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환자들이 대기하고 있는 모습. 나채영 수습기자"갑상선암 수술 날짜를 잡으러 왔는데 날짜를 잡아줄 수가 없대요. 예정일이 없다고 했어요. 8월에서 9월까지 기다려야 한대요."
28일 신촌세브란스병원을 찾은 갑상선암 환자 박모(57)씨는 "나는 조금 위험한 상황이라고 그래서 빨리 수술을 할 줄 알았는데 지금 (날짜도 못 잡고) 기다리라고 그러니까 너무 허무하다"고 토로했다.
정부가 전공의들에게 복귀를 명령한 시한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서울 곳곳 대형병원에서는 '의료 대란'이 계속되고 있었다.
폐 CT를 촬영하러 서울성모병원을 찾은 전모(71)씨는 갑자기 이날 진료가 넉 달이나 연기됐다.
전씨는 "호흡기내과 CT 촬영 날짜가 원래 오늘이었는데 6월 28일에 오라고 하더라"며 "병원에 무슨 사정이 생겨서 그러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렇게 됐다"며 병원을 떠났다.
서울성모병원을 찾은 백혈병 환자 A(13)양은 "전공의 선생님이 안 나온다. ○○ 선생님도, △△ 선생님도, □□ 선생님도…친하니까 전화 해봤는데 안 오신다고 하더라"며 "그래서 왜 안 오냐 그랬더니 정책(집단행동) 때문에 안 나온다고 했다"고 말했다.
A양은 "전공의 선생님이 안 오시고 임상강사 선생님이 나와서 골수 검사를 대신 해주셨다"며 입원 당시 친하게 지내던 전공의들을 아쉬워했다.
그러면서 "(파업 때문에) 만약에 위급 상황이 생겼을 때 응급실에 아무도 없지 않겠냐"며 "나는 전에 열이 많이 났었는데, 만약 (또) 열 나면 (어떡하나 싶다)"고 걱정을 내뱉었다.
28일 서울성모병원을 찾은 환자 김모씨에게 온 문자. 주보배 수습기자허리디스크로 서울성모병원 통증센터를 찾은 60대 남성 김모씨는 "4~50분째 기다리고 있다. 진료가 지연되는 게 불편하다"며 "센터에서 접수할 때 '좀 늦어진다'고 연락이 왔다"고 말하며 병원에서 온 문자를 보여줬다.
신장이식환자 50대 김모씨도 "오늘 예약시간보다 지금 70분이 지연됐다고 문자가 왔다"며 "안그래도 면역억제제 약을 맞으려면 시간이 오래 걸리는데 여기서도 그렇게 지연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병원에서 만난 간병인 강모씨는 "(내가 돌보는 환자는) 저번주 수요일에 다행히도 수술을 했는데, 다른 환자들은 불편함을 많이 겪는 것 같더라"며 "(같은 병동) 젊은이가 무릎 관절 수술을 했는데 전공의들이 없어서 수술을 했어도 보호를 못 받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주요 99개 수련병원 소속 전공의의 약 80.6%인 9909명이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파악했다. 사직서 제출 후 근무지를 이탈한 전공의는 약 72.7%인 8939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