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전체메뉴보기

"미국, 일본 의사하겠다…피해는 국민의 몫" 결사항전 나선 의료계



보건/의료

    "미국, 일본 의사하겠다…피해는 국민의 몫" 결사항전 나선 의료계

    의대 증원 '쐐기'에 전공의부터 교수들까지 '격앙'…의협 "정권 퇴진 운동할 것"
    의료계 4개 단체, 온라인서 모여 대응책 논의…"소통 창구 만들자" 의견 모아
    의대 교수들, 25일 사직서 제출 예정…의협 선거 결과 따라 개원의 파업 동참 가능성도

    의과대학으로 들어서는 의료진의 모습. 황진환 기자의과대학으로 들어서는 의료진의 모습. 황진환 기자
    정부의 의대 증원 2천명 쐐기에 모래알처럼 흩어져 있던 의료계가 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의대 교수들은 예정대로 오는 25일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했고, 수업을 거부하고 있는 의대생은 해외에서 의사가 되겠다고 맞섰다.

    정부는 20일 의대 증원 2천명 증원 배분 계획을 발표했다. 비수도권 대학에 전체의 82%인 1639명, 수도권에는 18%인 361명을 배정했다.

    지역, 필수의료를 살리기 위해 의대 증원을 추진한 만큼 지방 거점 국립대 의대를 중심으로 증원이 이뤄졌다.

    경북대(110명)·경상국립대(76명)·부산대(125명)·전남대(125명)·전북대(142명)·충남대(110명)·충북대(49명) 등 7곳은 정원이 200명으로 늘었고, 제주대(40명→100명)·강원대(정원 49명→132명)는 100명대로 늘었다.

    서울 지역에는 배정된 증원이 없었다. 반면 충북대의 경우 정원이 4배 넘게 늘었다.

    증원 '2천명'을 결사 반대했던 의료계는 정부와 결사항전에 나서는 모양새다.

        
    전국 의과대학 교수협의회와 대한전공의협의회,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 대한의사협회 등 의료계 대표 4개 단체는 20일 저녁 8시부터 온라인으로 모여 대응책을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오는 25일로 예정된 의대 교수 사직에 대해 이야기가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회의에서는 뚜렷한 합의점을 찾지는 못했지만, 4개 단체가 머리를 맞대고 논의한 건 사실상 처음인 만큼 소통 창구를 만들자는 의견이 나왔다.

    전의교협 비대위 조윤정 교수는 "4개 단체가 서로 협의하면서 정부와 마음을 터놓고 함께 머리를 맞대서 현명한 해결책을 찾아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상적 정부 아닌 대검찰청 특수부 느낌"…개원의 동참 가능성 ↑

    연합뉴스연합뉴스
    반면 대정부 투쟁의 강도는 점차 높아지고 있다.

    의대·의전원 학생 대표들로 구성된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는 의대 증원 배분 결과가 나오자 "해외 의사면허 취득을 지원하겠다"고 맞섰다.

    의대협은 20일 성명서를 내고 "증원이 이뤄진다면 학생들은 부족한 카데바(해부용 시신)로 해부 실습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형식적인 실습을 돌면서 강제 진급으로 의사가 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이번 정책 강행은 협박과 겁박으로 의료계를 억압하고, 이로 인한 정치적 이득을 얻으려는 수작"이라며 "그 피해는 국민들이 감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맹휴학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학생들은 절대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며 "휴학계를 수리해줄 것을 강력히 요구할 것이며, 휴학계를 반려할 경우에 대비해 행정소송에 대한 법률 검토도 마쳤다"고 엄포를 놨다.

    국내가 아닌 해외에서 의사 면허를 따겠다고도 했다.

    의대협은 "앞으로 USMLE(미국 의사면허시험), JMLE(일본 의사면허시험) 등 해외 의사면허 취득을 희망하는 학생들을 위한 프로그램과 지원 사업에 착수할 것"이라며 "이는 정부의 정치적이고 비논리적인 정책 강행으로 인한 불가항력적인 결과"라고 정부를 비난했다.

    의대 교수들도 예정대로 사직서를 제출한다는 입장이다. 연세대 의대와 세브란스병원, 강남세브란스병원, 용인세브란스병원 교수 일동은 의대생 2,000명 증원 배정안을 철회하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고려대학교 의료원 교수들도 25일 사직서 제출에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방재승 전국 의과대학 교수 비상대책위원장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전공의들이 돌아오지 못하면 최소 5년간의 의료 공백이 생긴다"며 "대학병원이 줄도산하고 대한민국 의료가 너무 큰 상처를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너무나 폭주기관차처럼 달려가고 있다"며 25일 사직서 제출을 그대로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어떻게든 3월까지 해결을 할 수 있도록 협상 테이블에 정부와 의협, 전공의들이 앉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협상의 여지를 남겼다.

    서울시의사회도 이날 성명에서 "정상적인 정부가 아니라 마치 대검찰청 특수부를 상대하고 있는 느낌"이라며 "선거를 앞두고 지방에 의대정원을 집중 확대하면 지역민이 지지해줄 것이라고 믿는 얄팍한 속셈이 있다"고 비판했다.

    의료계의 투쟁 수위가 높아지면서 개원의까지 동참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42대 의사협회 회장 선거에서 강경파가 뽑히게 되면 개원의들까지 집단행동에 가세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후보자로 나선 주수호 의협 비대위 홍보위원장은 경찰에 출석하면서 "14만 의사 의지를 모아 윤석열 정권 퇴진 운동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의협 회장 선거에 출마한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회장 역시 "시작은 후배 전공의들이었지만 모든 의사들이 두고 볼 수만은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며 "14만 의사들은 마지막 한 명까지 정부의 파시스트적 횡포에 대항해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CBS노컷뉴스는 여러분의 제보로 함께 세상을 바꿉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 시각 주요뉴스


    Daum에서 노컷뉴스를 만나보세요!

    오늘의 기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댓글

    투데이 핫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