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진과 인터뷰 중인 황선홍 감독. 연합뉴스각종 논란으로 뒤숭숭한 한국 축구 대표팀을 임시로 맡은 황선홍 감독은 신중한 자세로 3월 A매치 2연전을 준비하고 있다.
황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18일 오후 경기도 고양종합운동장에서 태국과 2연전에 대비한 첫 훈련을 실시했다. 한국은 오는 21일(홈)과 26일(원정) 태국과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3, 4차전을 치른다.
이날 훈련에는 총 23명의 소집 인원 중 K리거와 일부 해외파 선수 등 17명이 참여했다. 손흥민(토트넘)과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황인범(즈베즈다), 조규성(미트윌란), 홍현석(헨트) 등 나머지 6명은 소속팀 일정을 마치고 귀국하는 대로 합류할 예정이다.
최근 한국 축구는 사건과 추문으로 혼란을 겪고 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탈락 후 끊임없이 논란에 휩싸여 팬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먼저 아시안컵 기간 이강인이 손흥민과 물리적으로 충돌한 이른바 '탁구 게이트'가 축구계를 큰 혼란에 빠뜨렸다. 이어 아시안컵을 앞둔 전지훈련 기간 대한축구협회 직원과 일부 선수들이 카지노 칩으로 카드놀이를 했다는 폭로까지 터져 성난 팬심에 기름을 붓고 불을 지폈다.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태국과 2연전에 나서는 황 감독은 "아직 모두 소집된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길게 이야기를 나누지는 않았다"면서 "개인적으로 만나면서 이야기를 듣고 교감하는 시간을 계속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선수들이 모두 모이면 여러 이야기를 나눌 생각이다"라고 덧붙였다.
축구대표팀, 태국 2연전 대비 첫 소집 훈련. 연합뉴스이날 대표팀은 언론과 거리를 두는 모습이었다. 첫 소집부터 선수 인터뷰를 별도로 진행하지 않았고, 훈련은 15분만 공개했다. 협회에 따르면 자숙과 함께 단합을 위한 선택이다.
황 감독은 "실망을 드린 부분에 대해 만회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짧은 시간이지만 선수들과 이야기를 했을 때 굉장히 부담스러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기 계신 분들과 축구 팬들께서 선수들이 경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주셨으면 좋겠다"면서 "한 마음으로 보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선수들은 최근 논란 탓에 다소 위축된 모습이었다. 밝은 표정으로 훈련에 임했지만 힘찬 기합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황 감독은 "일단 운동장에서는 밝고 유쾌한 분위기에서 훈련을 하는 것을 지향하고 있다"면서 "우리가 풀어야 할 숙제들이 있기 때문에 모두 합류한 시점에서 명쾌하게 해석을 하고 훈련에 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늦게 합류하는 해외파 선수들이 있는 데 대해서는 "그 부분이 제일 우려된다"면서 "많은 것을 주문하고 원하면 복잡해질 수 있기 때문에 최대한 단순하게 준비해서 경기에 임할 생각이다"라고 밝혔다.
주장 손흥민은 아시안컵 이후 대표팀 은퇴를 고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황 감독은 "내가 이야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일단 먼저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다"면서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들어본 뒤에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일단 주장은 손흥민이 그대로 맡는다.
황선홍 감독. 연합뉴스'탁구 게이트'의 중심에 섰던 이강인은 18일 새벽(한국 시각) 프랑스 리그1 26라운드에서 몽펠리에를 상대로 리그 2호 골이자 시즌 4호 골을 터뜨려 팀의 6대2 대승에 기여했다.
이번 소집을 앞두고 이강인을 징계 차원에서라도 제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컸지만, 황 감독은 정면 돌파를 선택했다. 이강인에게 경기력으로 사죄할 기회를 줬다.
하지만 이강인의 기용 여부에 대해서는 "그 부분은 지금 말씀드릴 수 없다"면서 "얼굴을 보고 컨디션을 확인한 뒤 결정할 문제다"라고 말을 아꼈다.
한국은 오는 21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태국과 월드컵 2차 예선 3차전에 나선다. 이어 22일 태국으로 이동해 26일 오후 9시 30분 방콕 라자망갈라 스타디움에서 4차전을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