를 알아보고 있었고, 추후 당시 상황에 대해 감찰관실에 거짓말을 한 사실도 보고서에 담겼다.
     
    특히 나사르가 FBI의 조사를 받는 와중에도 어린 체조 선수들에 이런 사실을 알리지도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인해 2015년부터 2016년 11월 나사르가 체포될 때까지 70여명의 피해자가 추가로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크리스토퍼 레이 FBI 국장은 나사르의 피해자들에게 공개적으로 사과했고, FBI는 이 사건과 관련된 인디애나폴리스 사무실의 요원을 해고했다. 
     
    하지만 2016년 올림픽 4관왕인 시몬 바일스와 런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맥카일라 마로니 등 피해 선수들은 지난 2022년 FBI가 나사르의 범죄를 알고도 수사를 제대로 하지 않아 피해를 키웠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FBI뿐 아니라 미국체조협회와 미국 올림픽위원회도 같은 이유로 피해자 500여명에게 소송을 당한 뒤 2021년 12월 총 3억8000만달러(약 5228억원)의 합의금을 지급하며 소송을 마무리했다.
     
    앞서 나사르가 수년동안 일하며 범죄를 저지른 미시간주립대도 이를 방치한 책임으로 피해자 300여명에게 5억달러(약 6880억원)를 지급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나사르의 학대로 인해 여러 기관들이 피해자들에게 지불한 총액이 거의 10억 달러에 달한 것이다. 
     
    이번 법무부 합의에 관련된 100명 이상의 피해자들을 변호한 존 맨리 변호사는 "피해자 가족 중 다수는 미국 최고의 법집행 기관이 자신의 자녀가 아동 성추행범에게 치료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도 2년 동안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는 사실에 항상 괴로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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