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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PBR주를 초전도체 테마주처럼 매수"…'옥석 가리기 필요' 조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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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증시

    "저PBR주를 초전도체 테마주처럼 매수"…'옥석 가리기 필요' 조언

    핵심요약

    日 참고한 '밸류업 프로그램' 기대 심리 작용
    주주환원 확대로 PBR개선 전망…저평가주 '급등'
    "저PBR주 열풍 과도해…꼼꼼히 따져야"
    "주주환원 지속 가능 여부 살펴보라" 조언도

    연합뉴스연합뉴스
    정부가 일본의 증시 정책을 참고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도입을 예고하면서 국내 증시에서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은 기업들의 주가가 최근 급등세를 보였다. 이들 기업이 주주환원 등을 통해 기업 가치 제고에 나설 것이라는 정책적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다.

    다만 이른바 '저(低)PBR주 강세장' 속에서도 기업의 가치 제고 여력과 의지가 실제로 어느 정도인지 꼼꼼히 따져보고 투자하는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는 조언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온다.

    低PBR주 훈풍…금융·자동차 업종 등 강세

     
    5일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2일까지 한 주 동안 유가증권시장에서 금융주들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이 기간 하나금융지주 주가는 종가 기준 24.6% 뛰었고, KB금융은 23.2%, 메리츠금융지주와 신한지주 각각 13.8%, 우리금융지주는 12%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흥국화재는 49.4% 급등하면서 보험 종목 강세 흐름 속에서도 눈에 띄었다. 자동차 종목 주가도 상승 흐름을 탔는데, 현대차와 기아의 경우 각각 21.2%, 26.6% 올랐다. 훈풍을 탄 금융·보험·자동차 업종의 공통점은 PBR이 낮다는 것이다. 지난달 29일 기준 유가증권시장 금융·보험업 종목들의 평균 PBR은 각각 0.44배, 0.37배였으며, KRX 자동차지수 구성 종목들은 평균 0.62배였다. 코스피 평균인 0.90배보다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이 같은 저PBR 종목들의 강세 원인은 정부가 이달 중 시행 계획을 내놓을 거라고 예고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시장 기대 때문이다. 코리아 디스카운트(국내 증시 저평가) 해소를 위한 이 프로그램엔 상장사들의 낮은 PBR을 끌어올릴 방안이 담긴다.

    정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기대…韓 증시도 日처럼 날개 달까

     연합뉴스연합뉴스
    PBR은 기업 보유 자본 대비 시가총액이 얼마나 큰 지 보여주는 지표로, 1배보다 작으면 주가가 기업 가치 대비 저평가 돼 있음을 의미한다. 작년 말 기준 국내 증시 평균 PBR은 1.1배로, 이를 일본 수준인 1.4배, 장기적으론 미국 수준인 4.6배까지 높이겠다는 게 당국의 목표다. 이를 위해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는 PBR을 포함한 기업의 주요 투자지표를 비교 공시하고, 가치 개선을 위한 자체 계획을 공표·이행하도록 기업에 권고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달 하순 쯤 발표될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은 일본 증시 정책을 참고해 준비되고 있다. 일본 도쿄거래소는 작년 4월 PBR이 1배를 밑도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기업 가치 개선을 위한 구체적 방안을 공시, 이행해 달라고 요구했으며, 불이행 시 향후 상장 폐지가 검토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에 응한 일본 기업들은 자사주 매입을 통해 PBR 지표의 분자인 시가총액을 끌어올리는 한편, 자사주 소각과 배당 확대로 분모인 자본을 줄이는 방식으로 지표 개선 노력을 기울였다. 모두 주주환원 강화 움직임이다. 일본 경제 매체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작년 4월부터 올해 3월까지의 일본 상장기업 배당액은 역대 최대치인 15조7천억 엔(약 141조 원)으로 예상됐으며, 지난해 자사주 매입 규모와 자사주 소각 상장사 숫자도 역대 최대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힘입어 도쿄증시에 상장된 1800개 기업 가운데 PBR 1배 미만인 기업의 비율은 2022년 51%에서 최근 44%로 하락했고, 대표 지수인 닛케이225지수는 작년 초 대비 현재 40% 가까이 상승했다. 한국 금융당국 관계자는 "(밸류업 프로그램 운영은) 일단 기업 스스로 가치 제고 방안을 만들고 공시하도록 유도하는 데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며 초반부터 공시·이행을 의무화하기보다는 모범 기업에 혜택을 주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기업 체질 개선 유도" 긍정적 평가…"묻지마 투자는 경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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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증시 주요 상장사들도 최근 주주환원 확대 방침을 발표하며 시장 분위기를 달구고 있다. 이미 지난해부터 당기순이익의 50%를 자사주 매입·소각과 배당에 쓸 것이라고 밝힌 메리츠금융지주 사례도 재차 주목 받고 있다. 때문에 증권가에서도 이번 정부 정책 방향성에 대해선 "기업 체질 개선을 유도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저PBR주들의 주가가 일종의 '테마주'처럼 묶여 과열화되는 현 상황은 경계해야 한다는 조언도 적지 않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저PBR 가치주의 주가 급등은 과도한 부분이 있다"며 "투자자들이 저PBR 주식을 마치 초전도체 테마주처럼 매수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이 연구원은 통화에서 "낮은 PBR 지표에만 관심을 갖기 보다는 상장사의 주주환원 의지가 어느 정도인지, 환원을 할 수 있을 만큼 실제 돈을 잘 벌고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주주환원책이 나오더라도 현 상황에 맞춘 일시적 대응인지 여부도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다. 김윤정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도 "배당 확대도 기업의 안정적 현금 흐름 등을 기반으로 가능한 것이다. 제조업과 수출 비중이 높은 국내 산업구조 특성상 실적의 안정성이 떨어지므로 정책에 의한 배당 확대를 한다고 하더라도 향후 주주환원 정책의 지속 여부에 대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짚었다.

    "주주환원 지속 가능성 따져야" 조언도

     
    같은 맥락에서 상장사의 자기자본이익률(ROE) 지표의 상대적 수준과 개선 여력을 따져보는 것도 필요하다는 의견도 많다. ROE는 자기자본 대비 순이익이 어느 정도인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높을수록 수익성이 좋고 투자와 환원이 지속될 수 있다고 인식된다.
     
    김채윤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 정책의 선례를 분석한 보고서에서 PBR 개선 기업의 특징 가운데 하나로 '구체적인 성장 전략 개시'를 꼽으며 "ROE 향상의 기본은 사업을 성장시키고 이익을 안정적으로 늘리는 것이다. 즉 투자자에게 성장 전략과 그 실현 가능성을 공표하며 안정 투자 자금을 불러들일 수 있으며, 도쿄증권거래소에서는 일본 기업들이 여기까지 파고드는 것을 과제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4포인트(0.92%) 하락한 2591.31로 마감하며 다시 2600선을 내줬다. 금융, 보험 등 저PBR 업종도 약세를 보였는데, 옥석 가리기 장세가 전개되는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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